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해라, ‘온 국민의 ‘종북화’’ 된다
이해찬이 된 건 잘 된 일이다. 강기갑위원장 말대로, 이만한 전략가가 드물다. 올해 같이 중요하고 격동하는 해에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수완 있는 인재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 당대표로서의 일성부터 “민생”이지 않은가. 당대표는 포지티브, 원내대표는 네가티브. 적절하고 당연한 역할분담이다. ‘이명박근혜’세력을 치는 게 목표라면 둘다 네거티브를 해야 겠지만, 12월대선에서 승리하는 게 목표라면 포지티브를 섞어야 한다. ‘드림팀’의 수준과 호흡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요즘 자꾸 박근혜의 얼굴에 박정희와 유신의 이미지가 겹친다. 과연 이게 박근혜의 전략인지 궁금할 정도다. 그간 ‘좌클릭’과 절제되고 세련된 언행으로 뉴이미지를 만들더니 최근 올드이미지로 도돌이표를 친다. 경우에 맞게 하고 변수에는 임기응변해야 하지만, 전략적 노선이나 행보를 뒤섞는 건 대개 치명적 오류로 귀결된다. 이거면 이거 저거면 저거야지, 이거도 아니고 저거도 아닌 게 늘 최악의 결과를 낳는다. 박근혜 앞에 넘어야 할 ‘유신산성’이 날마다 커지고 있다.
북이 박근혜·김문수·정몽준의 ‘친북발언’을 공개하겠다고 나섰다. 보통 이런 카드는 막판에만 사용한다. 과거 이회창측이 대선전에 적당한 ‘북풍’사건을 터뜨려주며 톡톡히 사례하겠다고 제의한 적이 있었는데, 결국 북은 제때 제대로 물을 먹여버렸다. 북을 ‘물’로 보다가 ‘물’ 먹은 거다. 원래 앞에서와 뒤에서가 말이 다른 인종들은 결정적인 순간에 한방 먹게 돼있다. 이런 저급한 인간들이 잘나가는 대선후보들이라니 그 자체로 수치스럽다. 보수도 우리 핏줄이라 수준 낮으면 민족적 수치감이 느껴진다.
북은 한다면 한다. 한다고 하면서 안한 적도 없지 않지만, 그거야말로 안해도 될 만큼 큰 성과가 있을 때다. 무릇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게 상책이라 했다. 이미 이겼는데, 뜻한 바를 다 이뤘는데 굳이 평지풍파를 일으킬 필요가 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4.7회담, 4.23통고, 6.4통첩, 6.11질의를 이해해야 한다. 상대가 완전히 굴복하는 경우를 열어두며 용이주도하게 몰아가는 솜씨에 대해선 미국이 오히려 더 평가한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법, 어떤 식으로든 잘 마무리 돼 온 겨레가 편안해졌음 한다.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고, 박근혜와 이명박이 한마디 하니 한기호 같은 인간이 남코리아의 맥카시가 되겠다고 설친다. 이런 어리석은 바보짓들이, 이해찬을 위기에서 구원해 당선시키고 민주당과 진보당의 야권연대를 강화시키며 나아가 북에게 새누리당의 대선후보들을 물먹일 기회를 안겨줬다. 밤이 깊어지면 새벽이 밝아오듯이, 맥카시짓도 짧고 굵게 해야지 지금처럼 국민들 짜증나게 들이대면 역풍을 맞아 한방에 간다. 벌써부터 그런 기사제목들이 언론에 등장하고 있지 않은가.
‘수구꼴통’들은 아직도 ‘종북’논란이 갈수록 연북세력을 늘인다는 사실을 모른다. ‘온 진보개혁세력의 ‘종북화’’를 넘어 ‘온 국민의 ‘종북화’’를 만드는 그들의 분투에 박수를 보낸다. 지금 ‘종북’으로 거론된 인물들은 다 온 국민이 아는 ‘전국구’가 됐다. 길을 막고 물어보라, 이석기·김재연·임수경 모르는 사람이 있는지. 정봉주가 말했다, 정치인은 자기부고 말고는 어떤 기사든 나기만 하면 좋다! ‘종북’논란은 대선전에 짧고 굵게 했어야 했다. 김어준은 뉴욕타임스에 나와서 거의 만세를 부르더라. “더 해라!”
조덕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