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길경, 이창기, 정봉주가 그립다
막상 이렇게 이름들을 열거하니 짠하다. 난세에 영웅 나고 감옥은 인재를 키우는 학교라고 하지만 그래도 가슴이 아리다. 보고 싶은 사람들이다. 세상에는 빈자리가 커 보이고 자꾸 찾아지는 사람이 있다. 정말 오랫동안 사람답게 사는 좋은 세상을 앞당기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했던 참 좋은 사람들이다. 그리고 남다른 재능으로 세상을 읽는데 도움을 준 재사들이다. 머지않아 우리곁으로 돌아와 더 많은 일, 더 큰 일을 하리라 굳게 믿는다.
황길경이 곁에 있다면, 4.13발사체에 대한 인상적인 분석을 쏟아냈을 것이다. 왜 위성이 궤도에 안착되지 못한 실패의 날에 그토록 환한 김정은최고사령관의 사진이 노동신문1면에 실렸는가도, 각종 훈련참관과 공연관람 등 최고사령관의 동정에 대한 해설도 명쾌하게 해냈을 것이다. ‘분석관’이 황길경에 대해 경의와 애정을 담아 언급한 그 ‘신기’를 얼마나 많은 사람이 기다리는지 외부와 격리된 철창 안에서 다 모를 것이다. 2000년대 후반에 황길경의 분석과 ‘사이버사령부’의 활동이 얼마나 통쾌했는가는 겨레가 알고 역사가 기록하는 바다. 진리와 진실은 탄압당할수록 더욱 힘있게 전파된다는 이치를 모르는 바보들의 패배는 불 보듯 뻔하다.
이창기가 밖에 있다면, 남이든 북이든 중국이든 어디든 그 활력있는 발걸음으로 시대의 진실을 밝히는 수많은 글들을 발표했을 것이다. 대학시절의 패기만만한 모습 그대로 장장 20여년을 앞만 보고 거침없이 달려온 이에게 수감생활은 오히려 전화위복의 안식년이 될 것이다. 승리를 확신하며 때로는 기사로 때로는 시로 많은 이의 눈을 틔워주고 마음을 울리던 기자 이창기, 시인 이창기가 더욱 원숙해지고 세련된 중년의 활동가로 세상을 마주할 날이 가슴 설레게 기다려진다. 국가보안법으로 갇힌 양심인들을 그토록 찾아다니던 의리남 이창기는 이제 반대입장이 되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적어도 밖의 일만큼은 이제 염려 말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다지는 데만 유념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정봉주가 갇히지 않았다면, 분명히 총선결과가 달랐을 것이다. 일단 그 지역기반인 노원구에서 정봉주의 당선으로 플러스마이너스 2석이 더 생겼을 것이고 김용민파문이 없었을 테니 그만큼의 비례의석이나 접전지역표가 더 나왔을 것이다. 그래서 MB정권이 기를 쓰고 무리해서 집어넣은 것이고 그 꼼수가 일정하게 효과를 본 것이니 안타깝다. 남은 대선이야말로 기꺼이 최전방공격수로 나서고 가부가 분명한 분석을 내놓으며 ‘깔때기’와 겸손함이 공존하는 매력으로 믿음을 주는 그런 ‘선수’가 필요한 때다. 총선결과를 뒤집을 수 있었던 한 사람, 그 사람이 필요하다.
동서고금의 역사는 불의한 지배자들이 정의로운 인재들을 탄압해온 역사이기도 하다. 스위스의 대표적인 도시 중 하나인 루체른이 가장 자랑하는 유산은 중세 암흑기에 정의와 진리를 위해 투쟁한 인재들이 갇혀있던 호수한복판의 감옥이다. 최후진술에서 역사가 나를 무죄로 할 것이라고 사자후를 토했던 까스트로는 스스로 민중이 주인되는 새로운 역사를 이뤄냈다. 민중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수많은 인재들이 감옥이라는 ‘시대의 대학’을 졸업하며 날개를 달았다. 더 높이 더 멀리 날기 위해 오늘도 사색하고 학습하며 자신을 단련할 미래의 주인공들을 민중들이 기다린다. 어떤 악법도 진실을 가둘 수 없으며 어떤 지배자도 정의를 이길 수 없다.
곧 승리의 여명이다. 어둠은 깊어질대로 깊어졌고 찬란한 새벽은 이미 동터오고 있다. 1789년 중세의 암흑기를 바스띠유감옥을 부수면서 끝장냈듯이 우리도 곧 그렇게 할 것이다. 진실을 대변하고 정의를 호소했던 이들이 어머니민중의 품으로 돌아와 시대의 소명을 다할 날은 곧 온다. 우리들의 그리움은 그대들의 진심이 민중의 마음과 하나라는 확증이다. 대망의 2012년은 이렇듯 가슴 아린 그리움을 묻으며 투쟁의 고조기를 거쳐 절정을 향해 힘차게 나아간다. 곧 함께 하리라.
조덕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