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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4월24일 수요일 15: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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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친보다 나은 최후

너무나 노골적이다. 원래 제국주의는 식민주구를 사정없이 버린다. 버릴 땐 언제 알았냐는듯 가차없다. 박정희의 최후도 그랬다. 5.16군사쿠데타에 대해 덜레스CIA국장은 BBC와의 회견에서 자기임기중 가장 성공한 작품이라 했다. 자랑할 만하다. 4.19항쟁을 단번에 뒤엎고 그 이후 군사통치가 30년이나 이어졌으니. 하지만 10월항쟁(부마항쟁)으로 위기에 처하자 그 측근을 1회용밴드로 삼아 한방에 끝내버렸다. 

선친의 비참한 죽음은 박근혜에게 언제나 가장 심각한 트라우마로 자리잡고있다. 왜 안그렇겠는가. 특히 권좌에 올라 측근들을 볼때마다, 미국을 생각할때마다 이런 증후군은 어김없이 심각한 의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끌어당겨 미국을 견제하는 모험도 해보고 예전에 가봤던 북에 다시갈 가능성도 늘 열어뒀다. 헌데 이번 총선때는 이런 여유를 조금도 가질수 없었다. 그래서 중국등에 칼도 꽂고 대북모략도 한껏 벌이며 상전 미국의 환심을 사려했다. 

허나 이미 대세는 북이 정해 버린 뒤다. 특히 3.31에 박근혜가 받은 충격은 말그대로 패닉수준이었다. 믿었던 미가 북에 항복하며 정책전환을 결심했다고 통고받는 순간 모든게 정지해버렸다. 그리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이 총선에서 야권분열에도 불구하고 여권후보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마지막카드인 반기문도 날아가고 영원한 광팬인줄 알았던 극우할배들까지 침을 뱉고 돌아섰다. 당원로들은 노골적으로 <진박>해체·탈당을 압박했고 지지율은 최저치를 갱신했다. 이 모든게 공작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리 착착 감겨돌아간단 말인가. 

매사 긍정적으로 생각하랬다고, 새벽에 잠자다가 전화벨소리와 함께 불이 번쩍 세상을 하직하는 최후보다야 낫지않은가. 아무렴 열배백배 낫다. 상전미국이 그래도 아량이 있다. 여자라고 봐주는건지는 모르겠으나, 이대로라면 이승만처럼 하와이에서 여생을 보내는거도 불가능하지않을듯싶다. 선친보다 나은 최후를 맞을 가능성에 심장이 뛴다. 오바마가 인권운동을 했다더니 통고하는거든 최후를 배려하는거든 다른사람과 다르다. 그나저나 진보세력은 뭐하나. 빨리 총궐기를 해야 그 탄력을 받아 하야성명을 내겠는데, 자존심이 있지 맨땅에 헤딩하듯 물러날수야 없지않은가.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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