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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4월29일 월요일 2: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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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고한 길

동족개념을 지웠다, 큰일이다. 일단 처음있는 일이다. 남북관계가 아무리 어려워도 결코 없었던 말이다. 총참모부신년첫보도. 문자 그대로 동족이라 생각안하고 공격하겠다는, 그간 동족이라고 보며 참았는데 앞으론 안참겠다는 뜻이다. 동족이라고 참을때도 살벌한 순간이 적지않았는데 이제부터 어떻게 되겠는지. 그렇지않아도 12월전원회의보도와 12.31주요지휘관모임보도에 나온 표현들이 <역대급>이다. <터질수>, <생길수>라고 꺾었지만 누가 봐도 <기정사실화>에 방점이 찍혀있다. 북은 심플하다. 군대는 더욱 심플하다. 딱 말대로 한다.

포사격훈련이 아니라 폭파훈련이었다. 남의 군대를 어린애처럼 다룬다. 남이, 남의 군대가 어떻게 생각하고 움직이는지를 너무 잘안다. 전술에서 기본은 기만술이다. 남은, 남의 군대는 그속도 뻔하지만 어리석어 잘도 속는다. 남은 새해첫날부터 불질을 하며 북을 자극했다. 연말에 전선을 찾아 <선조치후보고>라며 도발한자가 윤석열이다. 상전미군이 기가 차할 망언이자 뻥에 불과하지만 총선앞두고 최악의 민심에 김건희특검건까지 터진 윤석열에게 남은것은 <북풍>뿐이니 다른 수가 없다. 그속내를 꿰뚫어보는 북은 준비된 기만술로 보기 좋게 한방 먹여버렸다. 김여정부부장의 신년메시지에 이은 연속타점이다.

현상황을 이해하려면 역사적으로 비교해봐야한다. 1950 코리아전을 앞두고 첩보선을 통해 6.25개전정보를 시간대까지 정확히 입수한 북은 6.19에 남북국회를 통합해 전쟁을 막고 평화적으로 통일하자는 결정적인 제안을 한다. 이제안은 남북간의 인구대비를 감안하면 그자체로 북에 매우 불리했다. 그러니 당시 온민족의 심정이 얼마나 격동적이었겠는가. 당연히 최고리더는 선대수령의 승리한 역사를 최고의 본으로 삼는다. 헌데 12월전원회의보도의 내용은 정반대가 아닌가. 남북관계는 교전국가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확언했다. 어떻게 이럴수 있는가. 김일성주석이 1994 7.27선언을 이뤘다면 하는 겨레의 안타까운 심정을 김정일국방위원장이 2000 6.15공동선언으로 실현했지만, 2007 10.4선언을 몇년만 일찍 이뤘다면 하는 또다른 <역사의가정>론을 남겼다. 그래서 김정은최고리더는 2018 당해에 4.27판문점선언과 9월평양선언을 모두 관철했다. 그것도 북미정상간의 6.12싱가포르선언까지 합해서 말이다. 허나 그렇게 최선을 다해, 여러번 목숨을 걸고 판문점, 싱가포르, 하노이, 다시 판문점에서 만남을 이어갔으나 결과는 제로였다.

2019.1.1 <새로운길>신년사는 이런 총화에서 나왔고 그뒤에도 2년이나 기다리다가 2021.1 8차당대회에서 <강대강>노선을 천명한것이다. 이길이 맞았다는것을 바이든과 윤석열이 실제행동으로 보여주며 매년 사상최대를 갱신하며 북침핵전쟁연습을 미친듯이 벌였다. 2022 우크라이나전과 2023 팔레스타인전까지 터졌다. 그렇게 해서 2024년이 된것이고 이제 북은 다른길에 대한 한점의 미련도 없이 확고히 자기길을 가고있는것이다. 문재인과 윤석열의 대비는 반어법으로 윤석열이 얼마나 극악한 호전광인가를 보여주는 한편 더이상 <민주>세력에 기대를 걸지않는다는 결정적선언이다. 평화적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면 비평화적방법으로 자주화부터 이뤄야한다는 진리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고있는것이다. 메시지든 폭파건이든 모두 총선을 앞두고 자칫 <북풍>건으로 이용될지에 대해 섬세한 배려가 엿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이것이고 저것은 저것, 비평화로 해방을 이루겠다는 최종결심이 선만큼 선거가 최우선의 판단기준이 될리 없다. 북의 뜻은 명확하다.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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