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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반북3각동맹 (2)가장 ‘강력한’ 존재로 등극한 어버이연합

반북 3각동맹 ‘삐라살포-우익집회-대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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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장 ‘강력한’ 존재로 등극한 어버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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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KBS 화면캡처

 

남코리아 어느 단체, 인사들보다 부지런히 출동한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다. 최근년도 보수단체들중 가장 ‘강력한’ 존재로 등극했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은 대한민국의 선진화와 사회통합을 실현하기 위한 단체로서, 대한민국 각계각층 모든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초로 하여 성숙한 시민사회를 구축해 국제화사회에서 경쟁력 있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기여’ 할 목적으로 2006년 5월8일 출범했다.

 

어버이연합회원은 약 1000명으로 알려져 있다. 현회장 심인섭이 어떤 사람인지는 파악이 안된다. 실세는 고문과 사무총장이다. 법률고문인 서석구변호사는 가톨릭계 대표적 우익인사로 반김운동(반DJ)을 오랫동안 해왔다. 서고문은 5.18항쟁자료를 유네스코역사기록물등재때 5.18은 ‘북소행’이라며 유네스코에 찾아가 반대했던 그 사람이다. 그는 한미우호증진협의회남코리아지부장이다.

 

어버이연합회원가입시 이념성향 검증을 마치면 태극기와 성조기가 새겨진 배지를 회원증표로 지급한다. 이 때문에 한미우호증진협의회를 맡고 있는 서고문이 단체의 정치이념적 부분을 제시하고 조직의 뒤를 받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총장 추선희는 박정희대통령바로알기운동, 자유네티즌구국연합에서 활동한 사람이다.

 

목적사업으로 대한민국의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한 기초질서 확립과 올바른 도덕성, 국가관 확립에 필요한 국민의식 선진화교육과 활동전개, 자원봉사와 기부문화의 활성화와 적극적 참여를 통한 국민권익신장사업전개, 정부가 추진중인 국익사업에 대한 적극적 협력 및 성공추진운동 등이다.

 

실제로 어버이연합은 ‘북핵’반대, 삼성특검반대, FTA체결촉구, 광우병왜곡보도반대, (노무현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반대, 개성공단철수, 촛불반대, 노무현대통령구속 등 거대한 정치사안을 피해가는 법이 없다. 어디든 ‘국익’을 위해서라면 개입한다.

 

기본사업은 반북집회

 

과거 ‘북핵’관련 집회를 비롯해 올해도 북지도자에 대한 모욕퍼포먼스는 어버이연합의 단골메뉴였다.

 

북이 4.23통고를 발표한데는 4월13일 미대사관옆에서 어버이연합이 벌인 ‘북미사일발사’규탄궐기대회가 컸다. 4월15일 광화문광장에서 ‘북인권’단체와 우익대학생들이 벌인 북지도자모욕퍼포먼스와 함께 어버이연합은 북의 통고내용에 구체적으로 언급돼 있다.

 

얼마전 4월26일에도 어버이연합은 납북자가족모임 등 보수단체와 함께 광화문에서 ‘무력도발 협박하는 북한김정은정권규탄’기자회견을 열고 북지도자사진에 낙서를 했다.

 

어버이연합은 북의 국상기간 원색적인 반북집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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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KBS 화면캡처 

 

작년 12월 김정일국방위원장서거후 이명박정부는 정부차원조문단을 비롯 민간조문방북을 전면 불허했다. 방북신청 등 최대한 합법절차를 밟고 순수 조문목적으로 방북한 코리아연대(자주통일과민주주의를위한코리아연대) 황혜로공동대표의 방북사실을 발표한 기자회견에도 역시 어버이연합이 출동했다.

 

12월26일 세종로정부청사후문에서 진행한 코리아연대의 기자회견에 어버이연합회원 20여명이 플래카드를 뺏는 등 기자회견을 방해했다. 이들은 “김정일이 그렇게 좋으면 북으로 가라”는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 이들은 다음날에도 코리아연대사무실앞에서 항의집회를 개최하고 사무실진입을 시도하다 이를 막는 경찰과 몸싸움까지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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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KBS 화면캡처

 

어버이연합의 반북집회는 아무리 소수가 참여해도 언론에 집중 부각된다.

 

주요사업은 진보단체·인사 규탄

 

진보당, 전교조, 민주노총, 참여연대, KBS, MBC, 국가인권위원회, 국제엠네스티 등 단체에 대한 규탄도 예외가 아니다.

 

개별인사에 대한 습격도 광범위하다. 김대중·노무현대통령은 물론이고 한명숙전총리, 정연주KBS전사장, 이용훈전대법원장, 서울대시국선언교수들이 어버이연합으로부터 규탄받았다.

 

심지어 보수인사와 정부도 어버이연합의 훈계를 받고 있다. 어버이연합 사무총장 추선희는 4월3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주 미국으로 파견된 조사단이 광우병젖소에 대해 확실히 조사를 마칠 때까지 미쇠고기검역을 중단하고 그 후 단계를 지켜봐야 한다”며 정부를 비판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전에도 한나라당 쇄신을 촉구하는 규탄도 앞장섰다.

 

어버이연합이 벌인 상식이하의 행위도 문제가 됐다.

 

작년 7월30일 한진중공업투쟁 관련 김진숙지도위원의 투쟁을 지지하러 가던 사람들이 탑승한 시내버스를 어버이연합이 막아세운 일이 있었다.

 

어버이연합소속 3백여명의 회원들이 희망버스의 영도진입을 막을 목적으로 영도대교 왕복4차선도로를 무단점거했다. 이 과정에서 어버이연합회원들이 버스안에 난입해 승객들을 끌어내리는가 하면 각목을 들고 도로를 지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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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트위터 @mediamongu

 

당시 어버이연합이 버스를 막아나선 이유는 버스안에 좌파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버스에 진보단체 주요인사들이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위법행위를 하는 어버이연합을 제지하지 않고 느슨하게 대처했다.

 

2011년 8월1일 CBS보도에 어버이연합회원들의 상태가 나온다.

 

현장에 있던 한 할아버지회원은 선글라스를 꼭 쓰는 이유에 대해 “손자가 알아보면 어쩌라구, 창피하잖아”라고 말했다. 도로점거로 차량정체가 발생하자 경찰이 어버이연합회원들에게 인도로 가시라고 떠밀자 “왜 이래, 우리는 같은 편이잖아”라고 했다. 또 80대후반의 노인회원이 새벽까지 자리를 지키다가 탈진하자 희망버스참가자들이 보살폈고 겨우 정신차린 할아버지가 “나 서울로 돌아가고 싶어”라며 희망버스를 타고 귀경했다.

 

이들의 집회참가 동기는?

 

박원순이 유력한 서울시장후보로 부각된 작년부터 당선이후까지도 어버이연합은 박원순‘공격’에 집중했다.

2011년 11월28일 어버이연합, 납북자가족모임 등 7개 보수단체가 박원순서울시장규탄집회를 열었다. “불법·탈법 시정을 일삼고 있다”는 이유다.

 

올해 들어서도 어버이연합은 박원순시장에 대한 공격을 계속했다. 강용석전의원과 어버이연합 300여명은 지난 2월15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앞에서 ‘박원순시장 아들 공개신검촉구대회’를 열고 “박시장의 아들은 1000만 서울시민 앞에서 재신검을 받아야”한다고 주장했다. 박원순시장 아들의 신검문제는 불법사실이 없음이 명백하게 밝혀졌고 강용석은 ‘꼬리’를 내렸다.

 

박원순과 어버이연합은 이전에도 악연이 있다. 2009년 10월19일 조계사에서 열린 ‘희망과대안’ 창립식중 50여명의 어버이연합회원이 행사를 방해해 파행을 겪었다. 어버이연합의 행사방해이유는 ‘애국가를 부르지 않아서’다. ‘희망과대안’은 백낙청, 박원순 등 진보성향의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학계가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현실정치참여를 목표로 만든 단체다.

 

어버이연합회원들의 개개인을 보면 정치적 이념과 거리가 멀다.

 

2012년 1월27일자 한겨레가 어버이연합회원 100명을 대상으로 ‘경제적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응답자의 54.3%)가 혼자 지내거나 자녀들과 떨어져 배우자와 단둘이 산다고 응답했다. 1달평균수입을 묻는 질문에는 72.8%가 30만원미만이었다. 각종 수당이나 용돈을 포함해 1달에 10만원을 벌거나 받지 못하는 노인이 29.4%에 달했다. 현재의 생활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느낀다는 응답자도 77.0%였다. 어버이연합강연장을 찾는 이유에 대해서는 ‘애국심을 나타내기 위해’서가 68%였지만 32%, 즉 3명에 1명꼴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혹은 ‘우리 세대가 마땅히 갈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어버이연합에서 제공하는 점심식사(라면)도 경제력 없는 노인회원에게는 힘이 된다.

 

이렇게 볼 때 이들이 서울시장에 당선되자마자 노인복지부터 챙기고 노인복지관은 ‘수용소’라며 마을공동체복원을 주창하고 나선 박원순시장을 쫓아다니며 공격할 이유가 없다.

 

과연 생활인에 불과한 ‘선량한 어버이’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신념이 아닌 다른 어떤 동기로 반북집회나 진보인사규탄집회에 ‘동원’됐을까?

정재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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