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정치 MB판 ‘사찰게이트’, 박근혜 책임회피로 일관?

[정치] MB판 ‘사찰게이트’, 박근혜 책임회피로 일관?

MB판 ‘사찰게이트’, 박근혜 책임회피로 일관?

 

 

 

민간인 불법사찰 총선 직전 드러나 ‘충격’

새누리당 당황, MB와 선 그으려 시도

닉슨의 ‘워터게이트’사건을 뛰어넘는 ‘사찰게이트’가 남코리아의 총선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공직자와 민간인을 넘나들며 무차별적으로 사찰을 자행한 사실이 드러나 총선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파업 중인 한국방송(KBS)새노조는 총리실의 사찰보고서 2600여건이 저장된 유에스비메모리(USB Memory)를 입수했다고 밝히고 29일 자체제작방송 리셋 KBS뉴스를 통해 그 내용을 보도했다.

2600여건의 보고서 가운데 약400건이 이명박정부에서 작성된 보고서로, 여기에는 공직자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정재계인사와 언론인을 포함한 민간인, 심지어 정권에 비판적인 연예인까지 가리지 않고 세세하게 사찰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일부 보고서에는 분단위로 사찰대상의 자잘한 언행과 표정까지 적혀있는 등 내용이 매우 치밀하고 자세하게 기록돼 있어 불법도청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공개된 보고서를 통해 ‘윗선’에서 언론사임원사찰로 언론장악을 시도한 정황이 낱낱이 드러났다. 청와대가 3년전 청와대행정관 성접대 사건을 조용히 덮도록 경찰에 지시했다는 의혹 또한 사실로 밝혀졌다. 사찰중 상당부분이 ‘BH(Blue house, 청와대로 추정됨) 하명’으로 이뤄졌으며 검찰, 경찰 등 사정기관의 권력내부를 사찰한 보고서는 실제 인사에도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2년전 불거졌던 민간인 불법사찰사건수사 때 이미 검찰이 입수했던 자료로 판명됐다. 당시 검찰은 추가불법행위의혹에 대한 수사 없이 2건만 기소했다. 그러나 공개된 원본을 보면 하명사찰 25건 가운데 절반정도가 공직과 관련없는 민간인이 대상이다. 2년전 검찰수사가 축소, 은폐됐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 등 야권은 이 사건을 ‘희대의 국기문란’이라고 규정하며 이명박대통령에 대한 책임추궁과 함께 대통령하야까지 거론하는 등 격렬하게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법무부 권재진장관(당시 청와대정무수석)의 퇴진을 요구하는 한편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자를 엄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근혜는 ‘더러운 정치’, ‘과거와의 단절’등의 말을 써가며 청와대와 거리를 두려 시도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청와대는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기는커녕 공개된 2600여건의 보고서중 약400건을 제외한 80%는 지난 노무현정부때 작성된 보고서라며 ‘물타기’를 시도했다. 실제로 80%에 달하는 2200여건의 보고서가 노무현정부때 작성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노무현정부 당시 조사심의관실자료가 아니라 경찰청감찰담당관실 등에서 통상적으로 작성된 경찰내부문건이다. 이러한 감찰은 이명박정부의 민간인 불법사찰과는 다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청와대의 ‘물타기’에 바로 태도를 양비론으로 바꿔 “어느 정권 할것 없이 불법사찰을 했다는 것이 밝혀진 셈”이라며 박근혜위원장도 이러한 불법사찰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또 특검에 이 문제를 맡기고 정치권은 민생에 신경써야 한다며 새누리당에 불리한 사찰문제를 총선쟁점에서 제외시키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진보당은 4월1일 새누리당의 태도에 대해 “이명박-새누리당 정권하에서 자행된 사상초유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태에 대한 분노한 민심을 외면하고 심판정국을 물타기하려는 정략적인 꼼수”라고 비판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민주당도 같은날 열린 특별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명숙대표는 “결국 박근혜위원장 자신이 그 더러운 정치와 한통속이 아니었냐”며 2년전에 터졌던 사찰문제에서 침묵하고 방조했던 박근혜위원장이 반성도 없이 단절 운운하는 것은 비겁한 ‘꼼수정치’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이 주장한 특검에 대해서 “특검은 국회본회의통과와 준비기간만 2달이 걸린다”며 시간끌기용 특검제안을 일축하고 신속한 특별수사본부설치를 주장해 사찰문제를 총선 정권심판론에 정면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사찰문제를 계기로 유권자들의 여론이 동요하고 있다. 야권공천갈등으로 투표의욕을 잃었던 30~40대 유권자들이 다시 정권심판론에 관심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야권은 기자회견과 거리유세 등에서 집중적으로 사찰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새누리당 후보들은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여론이 차가워졌다며 ‘청와대가 선거를 돕기는커녕 방해한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한명숙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박근혜비대위원장은 ‘조수석’에서 침묵으로 이명박정부를 도왔습니다. 모르는척, 아닌척 숨지 마십시오.”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발등에 떨어진 ‘사찰불씨’를 얼른 털어내려 이명박정부와의 위선적 단절론을 주장하는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총선을 앞두고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

임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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