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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4월26일 금요일 22:5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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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저선을 따라 작은걸음

최저선을 따라 작은걸음

 


큰걸음은 아니고 작은걸음. 아마 세계에서 이렇게 질서있게 시위하는데는 남코리아밖에 없을거다. 너무나 정연해 과연 이게 분출하는 민중의힘인가 할정도다. 부정부패·민주파괴·민생파탄·사대매국·남북대결이 극에 달했는데 이렇게 얌전하다니 다른나라는 상상조차 못할거다. 이는 민족성때문도 아니고 집권측이 잘해서도 아니다. 통제가 잘되고있는거다. 다만 창의성이 부족해 최저선으로만 갈뿐이다.

 

우리운동은 대중노선이 정착되며 꾸준히 발전해왔다. 좌경적인경향이 결정적으로 줄어들어 지금 이렇게 나오면 그걸로 매장된다. 이번에도 폭투는 나오지못했다. 안한게 아니라 못한거다. 다만 그러면서 우경적인경향도 발호된다. 쉽게 말해 살살 하는거다. 지나치면 아니한만 못하다며 못미치게만 간다. 그러다보니 최저선으로만 왔다. 그렇게 6월항쟁이래 28년이 지났다. 이는 꾸준한 전진을 보장하면서도 비약적인 성장을 막아 그사이 수많은 사람이 고통속에 목숨을 끊게 했고 그래서 남은 세계제1일의 <자살공화국>이다.

 

집권측도 마찬가지다. 여기도 통제가 잘된다. 튀는건 개인주의가 심한 개혁이지 진보못지않게 수구도 결코 튀지않는다. 결국 이사회는 조직력이 강한 진보와 수구 둘중 하나가 이끌게 된다. 지금은 수구가 이끄는데, 보다시피 엉망이다. 진보는 아직 그 실력을 드러내지않았다. 기존의 진보정당수준으로 본다면 빙산의 일각만 보는것. 보안법·정보원이 있는 남에서 진보는 다 나설수없다. 하여튼 그래서 수구도 최저선으로 간다. 지금은 진보든 수구든 최저선경쟁이다. 그러다보니 일진일퇴 교착국면이 이어진다.

 

세상에 이런 메이데이투쟁은 없다. 오죽하면 <무2일밤샘투쟁> 아이디어까지 냈겠는가. 허나 노동계급은 아직 각자생존권투쟁에 머물고 수많은 깨어있는민중은 당장 먹고살기 힘들어 한몸처럼 떨쳐나서지못하고있다. 만약 최저선이 아니라 최고선이라면, 정말 죽기 각오로 싸운다 하면 당연히 떨쳐나선다. 명량대첩에서 이순신장군의 사즉생각오와 사활적전투를 본다면 말이다. 아직 진보는 이런 투쟁을 해보지못했다. 유족과 소수의진보만 그런 각오로 힘겹게 분투하고있을뿐이다. 그렇게해서 우리는 또다시 최저선을 따라 작은걸음을 내딛었다.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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