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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4월20일 토요일 8:28:52

[글] 유림 김룡린

유림 김룡린



유림이 세상을 떠났다. 북 인민배우 김룡린이 별세했다. 조중통은 지난 20일 김정은최고리더가 화환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날이나 그 직전에 사망했다고 보면 되겠다. 유림은 김룡린의 대표작 <이름없는영웅들>의 주인공이다. 북에서 유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인민배우란 별칭이 달리 있는게 아니다. 유림은 남에서도 유명하다. 이미 유튜브에 떠있는 북의 대표적인 첩보영화가 아닌가. 흑백영화고 오래됐는데도 여전히 흥미진진하다. 심리묘사를 잘해서라고 봐야 한다.

인상적인건, 007류의 헐리우드영화들과 애정선묘사가 전혀 다르다는거다. 남녀주인공 유림과 순희는 그토록 사랑하건만 손 한번 잡지않는다. 남의 보수세력입장에선 적대적인 내용의 영화겠지만 꼭 그렇게만 볼게 아니다. 영화를 영화로 보면 되겠다. 첩보영화가 으레 그렇지않은가. 하여튼 유림이 김룡린과 순희 김정화는 북에서 최고의 배우들인데, 둘다 각각 굴진공·벌목공과 운전수훈련생출신이라고 한다. <도라지꽃>으로 유명한 오미란이 군인출신인거처럼 정말 인상적이다. <꽃파는처녀>의 홍영희도 선반공출신이다. 김룡린은 <꽃파는처녀>에서 홍영희역 꽃분이의 오빠로도 나온다. 오중흡의 형제들을 그린 <유격대오형제>에도 출연한다.

다시 돌아가, 영화속 유림은 캠브리지대출신으로서 남에 특파된 기자인데, 실제로 당시 캠브리지대출신 소련첩보원들의 활약이 대단했다. 이른바 <캠브리지코민테른>이라고 해서 1930년대 캠브리지대를 수학한 후 MI5·MI6에 들어가 쏘영첩보전에서 결정적인 역할들을 한 친구들이 있다. 대쏘첩보대장이 쏘련첩보원이니 그 대결전은 보나마나다. 영국의 최고인텔리들이 쏘련첩보원이 돼 목숨을 걸고 싸웠다니 인상적이지않은가. 근데 남은 이런 명문대출신 인텔리혁명가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렇다면? 차베스는 육사교관을 하며 1만명을 길러내 좌익쿠데타로 세상을 바꾸려했다. 남 통혁당의 한 핵심도 육사교관으로 포치됐다가 잡혔다. 전향을 해도 사형감이었는데 그 집안이 영남의 유명한 가문이라 온집안의 힘을 발동해서 겨우 살았다 한다.

하여튼 김룡린이 세상을 떠났다. 북에선 서거라 표현한다. 그 정도의 배우다. 남에선 누가 이런 평가를 받을수 있겠는가. 최민식? 스크린쿼터반대투쟁을 하면서 깨달은바 있어 농민대회에 나와 큰절을 올리며 앞으로 연대투쟁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한 일이 기억난다. 힐링캠프에 나와서 은사의 영상을 보고 눈물을 흘리던 모습도 떠오른다. 이전처럼 치열히 살지못한다며 ··· <명량>의 이순신장군역할을 최민식 아니고 누가 하겠는가. 1700만을 동원한 힘도 최민식의 연기와 무관할수 없다. 최민식은 남의 김룡린이 될수 있을까.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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