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미국·아르헨티나의 통화스와프계약이 확정됐다. 그규모는 200억달러다. 이례적으로 같은날 아르헨티나 유동성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미정부가 페소화를 직접 구매했다. 발표직후 페소·아르헨티나달러채권가격이 올라 달러당 60.5센트에 거래되고 페소화는 달러당 1418페소로 0.8% 반등했다. 언론은 통화스와프체결과 페소화구매 등 일련의 조치들이 미국의 아르헨티나 중간선거지원을 의도로 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한편 미국내에서는 이번조치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이 고율관세대응으로 미국산 대두수입을 중단하고 아르헨티나산 대두를 구입하기로 하면서 미농가가 직격탄을 맞아서다.
아르헨티나경제위기는 200억달러로 구제될 수준이 아니다. 2023년 12월 집권한 말레이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고물가를 잡겠다며 페소가치를 절하했다. 더해 보조금·공공일자리축소 등 긴축정책을 병행했다. 초반에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였으나, 실업률은 7.6%, 물가상승률은 30%대, 긴축으로 인한 대중교통·에너지비용은 300% 급등했다. 특히 환율방어에 외환을 대거 투입하면서 외환보유고가 거덜나는 지경에 이르렀다. 불안정한 내수경제에 페소화강세조치로 수출경쟁력이 줄어들면서 제조업도 타격을 입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페소강세가 <산더미같은 외채를 상환하는데 필요한 달러재고를 구축하는 것을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교훈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통화스와프핵심은 통화량조절의 어려움에 있다. <한>미간 통화가치가 변동될시 원화는 치명타를 입고, 환율이 달러당 2000원대로 폭등해도 관련기관의 자율권이 훼손돼 조치를 취할 수 없게된다. 달러체제에 완전히 종속되고 달러의 가치가 흔들릴때마다 그 위험성은 <한국>에 전가된다. 달러가 투입될시 발생하는 <심리적 안정>으로 인해 주가는 일시적으로 상승하지만, 이는 필연적으로 거품이 꺼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특히 약정된 환율에 따라 국가간 자국통화를 서로 교환하는 방식이라는데 그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 환율과 무역은 불가분리의 관계에 있으므로 수출위주의 <한국>경제는 제2의 외환위기를 피할 수 없다.
통화스와프는 금융예속의 결정판이다. 미국의 유구한 <먼로선언>·<큰몽둥이정책>은 오늘날 방식만 달라졌을 뿐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에는 <산소호흡기>수준의 200억달러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며 대미예속화를 강화하고, 반미국가 베네수엘라에는 군사적 침략을, 브릭스의 브라질에는 50%관세협박을 해대고 있다. 상투적인 갈라치기수법이자 대중견제를 위한 교활한 조치다. 31일 예정된 APEC을 <빅딜>기회로 볼게 아니라 협상판을 뒤엎을 결단이 필요하다. 국내외의 경제전문가들은 15%관세를 받고 줄 3500억달러투자는 반드시 손해라고 분석하고 있다. 차라리 25%, 50% 심지어는 100% 관세를 물더라도 3500억달러의 발끝에도 못미친다. 트럼프의 <미치광이>전략은 끝없는 <개미지옥>이다. 아예 발을 들여놓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