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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4월27일 토요일 8:4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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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적인 선

친서. 북최고리더가 미대통령의 생일축하친서를 보낸다. 미대통령은 이에 답하며 친서를 보낸다. 역사상 한번도 없었던 일이다. 북미관계는 1950년대 코리아전과 1990년대 <제2의코리아전>인 총포성없는전쟁·고난의행군을 겪은 관계, 북의 표현대로 <철천지원쑤>가 아닌가. 다만 북미 두정상간의 관계는 그렇지않다는거다. 6.12싱가포르회담과 2월하노이회담을 거치면서 비록 한번은 결렬됐지만 세상은 어느덧 이 말을 믿게 됐다.  
 
이 희한한 상황에 대해. <탑다운>방식으로 문제를 풀기 위해서라든지 개인대개인의 관계와 국가대국가의 관계는 다르다고 설명한다. 틀린말은 아니다. 실제로 북최고리더는 시정연설에서 <트럼프대통령이 계속 언급하는바와 같이 나와 트럼프대통령사이의 개인적관계는 두나라사이의 관계처럼 적대적이지 않으며 우리는 여전히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있으며 생각나면 아무때든 서로 안부를 묻는 편지도 주고받을수 있습니다.>라고 개인적관계와 두나라사이의관계를 구별하는 선을 특별히 강조했다.  
 
바로 이어나오는 문장도 유명하다.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조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우리로서도 한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습니다.> 과연 이번에 판문점에서 만나게 되면 바로 이 3차북미정상회담이 되겠는가. 설사 이번에 만남이 이뤄져도 시정연설에서 언급한 회담과는 다르다는게 논리적 귀결이다. 트럼프는 <2분>이라고까지 말했다. 만남이지 회담은 아니라는거다. 하지만 회담이 된다고 해서 뭐가 문제겠는가. 기대수준을 조절한걸로 보인다.  
 
북미간에 매우 우호적인 최상층간의 관계와 가장 적대적인 나라간의 관계의 모순적 상태를 어떻게 이해할수 있는가. 그건 전쟁이 일어나면 공멸 또는 최소한 상호 치명적인 후과를 입는다는 인식과 북미간의 합의와 이행이 공개와 비공개의 투트랙으로 진행되기때문이다. 후자는 1990년대초부터 유지되는 일관된 선인데 미·남내 정치세력간의 진영논리가 강하고 사안자체가 복잡해서다. 전쟁의 방식은 간단하지만 평화의 방식은 복합적인 다차원방정식이 될수밖에 없다. 복잡한(complicated) 문제를 풀기 위해선 복합적인(sophisticated) 방법이 필요하다.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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