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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4월20일 토요일 4:4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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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두더지게임의 두더지

두더지게임의 두더지




두더지게임을 아는가. 웬만한 사람이면 한두번씩은 해봤을 인기있는 게임이다. 두더지가 튀어나오면 플라스틱방망이로 내려친다. 두더지는 계속 튀어나온다. 거의 동시에 튀어나오기도 한다. 그럴 땐 순발력있게 내려쳐야 한다. 만약 돈과 상관없이 계속 튀어나오는 게임이라면? 멈추게 하려면, 두더지를 쇠망치로 내리쳐 박살내든지, 게임기를 해체하든지, 전원을 빼버리든지 해야 한다. 



속성이란 이런 거다. 몸에 배어있어 언제든 튀어나온다. 특히 쁘띠성이 그렇다. 소아를 중심으로 생각하니, 대의를 운운해도, 결국 집단보다 개인을 우선시한다. 집단의 지혜와 힘을 발동하기보단 소총명에 의지하고, 단결하기보다 분열하고, 아래로 내려가기보다 위를 쳐다본다. 통이 크고 혁신적으로 사업하기보다 소극적이고 보신적으로 사업한다. 꾸준히 점점 더 잘하기보다 기복이 있고 반짝하다가는 꺼져버린다. 매너리즘·패배주의, 다 쁘띠성의 발로다. 



세상을 바꾸는 걸, 변혁이라고 부른다. 노동계급이 앞장서서 노동계급·민중이 주인된 세상을 만든다. 이 통이 크고 혁신적인 활동을 끝까지 잘하려면 노동계급성을 가져야 한다. 쇳소리나는 강철같은 노동계급적 변혁성이 없이 늘 기회주의적으로 동요하는 소시민적 쁘띠성으로는 잠깐 반짝은 해도 꾸준히 끝까지 잘할 순 없다. 이는 소시민정당, 쁘띠정당인 부르주아개혁정당이나 사회민주주의정당으로 세상을 바꿀 수 없는 거와 같다. 



스스로 중산층, 쁘띠의 후손으로서 지식인이 되고 그런 직업을 가졌다고 생각한다면, 더 노력해야 한다. 공장투신·노조활동·계급투쟁이나 변혁적 사상학습·조직생활·실천투쟁으로 자신을 혁신하지 않고서는 이 계급적 한계는 두더지게임의 두더지처럼 집요하게 고개를 쳐든다. 그때마다 플라스틱망치로 가볍게 두들기는 정도론 끊임없이 튀어나오는 두더지들의 등장에 언젠가 지쳐 나가떨어지고 만다. 



근본적이고 결정적인 조치, 계급적·사상적 한계를 극복하는 과감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필요한 게, 대의에 대한 깊이있는 탐구고 대의에 공감하며 함께 하는 동지들이며 대의를 이루기 위한 줄기찬 투쟁이다. 쁘띠로서 가진 기득권을 내려놓고 대의를 위해 모든 걸 바치겠다는 각오와 헌신이 없이는 이뤄지지 않는 일이다. 변혁은 한편으로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할 때, 그건 자기속의 쁘띠성을 없애는 싸움이란 뜻이다. 끈질기게 튀어나오는 두더지와의 싸움이다. 


조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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