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연속이 아닌것이 없다. 연속은 연관 더하기 운동, 곧 변증법이다. 모든것은 연관돼있고 끊임없이 변화하는데 비해 그것을 이해하는 사람의 두뇌는 언제나 제한돼있다. 머릿속에 불연속이 아닌것이 없다. 심지어 변증법을 터득해도 말이다. 의식이 물질의 반영이라는 말은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일부만 담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본질이 중요하다. 본질적내용이 목표다. 목표는 목표, 수단·방법은 수단·방법이다. 이둘사이의 혼동은 오류의 근원중 하나다.
전쟁은 목표가 아니라 수단·방법이다. 전쟁을 왜 하는가, 그목표를 먼저 봐야한다. 전쟁앞에 무엇이 붙는지, 정의인지 부정의인지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전쟁이라는 운동은 그주체가 무엇을 노리는가에 따라 성격이 규정된다. 가령 1차세계대전은 제국주의간전쟁으로서 양측 다 부정의의 전쟁을 벌였다. 반면 2차세계대전은 반파쇼전쟁으로서 파쇼세력은 부정의, 반파쇼세력은 정의의 전쟁을 벌였다. 태평양에서 일본군국주의와 싸운 미제국주의는 정의의 전쟁을 벌인것이다. 자본의 탐욕이 있든 지휘관들의 욕망이 있든 병사들 개개인의 배경과 상관없이 당시 미국의 전쟁은 정의의 편에 있었다.
최근 미국과 일본이 이오지마위령식을 가졌다. 과달카날처럼 전략적으로 중요해 미군과 일본군의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곳이다. 그두나라가 이제는 적당히 화해하고 함께 싸우자고 한다. 공동의 적은 조선·중국·러시아등 반제국가들이다. 하여 이제는 미국도 과거 일본처럼 부정의의 편에 서서 노골적인 침략전쟁을 벌이겠다고 한다. 제국주의진영인 미국·일본과 반제진영인 조선·중국·러시아간의 <제2의태평양전>은 3차세계대전의 본격화다. 정의의 대의는 반제진영편 에 있다.
정의와 부정의의 경계는 이렇듯 종이 한장의 차이, 얇다. 조건이 바뀌면 진리는 오류로 변한다. 평화와 비평화, 옳음과 그름, 이성과 광기, 영웅과 비영웅, 그리고 삶과 죽음의 경계도 마찬가지다. 전쟁이란 격렬한 대결, 비상한 계기는 이 모든 선을 모호하게 만들며 쉽게 넘나들게 한다. 전쟁의 목표·성격을 놓치면 불피코 염전(厭戰)의 정서에 사로잡히게 된다. 무력에 군대와 무기외에 사상이 필요한 이유다. 사상이, 사상사업이 결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