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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4월19일 금요일 7: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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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근혜대통령은 대화가 아니라 전쟁을 원하는가

박근혜대통령은 대화가 아니라 전쟁을 원하는가




박근혜대통령이 19일 종교계지도자들을 만나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박대통령은 북이 핵을 포기하고 올바른 길로 나온다면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적극 가동해 북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수많은 경수로발전소를 갖고 사는 남은 ‘핵을 가슴에 품고 사는 사회’가 아닌가. ‘북핵포기’와 ‘올바른길’이라는 두가지전제조건을 건 ‘한반도프로세스’란 이명박전정부의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실현가능성이 제로인 안이다. 결국 박대통령은 논리모순인 말로 북을 자극하기만 하고 실현가능성이 없는 ‘안’을 언론에 흘리고만 있다. 



지금 보이는 박대통령의 언행은 명백히 북과의 대화보다는 다른 길, 직접적으로 말하면 전쟁으로 가겠다는 뜻을 갈수록 분명히 하고 있다. 박대통령이 새누리당과 그 전신에서 보인 일관된 정치적 행보와 또 박대통령이 임명한 청와대의 측근들의 입장을 볼 때 이는 당연해 보이기도 하다. 문제는 대통령의 결심과 선택이 전쟁이라는 것이다. 핵전쟁화약고나 다름없는 코리아반도에서 전쟁은 자칫 민족공멸까지도 낳을 수 있는 엄청난 재앙이다. 박대통령은 정녕 전쟁을 하자는 것인가. 



현정세는 북의 평화적 위성발사에 미국·유엔안보리가 ‘제재’하겠다고 하니, 아예 북이 모든 외교적 합의를 무효화하며 핵시험으로 맞섰고, 그러니 다시 미국·유엔안보리가 더 ‘제재’하겠다고 하는데다가 미국·남코리아가 키리졸브·독수리연습을 벌여 북을 최고로 자극하고, 이에 북은 정전협정전면무효를 선언하며 사실상 전쟁재개시상태를 선언한 상황이다. 한마디로 일촉즉발의 전쟁전야상태에 있는데, 남의 대통령으로서 북과 대화를 시도하고 미국에게도 대화를 촉구해도 시원찮은 판에 오히려 상대를 자극하며 전쟁가능성을 높이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문제가 심각한 것은 북이 그나마 전쟁이 아닌 대화를 통한 해결이라는 일말의 가능성을 접을 수밖에 없는 분명한 신호를 박대통령이 북에게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나마 희미하게나마 남은 희망의 싹을 아예 없애버리며 오직 대결, 전쟁으로만 치닫게 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박대통령이 측근들의 정보만 보고 북의 전력을 오판하거나 미국이 무조건적으로 전쟁에 개입할 것이라는 식으로만 알고있다면 이만저만한 착각이 아닐 수 없다. 



북은 미국과 상대로 이기겠다며 60년간 엄청난 군력을 키워왔고 미본토를 다종화된 핵무기를 탑재한 위성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발미사일로 위협하는 수준에 있다. 과연 미국이 코리아반도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반드시 개입할 것인지는 이미 심히 의문인 상태에 있다. 지난해 4월15일 태양절열병식에 북이 보여준 다양한 무기들과 최근의 21세기 전략적 교두보인 지상500km극궤도에의 위성 진입과 초전자기파핵탄시험으로 보이는 제3차핵시험의 성공은, 미국에게도 자칫 미본토가 불바다가 되고 워싱턴·뉴욕이 잿더미로 바뀔 위험을 심사숙고하지 않으면 안되게 만들고 있다. 



박대통령은 오늘 카니백악관대변인의 “오바마대통령과 안보팀이 북관련 현안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는 브리핑과 미국방부도 “미국에 대한 북의 선제공격 위협과 관련해 북의 행동과 위협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는 언급의 의미를 잘 새겨야 한다. 미국이 북과 관련해서 이정도로 우려하고 집중한 적이 없다. 키리졸브연습에 참가한다던 항공모함이 돌연 취소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미국은 이미 1970년대초에는 남베트남을, 1970년대말에는 이란을 떠난 전력이 있다. 갈수록 자국이익을 우선하는 지구촌에서 영원한 우방은 무엇이고 또 영원한 적은 무엇인가. 더구나 미국은 천문학적인 재정적자로 국방비마저 심각히 삭감해야 하는 처지가 아닌가.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그래도 같은 겨레의 손을 잡고 문제가 있으면 말로 풀고 함게 나아가야 않겠는가. 박대통령은 더 늦기 전에 위험천만한 전쟁발언을 중단하고 당장 특사파견을 비롯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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