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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3월29일 금요일 8: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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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길어질수밖에

길어질수밖에



보니 길어지게 됐다. 메이데이때 무2일방식까지 고안해냈지만 여전히 <<세월>호는 민주노총이 아니고 민주노총은 <세월>호가 아니다.> 메이데이부터 매일같이 밤샘으로 이어지는 항쟁이 터지기에는 아직 우리민중의 트라우마가 깊고 항쟁추동역량은 리더십이 턱없이 부족하다. 안다. 알아도 최선을 다하느라 말하지않았을뿐, 알만한 사람은 다안다.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참을수가 없다. 수많은 변혁운동가·정치활동가·선진대중의 피땀어린 지난한 노력을 한방에 툭 털어먹고 아닌보살하는 후안무치 사이비들을 정리하지않고는 되는일이 없다는게 갈수록 분명해지고있다.

 

수구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건 지금 남에 맞지않는다. 남의 진보는 분열·패권으로도 망하지만 무능으로 더 망하고있다. 우리눈앞에서 서서히 가라앉으며 어린생명들이 죽는걸 바라보는 비참함이 진보를 바라보면서 있어왔다. 하루이틀이 아니다. 적어도 지난 20년간 학생운동을 1/100로 축소시키고, 노동운동에서 중소기업·비정규직노동자들조직율을 바닥으로 만들고, 2000년이래 15년간의 진보정당운동을 두번이나 깨먹다가 결국 존재자체마저 없어지게 만든 패당은 누구인가. 그책임을 졌다는 소리를 들은적이 있던가.

 

싸우는민중은 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먹고살기 바쁜 민중들도 감으론 안다. 다만 말을 안할뿐이고 그래서 쳐다보지도 않을뿐이다. 수구를 밀어내고 그 비슷한 개혁을 앉히는거도 아니라지만, 별반 달라보이지않는 진보도 믿지않는다.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는데 그일에 어찌 목숨을 걸겠는가. 자기만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의 목숨도 걸렸는데 확신없이 하겠는가. 지금 진보는 그확신을 심어주는데 성공하지못했다. 그냥 최저선으로, 최저선으로, 최저선으로 갈뿐이다. 언제부터 우리식이 최저선이 되었는가. 목숨걸고 싸우는민중은 최저선을 승리라 생각하지않는다.

 

주체가 없고 교육이 없고 소조가 없고 총화가 없고 비판이 없고 책임지는사람이 없다. 그러다보니 믿음도 없고 열의도 없고 투지도 없고 창의도 없고 혁신도 없다. 없는거 투성이니 뭐가 달라지겠는가. 지난날처럼 앞으로도 이런식일거다. 최저선! 그렇다. 죽지는 않는다. 허나 이런식으론 이기진 못한다. 살기는 하겠지만 이기진 못한다. 그냥 이대로 수십년이 지나도 명맥만 유지할거란 무력감·패배감이 팽배하는데 뭘 바꿀수 있겠는가. 남외부로부터의 결정적으로 유리한 변수가 생겨도 남스스로의 역량이 이모양이라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건 없다. 아직도 최저선은 혁명하는이의 목표가 아니란 걸 더 설명해야 하는가.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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