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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전태일열사의 염원은 21세기 노동자들의 지향

13일 한국동서발전과 시공사인 HJ중공업경영진은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울산화력발전소사고가 발생한지 8일이 지나서다. 두회사는 사고책임범위, 관리·감독부실에 대해 대답을 회피했다. 이날기준 사망자는 6명이고, 마지막 실종자는 여전히 수색중이다. 외주화·도급제는 노동자들에게 고용불안만이 아니라 산업재해까지 강요한다. 10일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2차하청업체 소속노동자로 일했던 고김충현씨와 동료노동자들이 무려 77%에 달하는 노무비를 떼였다고 폭로됐다. 한국서부발전(원청)이 한전KPS(1차하청)에 지급한 1인당 인건비는 약1억3600만원이었으나 하도급업체인 한국파워오엔엠(재하청)을 거쳐 노동자들에게 지급된 액수는 고작 4708만원에 불과했다. 안전비용과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 <위험의 외주화>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발전소도급제문제는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한전KPS는 매년 하청업체와 1년 단위로 쪼개기계약을 맺고 있다. 하청노동자들은 1년마다 이름만 바꾼 새로운 회사와 새롭게 근로계약을 맺게된다. 현재 법원과 고용노동부는 한전KPS의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직접고용을 지시한 상태다. 폭로에 따르면 태안화력발전소 고김용균씨 역시 원래 520만원정도의 월급을 받아야 했으나, 실제로 받은 급여는 220만원에 불과했다. 김용균·김충현씨는 절반이상 적게 금여를 받으며 고위노동을 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피해자들도 일하던 9명중 8명이 하청노동자들이었다. 착취에 시달리다 사회적 타살에 이르는 최악의 사태가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에 대해 노조는 하도급구조를 없애고 직접고용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특수고용직도 심각한 문제다. 10일 쿠팡소속 특수고용직 택배노동자가 물류센터로 복귀하던중 사고로 숨졌다. 해당노동자는 하루 12시간을 일해왔다. 쿠팡의 야간노동은 매우 악명높다. 지난해 5월에도 주6일근무, 하루약10시간 근무하던 노동자가 과로사로 숨졌다. 두달뒤 쿠팡새벽배송 택배노동자도 주60시간 일하면서 업무부담가중요인으로 야간근무를 하다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두노동자 모두 산재가 인정됐다. 쿠팡은 처음 자체배송을 시작할 때 택배노동자를 직접고용했으나 시장점유율을 높인후 배송부문을 자회사와 하청체제로 전환했다. 이후 정규직이었던 택배노동자들도 개인사업자로 전환시켰다. 고용구조가 변경된 후로 노동조건은 지속적으로 나빠졌다. 특히 택배단가는 매년 떨어져 정규근무로는 생계가 보장되지 않을 정도가 됐다. 야간노동·장시간노동의 이유가 여기에 있다.

55년전 11월13일, 전태일열사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를 외치며 산화했다. 전태일열사의 절실한 요구는 아직까지 실현되지 않았다. 비정규직·하청노동자, 특수고용·플랫폼 등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자와 같이 착취구조는 더욱 세분화되고 교묘해졌다. 더해 기술혁신의 결과인 AI(인공지능)가 노동자·민중을 위해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용불안의 범위를 확대하는데 악용되고 있다. 노동자들은 생존권을 위협받으면서도 제도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며 <노란봉투법>도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전태일열사의 염원은 21세기 노동자들의 지향이다. 1987년 7~9월 노동자대투쟁이 보여주듯이, 단결투쟁만이 노동자·민중의 권리를 실현하며 참세상을 앞당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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