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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4월26일 금요일 12: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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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엠의 횡포로 드러난 남경제의 취약성

13일 한국지엠은 군산공장을 5월말까지 폐쇄하고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12일 지엠총괄사장 암만은 로이터인터뷰를 통해 <한국지엠의 4개공장 중 하나인 군산공장을 폐쇄했으며 남은 3개공장의 미래는 한국정부·노조와의 협상결과에 따라 몇주안에 결정될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협박했다. 20일 지엠인터내셔널사장 엥글은 국회를 방문해 <고비용·저생산군산공장의 폐쇄방침을 철회할 수는 없다.>면서 오히려 10억달러의 자금지원과 7년간의 세제혜택 등을 요구하는 전횡을 일삼았다. 한편 20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군산시를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지엠의 군산공장철수는 명백한 <먹튀>다. 금속노조한국지엠지부감사보고서에 의하면 지엠이 대우차인수 등에 투입한 자금은 약 9000억원이나 2조원이 넘는 누적적자에도 지엠본사는 3조원의 수익을 챙겼다. 한국지엠은 지엠관계사에 최근 5년간 시중보다 2배 높은 5%금리로 이자비용으로만 5200억원을 지급했고 비싼값에 부품을 들여와 수출할 때는 원가수준의 싼가격으로 팔아 매출원가율이 90%를 넘어섰다. 또 지엠본사에 2014년부터 2016년까지 1조8580억원의 과도한 연구비를 지출했다. 한편 지엠본사는 경영악화로 군산공장을 철수함에도 미캔자스공장엔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 밝혀 이번 결정이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정책과 밀접히 연관돼 있음이 확인됐다.

독점자본인 지엠의 반민중적 횡포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지엠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민중의 혈세로 회생했고 호주정부로부터 2001년부터 12년간 19억달러의 지원금을 받고도 추가지원을 강요했다. 호주정부가 거부하자 공장을 폐쇄하는 만행을 부렸다. 이런식으로 지엠은 3년사이 남아프리카·인도네시아·호주공장을 폐쇄했고 인도에서는 공장매각·내수시장철수를 감행했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정부·국회·산업은행고위관계자를 만나 투자명목의 자금 1조300억원과 규제완화 등을 강요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지엠최고경영자인 바라가 6일 한국지엠에 대해 <조치를 취할 것>라고 노골적으로 위협했다.

21일 자유한국당의원 김용태는 <일의 순서가 지엠노조의 양보안을 끌어내고 지엠과 협상한 후 국민세금이 들어가는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며 망발했다. 군산공장폐쇄로 군산인구 5만명의 생계가 경각에 달리고 경기지역노동자 7만5000여명이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남경제의 예속성과 기형성이 초래한 이런식의 문제는 오직 자립성과 균형성을 회복할 때에만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 역사가 입증하듯이 문정부가 내놓는 일시적인 미봉책으로는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뿐이다. 정부는 노동자·민중의 입장에서 이 기회에 자립성과 균형성에 기초한 근본적인 해결책과 과감한 전개력으로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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