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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4월25일 목요일 0: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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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딱 걸려든 미와 남

딱 걸려든 미와 남


보통은 협상을 제안한 측이 밀리는 측이다. 하지만 지금은 정반대다. 북에게 여유가 넘친다. 남당국에 마지막기회를 한번 더 주는거다. 그렇게 함으로써 싸우지않고 이기는 길을 모색하는 한편 싸우게 돼도 최선을 다했다는 평을 얻게 된다. 늘 민심을 생각하는 북다운 발상이다. 사실 전통적인 화전양면책으로 보일수 있다. 허나 북이 하면 반드시 뭔가 다르다. 비슷해 보여도 전혀 다른 이유는 여기엔 순전히 전략전술적 측면만 있는게 아니라 진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걸 민족통일전선의 경륜이라고 한다. 진심으로 우리민족끼리의 입장으로 돌아서길 바라고 지금이라도 그런다면 과거불문원칙에서 용서하고 함께 손잡고 나아가겠다는거다. 그간 한짓을 보면 절대로 안될거 같은걸 해야 그게 용서다. 과거불문이란 원칙까지 만들어 전민족대단결10대강령에 쪼아박을땐 이정도의 포용력은 당연히 전제된거다. 다만 막연히 상대의 선의만 기대하지않는다. 그러기에는 박근혜가 너무 많은 엄한짓을 해왔다. 이미 박근혜가 어떤 인간인지는 충분히 드러났다. 

하여 지금 주는 기회를 쉽게 잡을거라 믿지않는다. 그저 마지막으로 한번 더 줄 뿐이다. 물론 진심을 다해 최대한 알아듣게 말할거다. 급도 최고로 나왔다. 김관진엔 김양건이면 넉넉한데도 황병서까지 나섰다. 미국을 맡아야 하는데도 남당국이 자꾸 몽니를 부리니 대범하게 받아줬다. 평양시간 1830부터 시작한 이 회담의 결말은 북이 아니라 남에게 달려있다. 북은 입장이 명백하다. 우리민족끼리 손잡자, 6.15공동선언·10.4선언의 정신으로 돌아오라, 구체적으로 박근혜<대통령>이 방북하라, 그런 신뢰의 표시로 일체 대북심리전방송을 중단하고 삐라살포도 금지하고 지뢰폭발사건조작도 덮어라, 그럼 믿고 평화적으로 통일하는 길을 모색할거고 그게 아님 군사력을 동원할수밖에 없다, 이거다. 

흥미로운건 상전미국의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고보니, 정말 당혹스러울수밖에. 북미간의 비공개경로로 사전에 합의된게 아니라면 지금심정은 안절부절 못할거다. 남당국은 오늘 들은대로 상전미국에 보고해 최종비준을 받으려 할건데, 북의 뜻대로 하자니 북에 남이 견인되는거고, 북의 뜻을 거스르자니 북의 힘에 남이 끝장날게 뻔히 보이고. 이렇듯 상대를 양자택일의 길로, 어떤 길을 선택하든 북에게 좋은 그런 수를 쓰는게 북의 장기다. 북은 그걸 주체전법의 하나로, 금과옥조로 삼고있다. 결국 언젠가 한번 크게 걸려들게 이번에 된거뿐이다. 서서히 혁명적대경사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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