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상승흐름과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가 맞물리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기조 전환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달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하지만서도 시장에서는 금리인상시점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6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4월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2.6% 상승했다. 이는 2024년 7월(2.6%)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물가상방압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상대부총재는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석유류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농축수산물 가격의 기저효과가 더해지며 5월 물가오름폭은 확대될 것>이라 언급했다.
이에따라 이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동결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은 2024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4차례 금리를 인하한 이후 현재까지 기준금리를 연 2.5%로 유지하고 있다.
물가경로수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을 각각 2.2%, 2%로 제시하고 있지만 이는 이란전 이전인 지난 2월 전망치다. 최근 유가상승세를 감안할때 이달 경제전망에서 물가전망치는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금통위 내부에서는 신중론과 긴축전환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금통위의사록에 따르면 일부위원은 <당분간 지켜보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언급한 반면, 유부총재는 최근 아시아개발은행(ADB)연차총회기자간담회에서 <이제 금리 인상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성장지표가 긴축전환압력을 키우고 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성장률속보치는 전기 대비 1.7%로 한은 전망치(0.9%)를 크게 웃돌았다.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명분이 약화됐다는 평가다.
글로벌투자은행(IB)들도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조정하며 금리인상론에 힘을 싣고 있다. JP모건(3%), 씨티(2.9%), BNP파리바(2.7%) 등 주요 IB전망치는 한은의 성장률전망치(2%)를 최대 1%p 웃도는 수준이다.
대외여건도 녹록치 않다. 미국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인플레이션을 <높은 수준>으로 상향평가하며 불확실성 확대를 강조했다.
특히 이번 금통위는 <실용적매파>로 평가되는 신현송총재체제의 첫회의라는 점에서 정책전환 신호가 나올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3분기 금리인상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조용구신영증권연구원은 이란전관련, <전쟁 여파로 5~8월 물가상승률이 3%부근까지 높아질 것으로 본다>며 <올해 8월 25bp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추가 인상은 내년 상반기 중 이뤄질 가능성이 크며, 한국은행이 전략적 인내 기조를 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르웨이 중앙은행이 7일 기준금리를 2년반만에 4.25%로 0.25%p인상했다. 노르웨이중앙은행총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인상을 결정하고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몇년간 목표치를 웃돌았다>, <전쟁으로 인한 석유와 가스가격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더 끌어올릴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최대에너지 생산국인 노르웨이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전쟁 이전부터 국내요인에서 비롯한 고물가를 우려해 왔다.
이란전 이후 기준금리를 인상한 유럽내 국가는 아이슬란드에 이어 노르웨이가 두번째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잉글랜드은행(BOE)도 지난달 30일 일단 금리를 동결했으나 둘 다 연내 금리 인상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일각에서는 <긴축도미노>의 신호가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