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평화주의는 구별해야한다. 평화는 진리나 평화주의는 오류다. 좋은 말에 <주의>가 붙어 변질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절대화하면서 생기는 문제다. 개량과 개량주의, 기회와 기회주의가 그렇다. 평화를 위해 때로 비평화를 감수해야할 때가 있다. 외세의 침략에 맞서 민족이, 파쇼의 무력탄압에 맞서 민중이 무장을 드는 경우가 그렇다. 이런 경우에도 평화를 외치며 맨손으로 맞선다는것은 무리죽음을 자초하는 어리석은 짓이다. 3.1봉기는 위대한 항쟁이지만 비평화적방법의 한계가 뚜렷했다. 그이후 애국지사들이 만주로 가 무장항쟁을 준비한 이유다.
무릇 경우에 맞게 해야한다. 해방과 혁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은 평화와 비평화 모두 있다. 결국 역량대비가 결정한다. 그힘을 키우기 위해, 대중의 의식화·조직화·전력화를 위해 평화적방법의 대중투쟁을 꾸준히 전개하는것이 중요하다. 대중의 각성을 위한 필수적준비과정을 위해서는 대중의 정서에 맞는 방법, 합법적형태의 투쟁이 기본이 된다. 그렇게 해서 충분히 축적됐다싶으면 결정적비약에 도전해야한다. 보통 이때 비평화적방법이 동원된다. 항일투쟁의 마지막시기가 이러했다. 러시아혁명때나 베트남해방때처럼 인류역사는 언제나 이를 빛나게 기록한다.
조선은 2018~19 평화적방법으로 조미문제, 북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어느정도냐면 최고리더가 목숨을 건 행보를 무려 4번이나 했다. 2018.4 판문점 북남, 2018.6 싱가포르 조미, 2019.2 하노이 조미, 2019.6 판문점 조미·북남간 회담·회동은 그만큼 위험했다. 이렇게 했으면 충분히 <협상주로의갈수있는곳까지다가보았>다고 단언할수 있다. 2년에 걸쳐 생사를 건 모험을 4번이나 했으면 됐지, 더 기대한다는것은 무리다. 조선은 이후 2019.1 신년사에 담았던 경고 <새로운길>을 2021.1 8차당대회때 당규약전문을 <전국적범위에서사회의자주적민주주의적발전>으로 개정하며 세련되게 담아내었고, 2022우크라이나전·2023팔레스타인전이후 2024.1 최고인민회의시정연설에서 <평정선언>으로 명확히 했으며 2025.1에는 이를 재확인했다. 평화에서 비평화로의 노선전환은 큰일인만큼 당대회에서의 규약전문개정과 최고인민회의에서의 시정연설이라는 최고수준의 과정이 필요했다.
이렇게까지 해서 길·노선을 바꾼 만큼 트럼프가 재집권하고 이재명개혁정권이 들어섰다고 달라질리 없다. 모든것은 변하고 다 경우에 맞게 해야하는만큼, 트럼프와 이재명이 미군철거와 보안법철폐의 결단을 내린다면 달라질수 있다. 이정도가 아니라면 조선은 쳐다보지도 않을것이다. 조선의 논리상, 전략전술상 그래야 맞다. 트럼프는 그래도 수가 나름 높아 <조선핵보유>를 언급하고 <미군감축>의 운을 떼며 노력하고있는데, 이재명은 그만 못해 보인다. 이종석·정동영·임종석정도의 인사로는 한참 멀었다. 갈길이 멀다.
조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