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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4월26일 금요일 2:04:27

반기문의 줄타기

반기문과 줄타기. 외교관은 줄타기를 잘한다. 그런 머리가 없이는 할수 없는 직업이고 그런 수완을 길러내는 자리다. 군인의 위엄은 서릿발총검에 있고 외교관의 위엄은 입가의 드놀지않는 미소에 있다지만, 반기문에게 그런 미소를 기대하는건 불가능한 일이지만 외교관출신의 스타일을 이해하는덴 도움되는 말. 더구나 그런 사람들의 집합체인 유엔에서 사무총장을 하고있지않은가. 

반기문의 포지션은 수구와 개혁 사이. 최근 한겨레를 통해 반기문이 최측근을 청와대에 심고 박근혜가 충북출신을 비서실장에 앉힌 사실이 드러났는데, 그래선지 오늘은 아예 김종필을 만나 수구적본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보였다. 수구와 개혁 사이에서 중심이 어디에 있는가가 확인됐다는 말. 박근혜가 뉴욕에서 반기문을 자주 만난 사실과 반기문이 그 바쁜 시간을 쪼개 지금 방남을 하는 이유가 다른데 있지않다. 야당들도 이젠 감잡고 반대여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반기문의 포지션이 미묘한건 남측에서만이 아니다. 북도 여러가지를 재고있어보인다. 박근혜가 올라가 6.15공동선언·10.4선언에 사인해야 설사 차기정권이 바뀌더라도 이상이 없다. 개혁대통령들이 올라가 사인한걸 수구집권자들이 뒤집어 북남관계가 파탄지경에 이르렀다는 경험을 감안하면 말이다. 헌데 반기문은 어쨌든 개혁정권하에서도 녹을 먹고 수구·개혁사이줄타기를 하고있지않은가. 게다가 방북의사를 여러번 밝힐정도로 대화의지도 뚜렷하다. 

반기문의 위험성은 뭔가. 그유엔사무총장중 반미·반제국주의자가 있던가. 입지전적 경쟁을 뚫고 그 자리에 앉을땐 그만한 친미성·친제국주의성이 확실할수밖에 없다. 미국연수생시절부터 김대중염탐보고한건 그 단적인 일면일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반기문이 미제국주의와 우리민족사이에서 줄타기할걸로 보는건 순진한 착각이다. 뼈속깊이 친미·친제국주의인 반기문이 벌이고있는건 줄타기가 아니라 환상을 심어주는 사기극이다. 박근혜가 점찍고 친미보수언론이 띄워주며 유력한 대권주자가 된 가장 중요한 이유도 다른데 있지않다.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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