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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4월27일 토요일 12:5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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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지금 터진 게 천만다행이다

지금 터진 게 천만다행이다



지금 터진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대선전에, 특히 진보당(통합진보당)후보가 야당단일후보로 결정된 후에 터졌다면 정말로 끔찍했을 뻔 했다. 이래서 MB비리인사들이 총선 훨씬 전에 검찰수사를 받아 기소됐고 최근도 최시중, 박영준 등도 대선 훨씬 전에 같은 식으로 처리되고 있다. 가령 광우병사건이 총선직전에 터졌다면 총선결과는 분명 달랐다. ‘동부사건’이 총선직전에 제대로 터졌다면 총선결과는 처참했을 거다. 어차피 한번은 제대로 터졌을 사건이다. 이번 기회에 다 털고 간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다.


동부의 패권주의와 전횡, 부정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빙산의 일각이 드러났을 뿐이다. 초록이 동색이라고 범자주계내부의 싸고도는 분위기가 독버섯을 계속 키워왔다. 참여계가 앞장서고 민주노총이 가세하지 않았다면 이만큼 올 수 없었다. 지금 반동부, 반당권파에는 참여계, 통합연대라는 비자주계외에 대부분의 자주계가 함께 하고 있다. 정파간의 당권다툼이 아니라는 결정적인 증거다. 그간 패권주의의 병폐가 정파간의 다툼으로 혼동되어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지금은 명백히 다르다.


당내 동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이보다 중요한 성과는 없다. 2008년 분당사태의 근원 중 하나가 바로 패권주의인데, 그 주동이 사라지는 거다. 그때 이런 패권주의의 문제가 없었다면 탈당사건으로 끝났을 일이 분당사태로 확대됐다. 동부의 패권주의와 전횡에 분노하고 상처받아 당을 떠난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안가리는 작풍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이제 많은 사람이 피부로 느끼고 있다. 정말 다행스런 일이다. 동부가 이미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었다는 게 진보당의 향후 전도에서 부정보다 긍정이 크다는 게 바로 패권주의 병폐의 심각성을 반증한다.


패권주의는 동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간 지역에서 부문에서 이러한 경향을 띤 세력들이 지금 다 진보당에 모여있다. 타산지석이라고 이 모든 세력들에게 ‘동부사건’은 귀중한 교훈이다. 앞으로 어떤 세력도 패권주의를 부려서는 당심과 민심을 얻을 수 없게 됐다. 동부식으로 사업해서는 그 세력도 죽고 당도 죽인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이런 식으로 운동해서는 더이상 미래도 없고 희망도 없다는 사실을 철저히 깨달았다. 억지를 부리고 ‘쪽수’로 밀어붙이는 운동이 어떤 심각한 폐해를 낳는가를 똑똑히 봤다. 동부만이 아니라 유사세력도 적어도 살기 위해서 앞으로는 방식과 작풍을 바꾸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 기회에 ‘진성당원제’라는 이름아래 벌어진 수많은 부정과 거짓을 깨끗이 걷어내야 한다. 다시는 권력을 쥐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는 파렴치가 용납되지말아야 한다. 소수는 다수에 복종하고 다수는 소수를 포용하는 민주집중제의 원칙이 합리적인 제도와 질서로 구체화돼야 하고 이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자질과 실력을 갖춘 인물이 선출돼야 한다. 제도와 질서, 인물의 문제를 풀면서 이 모든 소동이 종결돼야 한다. 전화위복이냐 아니냐는 바로 여기서 결정된다.


그냥 갔으면 당도 운동도 죽일 병폐가 더 늦기 전에 발견됐다. 이 문제가 풀리면 그간 숙원이었던 진보당내 단결과 혁신의 과제도 결정적으로 해결된다. 당원들과 세인들은 진보당의 발전에 그간 무엇이 걸림돌이었는가를 곧 실천으로 알게 되리라. 2012년의 격렬한 정세변화는 진보당의 환골탈태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진보당은 남코리아진보운동의 기관차다. 그 기관차가 제대로 방향을 잡고 힘있는 동력을 얻게 된다면 당·단체·전선의 관계도 진보운동의 양상도 대중투쟁과 선거투쟁의 결합도 완전히 달라진다. 어찌 보면 잘 터졌다. 천만다행이다.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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