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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5 항쟁의기관차〉 〈오펜하이머〉 파괴하는 힘

1920년대 오펜하이머는 보어의 추천으로 전공을 실험물리학에서 이론물리학으로 바꾼뒤 양자역학으로 이름을 날린다. 비슷한 시기 나치독일에서 먼저 핵분열현상이 발견된다. 미국은 핵무기개발을 위한 <맨해튼프로젝트>를 시작하고 핵심과학자로 오펜하이머를 기용한다. 오펜하이머와 동료과학자들은 로스앨러모스연구소에서 원자폭탄연구를 시작한다. 나치독일이 패망한뒤 원자폭탄의 타깃은 일본으로 바뀐다. 최초의 핵실험인 트리니티실험에 성공한뒤 2개원자탄이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에 투하된다. 2차대전이 끝난뒤 오펜하이머는 수소탄개발반대를 내세우다가 <공산주의자>누명을 쓰고 보안인가갱신이 거부된다. 한편 오펜하이머에 앙심을 품고 궁지로 내몰았던 원자력위원회소속 스트로스는 상무장관이 되기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그실체가 드러나 실각된다.

왜 개발했는가. 오펜하이머의 반나치의식은 그주변인물들과 스페인내전때 인민전선을 후원한 전력을 통해 충분히 확인된다. 애인이었던 진은 공산당원이었고 부인 키티도 한때 공산당에 우호적이었다. 나치독일의 핵물리학자 하이젠베르그가 핵분열현상을 발견한것에 자극을 받은것도 그근저에는 2차세계대전의 침략국인 독일이 먼저 핵무기를 손에 쥐면 안된다는 대의가 있었다. 미국의 동맹국인 소련과 핵무기개발에서 연대를 해야한다는 오펜하이머의 주장은 반파쇼전선이 정의였던 당시에 합당한 의견이었다. 제국주의미국이 2차세계대전중에도 사회주의소련을 내적으로 적대시하고있었다는점을 오펜하이머는 몰랐다. 반파쇼와 반소련이 부딪치는 와중에 벌어진 일본핵투하, 오펜하이머는 사람들의 환호성속에서 울부짖음의 환상을 본다. 불의의 본질은 파시즘이 아니라 제국주의였다. 정의의 탈을 쓴 불의에 오펜하이머가 자기분열적고통을 경험한 이유다.

<덩케르크>·<테넷>에서 <오펜하이머>까지. 놀란감독은 최근작들에서 일관되게 전쟁을 말한다. 전쟁은 어떠한 관점으로 바라보는가가 중요하다. <덩케르크>는 1940 2차세계대전당시 덩케르크해안에서 고립된 영국군의 철수작전을 담고있다. 전쟁의 참혹함과 민중의 영웅성을 내세우지만 그바탕에는 영제국주의에 대한 옹호와 찬사가 깔려있다. 우크라이나 오페라하우스의 폭발로 시작하는 <테넷>은 시종일관 반러입장을 견지하며 국적이 다른 인물들간의 관계는 현국제정세를 반영하고있다. 시간을 역행하는 구조는 마치 역사발전을 역행하는것으로도 보인다. 2023 개봉한 <오펜하이머>는 반핵·반전을 말하는가. 3차세계대전에서 핵, 특히 전술핵은 제국주의진영이 아닌 반제진영의 무기다. 반전의 가면뒤에 친제국주의의 본질이 있다. 

파괴하는 힘을 누가 갖는가에 따라 역사는 순행하기도, 역행하기도 한다. 핵을 손에 쥔 미제는 <냉전>의 희생물로 전락한 코리아반도에 원자탄을 투하하려고했다. 유럽에서는 그리스, 아시아에서는 코리아를 <철의장막>으로 삼은 제국주의진영에 사회주의종주국 소련이 소극적이었던 이유중 하나도 핵무기에 있다. 미국은 무기경쟁을 부추겨 소련의 몰락을 재촉했고 압도적무력을 내세워 신생독립국들을 침략했다. 오늘날 조선·중국·러시아가 핵·미사일최강국으로 비약하게 된것은 미제국주의의 핵침략위협에 따른 반작용이다. 3차세계대전중인 지금, 제국주의내 호전세력의 책략에 비호전세력이 역행하는 배경에는 반제진영의 위력이 있다. 정의의 편인 반제진영이 강력한 힘을 손에 쥐고 제국주의진영에 맞서자, 역사는 그어느때보다 빠르게 전진하고있다. 그힘은 이제 반제진영의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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