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통일 1987년의 김대중이냐, 2002년의 노무현이냐

[글] 1987년의 김대중이냐, 2002년의 노무현이냐

1987년의 김대중이냐, 2002년의 노무현이냐



그해, 우리의 승리는 절반에 그쳤다. 1987년, 6월항쟁에서의 감격적인 승리는 12월대선에서의 처참한 패배로 이어졌고, 군정을 종식시켜야 할 과제가 미완에 머물렀다. 김대중과 김영삼의 분열은 노태우의 당선으로 나타났다. 김대중과 김영삼이 단일화에 성공했다면 절대로 질 수 없는 선거였다. 수많은 주의주장이 있었지만 단일화, 단결의 원칙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뼈저린 체험으로 알려준 사건이었다. 그 뒤로 진보·민주개혁세력에게 선거에서 반수구세력후보들의 단일화, 단결의 원칙은 어길 수 없는 철칙이 됐다.


1997년 김대중과 김종필의 단일화, 비록 김종필이 철저한 수구보수라 하여도 야권의 단일화라는 견지에서 이것도 단일화라면 단일화였다. 2002년 노무현과 정몽준의 단일화, 역시 지금 새누리당에 가있는 정몽준과의 단일화도 당시 야권의 단일화라는 범주안에 있었다. 다른 각도지만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과 박근혜의 단일화, 당내경선이지만 다소 다른 포지션의 두후보가 하나가 되는 과정에서 시너지효과가 발생한 반면, 야권에서는 문국현이 완주하며 표를 분산시켰다. 선거에서, 승부에서 아측의 단결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시간이 흘러 2012년 또다시 문재인과 안철수의 단일화라는 과제가 등장했다. 개혁성에서나 스타일에서나 별 차이가 없는 두후보가 끝내 분열한다면 그렇지않아도 수구표를 독식하며 지지율이 높은 ‘이명박근혜’의 승리는 100%다. 한마디로 문재인과 안철수의 단일화는 수구후보를 누르기 위해, 야권의 승리를 위해 반드시 이루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다. 거칠게 단순화시키면 단일화하면 이기고 못하면 진다. 누구나 다 아는 이 이치를 모를 리 없는 두후보가 실천하지 못한다면, 이미 대선에 나갈 자격도 그 승리를 이끌 동력도 잃고 만다.


특히 2002년 노무현이 정몽준의 억지를 대범하게 포용하며 매우 불리한 단일화방식을 전격적으로 접수한 경험을 떠올려야 한다. 오히려 그 결과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노무현을 단일후보로 만들어줬다는 사실도 잊지말아야 한다. 비워야 채울 수 있고 버려야 얻을 수 있는 법이다. 현 상황은 정확히 1987년의 김대중이냐 2002년의 노무현이냐의 갈림길이다. 여론조사방식에서 양보하는 후보가 오늘의 노무현이 되고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 단일후보가 된다. 이보다 좋은 건 두후보의 담판과 한후보의 양보로 둘다 노무현이 되는 길이다. 이 두가지 외에는 모두 1987년의 김대중 또는 김영삼으로 될 뿐이다.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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