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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3월29일 금요일 8: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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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을지문덕장군의 살수대첩

을지문덕장군의 살수대첩


북에게 주남미군이란 인질이다. 전쟁이 터지면 3면 하늘과 바다가 봉쇄돼 오도가도 못하고 독안에 갇힌 쥐신세가 된다. 주남미대사관요원들도 마찬가지다. 그외 상사원들이나 관광객도 같다. 배로 탈출하려다가 북잠수함공격에 격침당하든 EMP공격을 당해 고철덩어리에 갇혀 처분만 기다리든 비행기를 타고 튀어보려다가 역시 북미사일에 격추되든 운명이 달라지진 않는다. 이건 전면전이 벌어졌을때 북이 취할 가장 중요한 조치중 하나다. 다른 누구보다도 미군·미요인들을 인질로 잡아야 한다. 그래야 1979년이란이슬람혁명때 미요인인질들과 경제봉쇄해제를 맞바꾸는 거래가 가능하다. 

때문에 역설적으로 주남미군은 북에게 매우 귀한 존재들이다. 겉으로는 미군철수가 전략적 과제지만 속으로는 유사시 전술적으로 필요한 인질이다. 어느새 주남미군은 인계철선이 아니라 인질이 돼버렸다. 이런 북의 전략전술을 미군수뇌부도 잘안다. 세계패권을 쥐고있을정도로 그들은 바보가 아니다. 하여 연착륙을 시키려고 미군철수를 은근히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조건이 그렇게 안돼 계속 시일을 끌다가, 최근사태로 갑자기 전쟁이 터져 인질이 될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물론 이런 경우를 대비해 상반기 6월엔 탄저균·메르스사태를 일으키며 북에 저항해보기도 했다. 

미군들안전 때문에 유사시 핵공격은 못하지만 백신을 맞혀놓은 만큼 탄저균·메르스는 쓰겠다, 이보다 훨씬 강한 보툴리눔이나 아직 세상이 모르는 악성바이러스들을 쓰겠다 협박한거다. 허나 북은 이후 어떤 군사적공세도 취하지않은데서 드러나듯이 그냥 무시해버렸다. 북 자체는 이미 충분히 대비돼 있단 뜻이고 대세에 전혀 지장을 주지않는단 뜻이다. 그렇게 되고보니 미 스스로 더욱 당황하게 됐다. 마지막 히든카드가 무용지물인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다만 북이 단숨에 남을 가로타고 앉을 때 수도권 한복판에 쓴다고 겁박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가치는 확인됐다. 북도 이건 무척 신경이 쓰이지않을수 없다. 

한편 그래서 북은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을 결코 두려워하지않는다. 지금 미는 유사시 최대한 많은 미군·미국인들을 도피시킬 훈련을 해야 할 판인데, 되지도 않을 <평양점령>연습을 한다는게 얼마나 방향착오적이고 비효율적인가. 북이 이 연습을 두고 공개적으로 가장 강력히 규탄하지만 비공개적으로 쾌재를 부르는 이유가 다른데 있지않다. 이렇듯 미군이 뻘짓을 하며 시간·노력·자금을 낭비하는 사이, 북은 최근사태와 같은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않고 미·남을 벼랑끝 궁지로 모는데 성공했다. 이제 미·남은 전쟁으로 깨지든 평화로 망하든 양자택일밖에 다른길이 없다.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에 을지문덕장군의 살수대첩이 비껴보인다.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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