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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4월16일 화요일 18: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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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너무나 잘 한 이정희후보, 그러나 지금은 전격적으로 사퇴할 때

너무나 잘 한 이정희후보, 그러나 지금은 전격적으로 사퇴할 때



10일 2차대선토론이 끝났다. 이번 토론에서도 진보당(통합진보당)의 이정희후보의 발언과 토론이 가장 돋보였다. 노동자·농민·서민의 권익을 대변하며 재벌해체의 필요를 인상적으로 설파했다. 이렇듯 진보적인 관점의 견해를 당당히 피력하면서도 새누리당의 박근혜후보의 재벌비호와 허구적 복지논리, 탈세 등의 문제를 예리하게 제기하는 균형감각을 잃지 않았다. 특히 이후보는 현장의 노동자·농민·자영업자들 목소리를 생생히 전달해 지난 토론의 ‘다카키 마사오’나 ‘6억’ 같은 충격 못지않은 감동과 울림을 주었다.


이후보는 두번의 대선토론을 통해 진보당의 독자성과 진보의제를 부각하며 자칫 이번 대선이 수구보수와 개혁보수의 양자대결로만 끝나며 노동자·농민·민중의 목소리가 묻히지 않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이명박정권의 5년실정을 심판하고 ‘이명박근혜’후보의 정치·경제·사회적인 본질과 한계를 적나라하게 폭로하는데서도 큰 역할을 했다. 높은 시청율과 검색어 1위가 말해주듯이, 이제 ‘다카키 마사오’가 누구고 ‘6억’이 어떤 돈인지를 모르는 유권자는 없다. 누가 과거에 사는 퇴행적인 후보이고 1% 부자들을 위해 앞장설 후보인가를 똑똑히 알았다.


이제 대선이 일주일 뒤로 다가왔고 사회·교육·과학·문화·여성 주제 대선토론이 한번 남았다. 지금이야말로 이정희후보가 허심하게 사퇴하며 문재인후보를 지지할 때다. 이후보 말대로 “박근혜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면 결코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2010년 경기지사선거에서 심상정후보가 3일전에 유시민후보를 지지하며 사퇴했지만 사표가 발생하며 그 결과가 좋지 못했다. 3차토론이 16일인데 대선 3일전이다. 다음 토론까지 하고 사퇴한다면 자칫 심상정의 경우처럼 후과가 생길 수 있다. 이미 가장 중요한 정치·경제·사회주제를 적지않게 다뤘다. 3차토론까지 하려는 것은 과욕이다.


유권자들에게 문·박후보간의 양자토론의 장을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이는 박후보가 양자토론을 극력 피하고 있는 조건에서 오직 이후보가 사퇴할 때만 가능하다. 그간 두번의 토론을 통해 이후보의 자질과 능력은 충분히 보였지만 문후보와 박후보간의 차이는 잘 드러나지 않았다. 유권자들은 이제 당선가능한 두 대선후보간의 토론을 통해 자신과 나라의 운명을 맡길 대통령을 선출하고 싶어 한다. 이후보는 유권자들의 이 열망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때로 아쉽게 사퇴하는 것이 다음토론에서 선전하는 것보다 더 큰 효과가 있다. 안철수·심상정의 예가 보여주듯이, 유권자들은 웅변보다 희생에서 더 큰 감동을 느끼고 있다.


이후보의 사퇴선언은 전격적일수록, 유권자·언론의 예측과 다를수록, 희생이 클수록 효과적이다. 이후보가 출마한 목적이 진보당의 독자성과 진보의제를 부각하고 ‘이명박근혜’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서라면 적기를 절대로 놓치지 말아야 한다. 때를 놓치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고 그동안 쌓은 공든탑을 스스로 허무는 것이 된다. 문·박간후보의 양자토론기회를 보장하고 사표를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2차대선토론의 여운이 사라지기 전이 가장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기 때문에, 지금 바로 사퇴해야 한다. 이후보가 크게 생각하고 멀리 보며 잘 결단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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