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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4월26일 금요일 17:37:00

원샷과 살라미

돌로 치면 돌로 치고 떡으로 치면 떡으로 친다. 김일성주석의 상호주의에 대한 명언이다. 북이 미를 상대로 어떤 원칙을 갖고있는가는 이 한마디에 다 담겨있다. 미가 북과 전쟁을 하려하면 그에 맞게 전쟁으로 맞서고 반대로 친선을 도모하면 역시 친선으로 대한다. 김정일시대엔 미가 칼을 들면 장검으로 맞서고 총을 들면 대포로 맞선다고 했다. 대북고립압살정책에 맞서 선군혁명을 강조할때다. 

트럼프가 유엔총회에서 <완전파괴>를 외치면 북도 국무위원장성명으로 응징을 말한다. 트럼프가 특사를 보내 화해의 손을 내밀면 북도 그에 맞게 대결전의 방식을 군사에서 외교로 바꾼다. 트럼프식 기만적인 양면책(dual-track)엔 이북식 예술적인 투트랙(two-track)으로 응대한다. 7월초 폼페오가 북에 가서 내질렀으니 8월말 김영철명의의 편지로 맞불을 놓는다. 대결에는 대결로, 대화에는 대화로다

트럼프와 볼턴은 한번에 해결하자며 원샷을 주장했다. 이에 북은 단계적동시조치로 대응했는데 미언론은 이걸 살라미(salami)전술이라 멋대로 불렀다. 허나 북이 김영철편지를 통해 원샷을 시도한걸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고있다. 쉽게 말해, 북미평화협정체결하면 유엔총회참석하며 백악관방문하겠단 응수타진! 단숨에 가겠느냐 천천히 가겠느냐고 물었을때 트럼프의 담력은 후자에 머물렀다. 결국 배짱도 실력에서 비롯되는거다. 

평행선을 긋는 대결구도를 혁파할 수 있어야 고수다. 1%의 지지율을 내내 끌어올려 집권까지 한 트럼프고, 어쨌든 세계유일의 패권국가 소리를 듣는 미국이 아닌가. 언제부터 이렇게 트럼프가 김정은최고리더의 말을 고분고분 듣고 미국이 북의 지휘봉을 따라 움직이게 됐던가. 정세는 북최고리더의 친서와 남대통령의 방북에 이은 2차북미정상회담을 향해 치닫고있다. 동북아정치지형의 지각변동을 가속화할 2차충격파, 두번째<세기의대결>이 임박했다.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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