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공식별구역에 비친 북·중의 전략
방공식별구역, 최근 가장 큰 군사쟁점이다. 이정도로 끌 땐 뭔가 숨은 게 있는 법이다. 일단 이 건의 최대피해자는 남이다. 중이 남의 이어도를 포함하는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했으니 국방적인 측면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 김관진국방부장관이 오늘 국회국방위에 출석해 이어도를 포함해 주내 발표하겠다 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허나 일단 중이라는 외부로부터 타격을 받았다. 여기에 이미 일이 이어도를 포함했다는 사실을 숨긴 게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일은 묵인하고 중에 반발한 거도 일관성없는 행동으로 그 저의가 역시 성토의 대상이 됐다.
중이 이렇게 이어도·조어도를 방공식별구역에 포함하게 되면서, 미도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이렇게 되면 괌도에서 날아오는 미비행대는 중에 일일이 신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북을 겁주려고 핵폭격기를 날려보낼 때 중에 신고해야 하니 꼴이 우스워지지 않을 수 없다. 이건 이 자체로 북미대결구도에서 미측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된 거다. 더구나 중이 이렇게 미와 맞서는 단계로까지 그 군사력이나 북중반미군사전선이 공고하다는 건 미에겐 적지않은 충격이었을 거다. 그래서 B-52를 날려 그 구역을 침범했다.
하지만 무장도 하지않고 당연히 있어야 할 호위전투기들도 없는, 그리고 이제는 박물관으로 들어가야 할 구닥다리 B-52에 겁을 낼 중이 아니다. 그래서 괜히 호들갑을 떨지않고 그냥 대범히 지켜봤다. 중으로서는 지속적인 시스템을 구축했고 미로서는 그걸 일시적인 침범을 한 셈이니 대차대조표로선 중에 훨씬 이득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중이 가진 저력과 중의 노련한 내공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바이든미부통령이 방공식별구역에 반대의사를 표시하니 시진핑중주석이 정당한 권리라고 반박했다는 오늘자 보도도 마찬가지 맥락으로 읽으면 된다.
한편 북입장에선 북미군사대결전을 반미대결전으로 확대하는데서, 이란만이 아니라 중국도 최대한 견인하는 이점이 있다. 괌도쪽으로 날아오는 미측비행대를 견제하는 시스템도 자연 구축된 셈이다. 물론 이어도의 방공식별구역의 자주권적인 측면은 반드시 조정·해결돼야 한다. 사실 중과 걸린 문제가 이 어디 하나뿐이겠는가. 백두산조차도 중국의 욕심 때문에 공유해야 하는 판이 아닌가. 중과는 언제 한번 크게 담판을 져야 할 거다. 하지만 지금은 무엇보다도 미와의 대결전, 특히 군사대결전이 초점이다. 그리고 이 결과에 따라 모든 게 달라질 거다.
조덕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