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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4월26일 금요일 19:50:38

화평책만이 살길

화평책. 미국이 북과 타협하겠다고 꼬리를 내려 북미평화협정체결에 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당연한 말인데, 그 협정내용대로 이행해야 한다. 어떤 내용인가. 주남미군철수가 기한까지 못박아있는 내용이다. 1973년 파리평화조약은 미국이 북베트남과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이 요구한대로 2개월내에 남베트남을 떠나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북이 점잖게 대북적대시정책을 바꾸라고 하지만 한마디로 주남미군철수다. 이게 핵심이다. 

미군은 분단의 원흉이고 만악의 근원이다. 아닌가? 미군이 이땅에 들어오면서, 피해국이자 승전국인 코리아가, 전범국이자 패전국인 일본 대신 분단됐다. 이 역사상 가장 억울하고 황당한 사건의 주범은 바로 미국이다. 미군의 배후조종이 없이 박정희의 5.16군사쿠데타와 전두환의 5.17군사쿠데타가 있었을거라 생각할만큼 어리석은 사람은 이제 별로 없다. 여중생들을 장갑차로 깔아죽여도 처벌받는 사람 없고 탄저균·보툴리늄·지카·페스트 별의별 세균·바이러스들을 밀반입해 실험하고 북침전쟁 준비해도 남당국은 말 한마디 못한다. 수도 한복판을 차지하는 미군기지를 제공하고 뒤떨어진 미군무기구매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탕진하는 이유도 다른데 있지않다. 

무엇보다 미군은 매년 연례적으로 반복되는 북침전쟁연습의 주동이다. 여기에 이남군과 일본군이 결합해 동북아에 위험천만한 핵전쟁위협이 제기되고 있는거다. 그래서 북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3~94, 1998~2000, 2006~07, 2008~09, 그리고 마침내 2012부터 지금까지 무려 5차례의 북미·반미대결전을 벌였다. 즉, 전쟁이냐 평화냐의 양자택일을 강요한거다. 물론 미국은 말로는 으르렁거려도 늘 평화를 선택했다. 북과 잘못 싸웠던 미본토가 불바다로 바뀌고 세계패권은커녕 연방해체까지 될걸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4.11에 오바마친서를 들고 방북했던 미국가정보국장 클래퍼가 2016.5에 방남해 남당국자에게 북미평화협정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의견을 구했다? 언제부터 제국주의상전이 식민주구의 의견을 듣는단 말인가. 일방적으로 통고한거다. 그리 알라고, 언론에 흘려 운을 떼라고. 이미 비공개경로를 통해 확정돼 착착 일정을 밟고있단 뜻이다. 그만큼 북미평화협정체결은 코리아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충격적인 대사변이다. 이걸 극우꼴통들의 막무가내 발악과 같은 후과를 최소화하며 확정하려니 일정이 다소 늘어진다. 무릇 복잡한 변수를 조율하며 예술적으로 처리하는건 시간이 걸리는 법이다.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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