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 C
Seoul
2024년4월20일 토요일 16:02:19

혁명이 민심

혁명이 민심


민(民)은 혁명을 바란다. <정도전>·<육룡이나르샤>가 연속으로 만들어지고 인기를 끄는 이유를 달리 해석할수 있겠는가. 이성계의 힘·무력과 정도전의 머리·지략이 만나 조선을 개국했다. 왕씨왕조가 이씨왕조로 바뀐 역성혁명(易姓革命)은 이렇게 가능했다. 지금 남의 민들은 이 드라마들을 실컷 보면서 혁명을 꿈꾼다. 10섬을 수확하면 9섬을 수탈당하고 왜구침탈에 언제 죽을지 모르는 과거나, 비정규직 1000만에 각종참사·세계최고자살률로 끔찍한 현재나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주인공은 정도전이다. 정도전이 이성계를 역성혁명으로 추동했다. 자칫하면 멸문지화(滅門之禍)를 당할수 있으니 그렇지않아도 신중한 이성계가 왜 주저하지 않았겠는가. 정도전의 지략은 이성계를 혁명화하는데서 돋보이고 스스로가 아니라 이성계를 내세우는데서 빛난다. 왕은 정신적지주로 있고 과거로 인재를 발굴해 관리로 육성·검증한후 재상에 앉히는 입헌군주제는 영·일에 비해 수백년이 앞섰다. 이방원의 쿠데타가 없었다면 조선은 천년강국이 됐으리라. 

동이족의 후예인 공자·맹자의 사상이 고려를 통해 조선에 제대로 구현된게 어디 우연이겠는가. 왕이 시원찮으면 왕을 갈아버리고 신(社稷)이 시원찮으면 신을 갈아버리라는 맹자의 사상이 고려말에 금지된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 사상을 성균관유생들이 비밀독서회를 꾸려 학습하며 민본세상을 지향한일도 역시 우연이 아니다. 결국 사상변혁이 정치변혁을 낳았다. 기일원론(氣一元論)·이일원론(理一元論)의 유물론·관념론논쟁이나 훈민정음의 음운학만이 아니라 입헌군주정치체제수립에서도 우리민족은 인류역사를 수백년씩 앞서나갔다. 

원균이 칠천량해전에서 대패한후 이순신이 명량해전에서 대승을 한 영화 <명량>, 제목과 달리 처단이 종자인 영화 <암살>을 1000만명 넘게 본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군사정권이후 문민정권에서만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수구·개혁·개혁·수구·수구를 경험한 민이다. 이젠 개혁이든 수구든 지긋지긋하다. 이 썩어빠진 세상 철저히 갈아엎길 간절히 원한다. 민심이 천심이다. 이 세상의 근본적인 변화, 혁명이 민심이다.

조덕원

관련기사
- Advertisement -
플랫포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