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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전쟁전야에 어린이놀이공원부터 개건한다

전쟁전야에 어린이놀이공원부터 개건한다



격노까지는 아니고 “한심하다” 정도의 비판이다. 며칠전에 김정은제1비서가 만경대유희장, 그러니까 우리로 치면 놀이공원을 찾았다.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중 보도블록사이의 잡풀에 대한 지적이 인상적이다.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그대로 인용하면,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시고 한포기, 한포기 몸소 풀을 뽑으시며 일군들의 눈에는 이런 것이 보이지 않는가, 유희장관리일군들이 주인다운 입장과 일터에 대한 애착, 인민을 위하여 복무하려는 양심이 있다면 이렇게 일할 수 있는가, 설비갱신 같은 것은 몰라도 사람의 손이 있으면서 잡풀이야 왜 뽑지 못하는가”.


그러면서 “유희장이 이렇게 한심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등잔불이 어둡다는 말이 바로 이런 곳을 두고 하는 소리” “유희기구들의 도색도 제대로 하지 않고 그대로 운영하고 있다고 하시면서 일군들과 관리성원들의 인민에 대한 복무정신이 영이 아니라 그 이하” “이것은 실무적인 문제이기 전에 사상관점에 대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만경대유희장운영을 중지하고 인민군대의 강력한 건설역량을 파견하여 유희장을 새세기의 요구에 맞게 변모”시키라고 동행한 조선인민군 최용해총정치국장에게 과업을 줬다.


그간 군대든 공장이든 농장이든 어디든 북의 최고영도자의 현지지도는 주로 모범단위였다. 당연하다. 모범을 전국적으로 일반화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론이 최고영도자의 현지지도와 언론부각이다. 사회주의사회인만큼 생산수단이 사회화돼있어 자본주의사회의 적자생존식 경쟁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기본이 모범의 일반화다. 그래서 아마 만경대유희장의 일군들도 ‘설마 여기 오시겠는가’ 했을 거다. 불쑥 찾아가게 된 계기가 선대수령의 유훈인지, 전략적 사고인지, 누군가의 제보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여기서 중요한 건, 모범이 아닌 단위를 찾아가서 하는 지적과 그 해결방책으로서의 군대의 동원이 가지는 효과다.


북의 모든 단위의 일군들이 받은 충격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언제든 어디든 오실 수 있다!’ 아마 지금 만경대관리일군들의 얼굴은 사색일 거다. 다른 단위의 일군들도 그렇게 될 수 있는 거다. 자재지원을 못받아 그랬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손으로 할 수 있는 잡풀도 방치했으니. 현장일군만이 아니라 지도일군도 문제다. ‘인민을 위하여 복무함!’이라는 가장 중요한 구호, 가장 기본적인 자세를 놓친 만큼 전혀 고개를 들 수 없다. 하나를 통해 백, 천, 만을 교양하고 조직하며 동원하는 방법론. 긍정적인 모범을 부각하는 걸 기본으로 하면서도 부정적인 현상에 대한 지적을 배합해 결과적으로 동반상승효과를 거뒀다. 이번 경우는 긍정부각보다 부정부각이 현실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큰 거 같다.


특별작전행동소조의 통고가 아니더라도 지난 2월부터 지금 5월까지 북은 ‘준전시상태’에 있다. 평양만이 아니라 지방, 중앙만이 아니라 기충에서 늘 궐기대회를 열고 언제든 참전하여 ‘이명박쥐새끼무리’들을 ‘죽탕’쳐버리겠다고 하는 판이다. 그러니 유희장의 녹이라든가 보도블록사이의 잡풀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사실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전국적으로, 전단위적으로 적지않은 사례가 보고됐을 거다. 그에 대한 김정은식 답변을 본 거다. 최용해총정치국장의 역할이 무엇인지도 봤다. 최총정치국장은 정무원 최용림총리와 함께 전국, 전단위의 현지요해를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남측 언론은 온통 특별작전행동소조가 뭐고 언제 시작될 지에 관심이 쏠려있다. 총선도 태양절도 지나고 4월말까지의 대학휴교령기간과 키리졸브·독수리합동군사연습기간도 지났다. 모내기라든지 노농적위대훈련이라든지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에서의 반MB궐기대회나 여론정지사업이라든지 바로 곧 ‘일정’에 돌입하지 않을 것 같은 보도가 나오고 있다. 만경대유희장에 대한 현지지도와 국토관리사업에 대한 노작발표도 다소 ‘일정’이 늦어질 거를 시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GPS교란과 같이 일련의 준비된 계획 중 일부가 드러나는 사건도 한편에서 꾸준히 벌어지고 있다.


원래 계획이 그런 건가, 아직 준비가 부족하다고 본건가, 아니면 무슨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건가. 분명한 건 북이 뜸을 들이고 있고, 그만큼 큰일이 벌어질 거고, 북에 자신감이 넘친다는 거다. 김제1비서의 언행과 행보에는 자체역량에 대한 확신과 오랜기간 준비된 여유가 넘쳐보인다. 초조히 시침을 바라보던 세상사람들의 이목이 유희장을 현지지도하는 김제1비서와 유희장개건의 ‘중요임무’를 맡은 최총정치국장의 모습에 집중되고 있다. 전쟁전야, 폭풍전야에 북의 최고사령관과 총정치국장의 1차적인 관심이 어린이들과 유희장이라는 게 놀랍지않은가. 제한전이든 전면전이든 21세기 가장 중요한 사건이 터지기 직전에, 온 세상을 다 뒤집어놓을 전쟁직전에, 무엇보다 먼저 조선인민군은 만경대유희장부터 개건하려 한다.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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