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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4월25일 목요일 16:2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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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쁘띠적으론 못바꾼다

쁘띠적으론 못바꾼다




걸인에겐 적선을 해야 한다. 적선은 동정이고 동정은 쁘띠의 정서다. 재벌은 깔아버린다. “저것들 치웟!”하면 공권력이 투입돼 난지도에 버리든지 수용소에 가둬버린다. 재벌은 냉정하다. 잔인하다. 쁘띠는 그렇지 않다. 허나 이런 식으론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사회안전망’, ‘복지’와 같은 쁘띠의 방식으론 세상을 바꿀 수 없다. 그냥 마음의 위안이 좀 될 뿐이다. 



노동계급은 실업이 없고 교육·의료가 무료인 세상을 만들어 걸인이 안생기게 한다. 그러면서도 당장의 적선도 잊지말아야 한다. 그 적선이 하루의 밥이다. 단, 그 하루의 밥을 나누면서 근본적인 변혁을 다짐해야 한다. 전망적인 목표를 늘 확인하면서 당장의 생활적 과제도 놓치지 않아야 정답이다. 그래야 민중의 마음을 얻는다. 이게 노동계급식이다. 



오늘도 가슴아린 노동자들의 죽음소식을 듣는다. 기아차화성공장의 비정규직해고자가 어제밤 자살을 했다. 삼성반도체불산누출로 1명이 숨지고 4명이 중태다. 구미불산누출사고로 5명이 죽은 지 4개월만에 벌어진 일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이땅의 노동자들은 죽어가고 있다. 동정이 필요한가, 변혁이 필요한가. 우리는 안다. 쁘띠의 방식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단호해야 한다. 비타협적이어야 한다. 매일같이 죽어나가는데, 죽기로 싸우지 않을 이유가 뭔가. 사즉생, 죽기를 결심해야 산다. 이젠 결단을 내릴 때가 됐다. 이명박5년을 보고도 박근혜5년에 환상을 가진다는 건 정말로 어리석다. 적대적 성격의 모순은 비타협적 방식으로만 해소된다. 비적대성으로 보고 타협에 기대를 거는 건 쁘띠적 사고다. 세상은 노동계급적으로만 바뀐다, 쁘띠적으론 못바꾼다.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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