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C
Seoul
2024년3월30일 토요일 0:55:07
Home있는 그대로 보고 말한다

있는 그대로 보고 말한다

있는 그대로 보고 말한다


언어는 의식의 물질적 외피. 세상은 사람이 움직이고 그 사람은 사상이 움직인다. 사람은 그 뜻과 수준에 따라 움직이고 그에 맞게 세상은 바뀐다. 그 사람의 그 뜻을 어떻게 아는가. 그 말을 통해 안다. 그 말이 본질의 왜곡된 반영으로서의 가상이든 그 진실된 반영으로서의 진상이든 그 배경과 맥락을 짚으면 그 속내가 보이고 거기에 그 뜻과 수준이 있다. 

최근 온 세계가 코리아반도에서 전쟁이 터지지않나 크게 긴장했다. 전례없는 남북고위당국자간에 43시간 마라톤접촉도 있었다. 이에 남의 통일진보단체 코리아연대 성원들은 전쟁을 반대하며 광화문미대사관앞에서 5일간이나 철야1인시위를 벌였고 미대사관앞에서 강력한 항의시위를 벌이다 전원연행되기도 했다. 다행히 잘 수습됐다. 그리고 이 과정과 결과에 대해 남의 <대통령>·청와대안보실장·통일부장관, 북의 총정치국장·당중앙비서·최고리더의 순으로 한 발언들이 있었다. 

먼저 남은 북의 <사과>에 집착하다 <유감>으로 끝났는데, 그 <유감>이 <사과>가 아니란데 대한 과학적, 사전적 의미가 널리 퍼지며 사실상 논란은 정리됐다. 그래선지 부자 몸조심 하듯 이에 대해 북은 아무 발언도 하지않았다. 모든걸 다 알고 있고 이 경우 침묵이 금이라고 확신하는 매우 세련된 대처다. 다음으로 당국회담의 다음단계로의 수뇌회담에 대해선 남도 북도 그 성사여부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이 없지만, 김관진이 지금 얘기할 단계가 아니라 하고 홍용표는 현재 검토하는게 없다고 했다. 김관진이 한 발언과 북의 발언들을 감안하면 홍용표의 <현재 정상회담에 대해 전혀 검토되고 있는게 없다>는 말은 <향후 정상회담에 대해 전면 검토되는게 있을거다>로 읽힌다. 말장난 같지만 오늘 없다는 얘기지 내일 없다는 얘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남의 수구꼴통들을 의식하지않을수 없는 수구정권으로선 반통일정책을 통일지향정책으로 전환하는, 말그대로 <대전환>을 해야 하는 판이니, 모든게 수박 쪼개듯 드러나기 전까진 아닌보살하는게 상책일수 있다. 그렇게 보면 홍용표의 <정상회담은 지금 섣불리 말하기보다는 우선 남북간에 합의된 부분을 잘 이행하면서 그러한 조건을 만드는게 중요하다>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는게 전혀 어려울게 없다. 또 그런 의미에서 홍용표의 카운터파트를 맡은 김양건이 <북남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건설적인 방향으로 전진시켜나가야… 올해 북남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일으켜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나가려는 우리의 입장은 일관 … 당국사이의 대화와 협상을 발전시켜 서로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며 여러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해 나가야 … 북남관계의 급속한 발전을 바라지않는 세력들이 존재할 수 있으며 그에 대해 각성있게 대하여야>고 한 의미도 명백하게 다가온다. 도대체 <북남관계의 대전환>, 심지어 <대변혁>으로까지 불리울 사건이 뭐겠는가. 그게 당국회담이겠는가 그 정도선에서 논의될 사안이겠는가. 그 <대전환>·<대변혁>을 올 1.1신년사에 자신의 이름과 권위를 걸고 선언한 김정은최고리더가 당중앙군사위확대회의를 다시 열고 <북남관계를 화해와 신뢰의 길로 돌려세운 중대한 전환적 계기 … 이번 합의를 소중히 여기고 풍성한 결실로 가꾸어가야>고 말한 의도도 그런 의미에서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다. 한마디로 수뇌회담은 그 여부와 과정이 이번 고위급접촉에서 충분히 논의됐고 전반적인 흐름상 올해 가기전에 성사된다고 보는게 순리적이다 하겠다.

하여튼 남과 북의 발언들을 분석해보면, 그 내용이든 표현이든 남은 수세적이고 소심하며 대결지향적인데 북은 공세적이고 대범하며 통일지향적이다. 그렇지않은가. 있는그대로, 보이는대로 말할뿐이다. 어려울거도, 분석이랄거도 없는 말이다. 혹 누군가 목에 칼을 들이대며 이 말을, 생각을 바꾸라 한다면 바꿔야겠는가. 난 바꿀 생각이 없다.

조덕원


관련기사
- Advertisement -
플랫포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