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 C
Seoul
2024년4월19일 금요일 22:33:23
Home사설 국회는 죽었다

[사설] 국회는 죽었다

국회는 죽었다


지난 4일 국회는 정보원(국가정보원)에 의해 ‘내란음모’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일사천리로 가결했다. 이후 정보원은 ‘도주우려가 있다’며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뒤 3시간여만에 이의원실을 기습하여 이의원을 강제구인했고, 다음날 내란음모·선동 및 국가보안법위반혐의로 전격구속했다. 국회차원에서 사실관계확인을 위한 최소한의 절차도 없이 체포동의안이 처리된 9월4일은 남코리아 국회와 민주주의 역사에 또하나의 큰 오점으로 기록되게 됐다. 

그 수많은 대상자중에 군인1명 없고 총1자루 나오지 않았다. 5월정세는 전쟁에서 평화로 전환중이었다. 유일한 증거인 ‘녹취록’만으로는 ‘내란음모’를 입증할 수 없다는 것이 법조인들의 중론이다. 그나마 그 ‘녹취록’도 거액으로 매수된 프락치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 법적, 도덕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1958년 진보당사건, 1974년 인혁당재건위사건, 1980년 김대중사건 등 수많은 ‘내란음모’사건들이 결국 무죄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할 때다. 

보수언론조차 정보원·박정권이 최대위기를 ‘공안정국’으로 돌파하려 했다고 본다. 진보당(통합진보당)을 ‘종북당’으로 몬 후 ‘내란음모’를 조작하고 ‘간첩당’으로 만들어 파괴하려 한다고 누구나 다 생각한다. 그렇게 진보당이 깨졌지만 역사는 전혀 다르게 평가한다. 물론 정보원·박정권은 당장의 위기모면이 사활적인 만큼 무조건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국회청문회 한번 열지않고 체포동의안을 통과시키고 여기에 반대하는 의원이나 여론은 맥카시즘적으로 마녀사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회는 정보원·박정권의 거수기로 전락하며 더이상 민주적 기관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이렇게 남코리아에서 국회와 민주주의를 죽이며 유신독재가 부활하고 있다. 

박근혜·새누리당정권은 진보당을 죽이고 국회를 죽인데 그치지 않고 이석기·김재연의원에 대한 자격심사를 재개하며 국회제명으로 진보당과 국회를 두번 죽이려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국회와 민주주의의 사망과 유신독재의 부활은 더욱더 촉진될 것이다. 허나 박근혜·새누리당정권이 놓치고 있는 것은 억압이 있으면 반드시 저항이 있다는 변증법적인 진리다. 국회와 민주주의를 죽이고 유신독재를 부활시키려는 그 반동에 맞서 저항의 촛불이 더욱 거세게 타오를 것이라는 불변의 이치를 간과하고 있다. 결국 그 촛불은 들불이 되어 박근혜·새누리당정권을 끝장낸 후 이땅위에 참된 국회, 참된 민주주의를 바로 세울 것이다.
21세기민족일보
관련기사
- Advertisement -
플랫포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