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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4월20일 토요일 20: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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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앞으로 고전이 예상되는 이정희후보

앞으로 고전이 예상되는 이정희후보



진보당(통합진보당)대통령후보로 이정희전대표가 선출됐다. 진보당은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온라인·현장투표에서 8622표의 이후보가 4659표의 민병렬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투표율은 36.8%로서 당권자 총3만6000여명 중 1만3522명이 투표했다. 이후보가 경기·광주·전남·전북 등에서 87~95%를 득표하고 민후보가 부산·경남·울산에서 68~91%를 득표한 사실이 말해주듯이, 이번 후보경선은 조직투표로 진행됐다. 이후보대 민후보의 득표율인 65%대 35%는 현재 대체적인 양조직의 세력판도를 말해준다.


문제는 투표율이다. 2007년 민주노동당대선투표율은 1차든 결선이든 70%대인 데 비해 30%대 투표율은 너무나 낮다. 이는 진보당대선후보로 나온 두 후보가 당권자들을 투표에 이정도밖에 참여시키지 못할 정도로 지지와 매력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진보당이 혼란을 겪고 분당이 된 오늘의 지경에 이른 근본원인을 찾아내고 그 해결대책을 내놓지 못한 데 대한 필연적 귀결이다. 한마디로 혁신하겠다는 의지도 능력도 보여주지 못한 후보들에 대한 당원들의 준엄한 심판이다.


이후보는 상당한 표차이로 당선됐다고 절대 만족할 일이 아니다. 본인의 당선소감에서 죄송함과 낮추겠음과 부족함을 언급했지만, 이것이 이후보의 혁신, 구당권파의 혁신, 당지도부의 혁신을 의미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이후보와 구당권파와 당지도부는 당에서 나갈만한 사람들이 다 나간 조건에서도 이정도밖에 투표율이 나오지 않은 사실을 뼈저린 총화와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대선에서도 진보후보다운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진보당의 혁신과 전진을 이루어 진보대통합당건설의 기관차가 될 수 있다.


민후보도 결국 그렇게 ‘쇄신’을 외쳤건만, 자체조직표외에는 별로 더 얻지 못했다는 냉정한 반응에서 크게 깨우쳐야 한다. 비조직당원들은 민후보를 참된 혁신후보로 여기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는 민후보를 낸 조직이 지역에서 구당권파와 별다른 이미지가 아니고 민후보 자신도 지난 강기갑지도부가 힘있게 혁신조치를 취할 수 없게 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혁신에 대한 공약도 매우 빈약했지만 당원들에게는 그 실천의지조차 믿음이 가지 않았다.


이번 대선후보경선은 진보당의 정상화가 여전히 요원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당원들은 비록 탈당하지 않았지만 지도부와 후보들을 신뢰하지 않고 있으며 후보들도 진정한 혁신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 이후보는 민주당내에서 이후보와의 연대로 얻을 표보다 잃을 표가 두배나 많다고들 하는 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더구나 정의당(진보정의당)의 심상정, 진보신당의 홍세화가 다른 진보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조건도 만만치않은 난제다.


제일 좋기로는 민주노총이 받쳐주고 연석회의에서 노동자민중의 단일후보를 내며 다른 진보정당후보들과 후보단일화를 이뤄내는 것이지만, 현재로서는 어려워보인다. 결국 각 진보정당들의 후보들이 각개약진하며 그나마 미미한 진보후보의 지지율을 세토막, 네토막으로 갈라 지리멸렬하게 될 경우, 그 후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진보당은 당연히 후보를 내어야 했지만 그 선출된 후보의 한계로 인해 앞으로 고전을 면치못할 것으로 보인다. 혁신 없이는 단결도 성과도 없다는 말이 새삼 되새겨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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