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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4월25일 목요일 4: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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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용이 아닌 항쟁용 진보정당이 필요하다

[사설] 선거용이 아닌 항쟁용 진보정당이 필요하다

4.13총선의 민심은 박근혜를 철저히 심판했다. 새누리당이 과반은커녕 제1당지위도 유지하지 못하는 참패를 당했다. 하지만 <박근혜심판>이라는 민심은 범진보정당으로 향하지 않았고, 그 성적표들은 초라했다. 정의당은 53명의 지역구후보를 냈으나 겨우 2명의 후보만 당선됐으며 정당지지율은 7.23%에 머물렀다. 이외에 민중연합당·노동당·녹색당은 56명·9명·5명의 지역구후보를 냈지만 단 1명도 당선시키지 못했다. 정당지지율도 녹색당 0.76% 민중연합당 0.61%, 노동당 0.38%로, 합쳐도 기독자유당 2.63%보다 못한 결과를 냈다. 이들 당선자들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울산노동자와 시민의 승리>라며 <진보대단결로 새로운 희망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4년 17대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10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했으며, 정당지지율도 13%가 넘었다. 19대총선에서는 통합진보당은 13명의 국회의원이 당선됐으며, 10.3%의 지지율을 얻었다. 당시 통합진보당·진보신당·녹색당의 지지율을 합치면 12%에 이른다. 하지만 2번의 분당사태로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은 쪼개지고, 결국 박근혜<정권>에 의해 통합진보당은 강제해산당했다. 2000년 창당된 민주노동당이 지금까지 유지됐다면 20대총선에서 20석이상을 당선시키며 지금 국민의당 지위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진보세력에게 단결은 생명과 같다는 진리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확인됐다.

과연 선거로 진보정당의 집권이 가능하겠는가? 20대총선에서 나타났듯 친미보수선거판이고 결국 보수양당구도의 상호견제체계에 불과하다. 1956년 진보당, 1960년대 사회대중당·사회당, 1990년대 민중당, 2000년대 민주노동당, 2011년 통합진보당 등 적지않은 진보정당들이 출현했으나 모두 강제해산되거나 그에 준하는 비운을 면치 못했다. 이는 이땅에 희대의 파쇼악법인 국가보안법과 폭압기관인 국가정보원이 존재하고 이 파쇼폭압도구를 이용해 집권하려는 친미파쇼정치세력이 존재하고 그 배후조종세력으로서 미제국주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근본적인 구조를 혁파하지 않고서는 100년이 가도 진보정당의 집권은커녕 그 존재마저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민주노총, 전농, 전빈련, 빈해련 등 민중단체를 비롯해 한국진보연대, 한국청년연대, 정의당, 민중연합당, 노동당 등 30여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총선공동투쟁본부는 지난 2월18일 발족기자회견에서 <총선이후 노동정치를 복원하고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를 위해 지속적 공동투쟁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총선용정당이 아니라 항쟁용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인류역사의 기관차는 변혁·항쟁이고 근대이후 변혁·항쟁의 기관차는 진보정당이다. 지금이야말로 제대로 된 진보정당의 창당을 위해 일로매진할 때다. 민심은 박근혜를 끝장내며 친미보수양당구도로는 안된다고 확인했다. 진보정당이 출현해 항쟁의 기관차로서의 역할을 다한다면 반드시 노동자·민중이 주인되는 세상을 앞당길 것이다.

민족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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