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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4월20일 토요일 4:44:29

수저냐 호미냐

수저로 막겠다? 비유한다면, 전쟁·혁명·항쟁은 각각 포클레인·가래·호미로 막는건데, 총선은 그에 비해 수저다. 미입장에서 총선참패로 박근혜를 퇴출시키는건 수저로 막는거다. 이건 어느날 자다가 갑자기 불이 번쩍 하고 영원히 꿈나라로 가는거와 비교해, 박근혜입장에서도 훨 나은거다. 전쟁은 친미수구의 존재자체가 없어지고, 혁명은 반미진보에게 정권이 넘어가고, 항쟁은 친미개혁에게 정권이 넘어가긴 하지만 반미진보의 힘이 훨 강해진다. 그러니 총선으로 자연퇴출시키는게 가장 싸게 먹히지않겠는가.

이 안이 북과 합의됐는지는 알수 없으나, 미가 확실히 이 방향으로 움직이는건 도처에서 감지된다. 일단 개혁야당의 분열에도 불구하고 수구여당이 참패했고, 박근혜의 마지막카드인 반기문의 정치생명이 사실상 끝났고, 어버이연합극우할배들마저 침을 뱉고 돌어서고, 새누리당원로들마저 <진박>해체하고 박근혜는 당을 떠나라 한다. 마치 누군가에 의해 조직되지않고서는 도대체 이해할수 없을정도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이 전형적인 레임덕현상은 이후 역사의 고전으로 남을만할정도다. 정말 정석이 아닌가. 

그렇게 해서 공은 북으로 넘어와 과연 북이 이정도에서 받아줄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사실 혁명·항쟁은 남의 몫이라, 북이 어떻게 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북이 스스로 결심해 실행할수 있는건 전쟁이다. 2.23최고사령부중대보도와 3.25장거리포병대최후통첩에 나온 1차타격대상에 대한 치명적인 선제공격이다. 과연 하는가와 안하는가의 갈림길이다. 북은 아예 노래로 지어 부르고 있다. 조선은 결심하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대미문의 3차세계대전·핵대전, 인류최후의 아마겟돈이 될수 있지않은가. 신중하지않을수 없다. 그래선지 북의 잠수함전력을 노출시키며 최후의 압박카드를 쓰고 있다. 전쟁을 결심하면 하지않을 광고다. 

문제는 남이다. 가만있어도 무너질 판인데 쳐다만 보겠는가. 지금이야말로 총궐기타이밍이다. 과연 이보다 좋은 조건이 있었던가. 서너번만 제대로 총궐기하면 이미 물먹은 흙담이 무너지는건 시간문제다. 총궐기로 끝장내야 이후 정치세력화의 제대로 된 동력이 생긴다. 스스로 밥상을 차려야지 밥상이 차려지길 기다려서야 밥먹을 자격이 생기질 않는다. 다 뿌린대로 거두는 법, 최선을 다해 남측 스스로의 힘으로 전환을 일으켜야 한다. 상대가 호미도 아닌 수저로 막겠다는데 이런 모욕을 참겠는가, 이런 기회를 놓치겠는가.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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