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는 비판적사실주의이상의 작품에만 있다. 그외에는 모티브, 아이디어, 컨셉등의 개념을 쓴다. 조선에선 종자론의 전형적인 예를 〈꽃파는처녀〉에서 찾는다. 〈설움과효성의꽃바구니가투쟁과혁명의꽃바구니가되다〉처럼 보통 문장형식을 띤다. 그리고 제목과 직결된다. 제목을 주인공이름으로 하는것은 종자만이 아니라 모티브등의 이론이 없는것이다. 종자는 작품의 기본핵, 사상적알맹이, 생활의씨앗이다. 소재, 주제, 사상이 집약돼있다. 주제는 질문이고 사상은 그질문의 답을 주는 관점이다.
종자론을 떠나 모든 예술창작에서 전형화는 중요하다. 대량의 개별적사례를 일반적으로 집약하는데서, 논픽션과 픽션이 결합한다. 〈꽃분이〉는 당시 고통받던 소녀들을 상징적으로 대표한다. 수미상관의 나선형식줄거리도 무시할수 없다. 작게 시작해 크게 끝맺을때, 마치 식물이 씨앗이 뿌리를 내리고 줄기, 잎이 생겨나고 꽃을 피운후 열매를 맺는 과정은 저절로 감탄사를 부른다. 종자라는 긍정이 부정됐다가 다시 부정되는, 긍정-부정-부정의부정이라는 변증법의 예술이다. 〈꽃파는처녀〉는 구성에서도 흠잡을데가 없다.
종자론은 문학예술을 넘어 사회활동의 전반에 적용된다. 가령 어떤 프로젝트를 구상할때 종자를 쥐는것과 그렇지못한것은 다르다. 종자를 쥐어야 속도있게 펼칠수 있다. 전형화와 부정의부정법칙은 현상 너머의 본질을 꿰뚫어보는데서 매우 유용하다. 상대가 변증법의 이치를 구현하는데서 수준이 있다면, 가령 프로파간다에서 가상을 만들어 진상을 가리우는 수법을 간파하는데 도움이 된다. 상대가 있는 싸움에서, 그것도 다차원적으로 중첩돼있을때 〈체셔고양이〉처럼 행동하는것은 필수에 가깝다.
인류역사에서 금융은 금본위제에서 시작해 이를 부정하는 단계를 거치고있다. 군사패권과 석유결제가 결합됐지만 본질은 정부의 권위에 의거하는 종이화폐에 불과하다. 이시스템은 자본주의사회를 지배하는 초국적금융자본에게 인플레이션을 통한 천문학적이익을 안겨주고있다. 그리고 이를 다시 부정하는 신금융체제, 실물자산에 기반하고 블록체인을 이용하는 새시대로 나아가고있다. 이런 차원에서 비트코인의 〈사토시나카모토〉와 신금융체제의 〈존드프라이머리〉는 전형화로 읽어야한다. 〈그랜드스왑〉이 베이징회담의 종자인지도 마찬가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