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최고기온 38도까지 오른 7일 경북 구미 한아파트건설현장에서 23살 이주노동자 응오두이롱이 숨졌다. 구미는 지난달 27일부터 낮기온이 33도이상 오른 <폭염작업주의단계(노동부지침기준)>이었지만 현장에서는 <무더위시간대(12~17시)작업중지>같은 기본안전장치는 발동하지 않았다. 10일 고용노동부 구미지청은 사고현장을 점검하고 <휴게시설설치및관리기준>위반사항을 적발해 사업자측에 시정을 지시했고,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망한 노동자는 당일 내내 일하다 화장실 앞에 앉아 사망한채 발견됐다. 고인의 빈소를 찾은 화섬식품노조 조엔티스지회장의 인터뷰에 의하면 <첫출근한 건축현장에서 <한국>노동자는 조기출근해서 1시까지 퇴근했는데 이주노동자들은 5시까지 폭염속에서 일을 계속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최근 온열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6일 인천에서 맨홀에서 50대 노동자도 측량작업중 사망했다.
아울러 살인적인 더위에 CJ대한통운 소속 택배노동자 이달에만 3명이 잇달아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도 발생했다. 그제서야 11일 폭염작업시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을 해야 한다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안전보건규칙) 개정안이 규제개혁위원회의 규제심사를 통과했다. 앞서 <산업안전보건기준규칙>을 규제개혁위원회가 <과도한규제>라며 2차례나 막았지만, 잇따라 발생하는 노동자사망사고에 겨우 통과시킨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온열질환사망의 80%이상은 옥외에서 발생한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무직이 21%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인권위는 고용노동부가 추진한 <2시간노동 20분휴식>규정이 규제개혁위 문턱을 넘지 못했었던 점을 언급하며 <정부는 더 이상 폭염속 노동자의 죽음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폭염이 아니라 반노동적인 제도공백이 문제다. 질병관리청의 <2024년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신고현황>을 보면 2024년 3704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하고 이중 34명이 사망했다. 2025년들어 더 심각해졌다. 5월20일부터 7월8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212명으로 작년 동기간 486명보다 2.5배가량 폭증했다. 규제개혁위는 올여름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폭염으로 노동자의 생명·건강보호를 위한 시급성을 인정했고, 소규모사업장과 관련해선 정책지원과 홍보계획마련, 집행상황, 현장반영, 실태조사 등을 노동부에 당부했다. 노동부는 내주 중 개정된 안전보건규칙을 공포·시행할 예정인데, 이와 관련해 노동계는 제도밖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도 보완해야 한다고 축구했다. 누군가가 죽어야만 제도를 개선하는가.
산업재해는 사후대책이 아니라 사전예방이 돼야 한다는 것은 기본상식이다. 산업재해로 인한 노동자·민중의 죽음을 두고 사회적 타살이라고 일컫는 이유가 다른데 있지 않다.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미등록 외국인노동자였던 응오두이롱이 살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로 하지 못한채 비참하게 목숨을 잃는 현실이 바로 우리사회의 현실태다. 직업에 귀천이 없고 보편적 인권은 지켜져야 한다는 최소한의 기본권조차 유린되는 부조리한 노동구조는 반드시 혁파돼야 한다. 노동자의 생존권과 발전권의 보장이 곧 민중권리향상이다. 오직 노동자·민중이 주인인 사회에서만 노동권·인권은 확고히 보장된다. 민중민주사회로 나아가야만 수만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