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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3월29일 금요일 10:22:24

[글] DMZ평화지대안

DMZ평화지대안


두안이 나왔다. 어제 공개된 양측합의문에 의하면, 하나는 <최근 조성된 사태의 해결방안>이고 다른 하나는 <남북(북남)관계 발전방안>이다. 이 둘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 하고 <다시 접촉을 재개해 상호입장차이에 대해 계속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한다. <협의>와 <조율>이란 표현에도 주목한다. 합의가능성이 있다는거다. 조율이란 표현은 이 측면에서 보다 긍정적인 표현이다. 기타연주전에 조율을 한다. 조율을 할 정도면 연주직전이 아닌가. 

당연히 두안은 서로 밀접히 연관돼 있다. 양측이 평화 아니면 전쟁, 통일 아니면 분단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북은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고 남은 전쟁과 분단을 지향한다. 북측주장이라고만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객관적인 증거와 역사적 장면이 있다. 평화와 통일을 담은 6.15공동선언·10.4선언만 봐도 북은 열렬히 지지하고 남당국은 철저히 부정한다. 외세를 끌어들여 허구헌날 침략전쟁연습을 벌이는거나 공존공영하는 연방제안을 부정하고 상대를 먹어버리겠단 체제통일안을 고집하는건 북이 아니라 남이다. 이번 접촉에서도 북은 두안을 준비해나왔고 남은 사실상 아무안도 없이 나갔을거다. 

그러니 그 자리는 북이 제안하고 남이 들은 후 청와대비준을 기다리는 식이었을거다. 청와대는 미대사관에 연락하고 미대사관은 백악관에 연락하고 ··· 자주성이 없는 박근혜<정부>에 무슨 창의성이 있겠는가. 박근혜가 이러니 김관진은 오죽할까. 자주성·창조성이 없는 대표단이란 무맥한거다. 허재비들에게 무슨 힘이 있겠는가. 그렇게 해서 협의는 늘어지고 자정을 넘어 10시간이나 진행됐다. 그리고 결론이 안났다는건 백악관·미대사관이 결정을 못내렸다는거다. 그만큼 북의 제안속에 담긴 양자택일의 묘수에 당혹스러운거다. 받자니 평화와 통일로 가고 안받자니 북의 가공할 군사력이 무섭고. 

두방안을 합쳐 한마디로 부르면 DMZ평화지대안일거다. 이안을 합의하기 위해 박근혜가 방북해야 하는거고. 본인이 DMZ세계평화공원안을 냈으니 그 체면도 세워준 셈이다. 이미 노무현때 나온 안이지만 그래도 자기입으로 이런 얘기를 한다는게 어딘가. 미의회에 가서도 했다. 서해교전 나고 서해평화지대안 나왔다. 서부교전 나고 서부평화지대안 나오는거다. 말로 해선 안들으니깐 힘으로 할 뿐이다. 아무때나 하진 않는다. 지금처럼 딱 걸려들때 한다.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 됐으니 한껏 밀어붙인다. 북은 지금 성수가 났다. 그간 이날을 얼마나 고대하며 벼르고 별러 왔던가. 절정직전의 감정축적 마지막단계에 있다. 북이 제의한 두방안을 받아들이고 평화·통일로 가느냐 거부하고 실컷 두들겨맞으며 정권이 깨져나가느냐, 운명의 기로다.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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