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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12월2일 토요일 5: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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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바쁘면 그냥 건너뛰라 (2)

바쁘면 그냥 건너뛰라 (2) 
북은 이 와중에도 ‘유보’라 했다. 그리고 말이 없다. 상황을 지켜보는 거다. 북은 잘못한 게 없다. 잘한 거만 있다. 남이 민간방북전에 당국회담부터 하자 했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개성공단·금강산문제부터 풀자 했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12일에 장관급회담을 그것도 서울에서 하자 했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그 실무준비회담을 개성이 아닌 판문점에서 하자 했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의제에서 6.15·7.4행사참여는 각자 알아서 발표하자 했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당국회담은 장관급을 수석대표로 하자 했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헌데 이렇게 하자는대로 하니 우습게 보였을까. 이게 박근혜식 ‘신뢰프로세스’일까. 언론에서 나서지 않는 김양건비서를 마치 무슨 언질이라도 있었듯이 부각하더니, 결국 안되니까 멀쩡한 장관급 서기국장을 남측정부의 국장급이니 차관급이니 생트집을 잡아 북을 궁지로 몬다. 그럼 어떡하나. 이 국장이 장관급이고 이 국장이 나서야 일이 되는데. 그러니 북으로선 어쩔 수 없이 당국회담을 ‘거시기’할 수밖에. 근데 놀라운 건 이 와중에도 그 ‘거시기’가 ‘유보’다. ‘무산’, ‘파기’가 아니다. 
중미정상회담에서 북을 압박하는 소리가 나오니 북이 남북당국회담을 깼다는 멍청한 소리가 있다. 북을 압박하긴, ‘북핵불용’이라, 그럼 두 대국의 정상들이 ‘북핵허용’할 줄 알았냐. 이스라엘, 파키스탄 좋아하겠다. 게다가 이 네글자조차 대통령들이 직접 말하지 못하고 격을 떨어뜨려 대독시켰다. 이런 립서비스수준의 무맥한 소리도 드러내놓고 하지못할 정도로 주눅이 든 모습이다. 그래, 이렇게 말하면, 북이 “아, ‘북핵불용’이라니, 무서워라, 빨리 그많은 핵무기들 다 폐기해야지” 할 줄 알았는가. 북은 웃는다. 이런게 정확히 비웃음이다. 
결국 남북당국회담은 하게 된다. 그게 다시 장관급으로 하든, 총리급으로 격상되든 어떻든 이뤄진다. 사실 이거 안해도 그만이다. 다 남북최고위급회담, 박근혜대통령의 방북을 위한 수순에 불과한 거. 시간 좀 지나 바빠맞게 되면 그냥 건너뛰어도 된다. 누가 장관급으로 금강산재개·개성공단정상화·비무장지대제2개성공단 합의하면 믿겠나. 대통령들이 방북하고 사인하고 선포하고 그래도 다음 가카가 단번에 깨버리는데. 미국이 핵폭격기가 다시 띄워도 또 깨진다. 그래서 박대통령의 방북만이 아니라 북미평화협정이 절대적인 전제가 된다. 머지않아 그리게 될 코리아반도의 미래다. 아님 전쟁이다.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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