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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3월28일 목요일 19: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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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봄〉 회복촉구 대규모 집회·행진 18일까지 이어져 … 2차 평화미국원정 31일째

민주주의 봄(Democracy Spring)을 되찾자는 시민들의 집회와 행진이 미국정치의 중심인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주변에서 열렸다.
 
11일 오전11시30분 유니온센터(Union Center)의 콜롬버스 써클(Columbus Circle)앞에 모인 시민들은 간단하게 집회를 개최한 후 국회의사당(Washington Capital)까지 행진하면서 민주주의를 되찾자며 미정치권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주의의 봄> 행사는 4월 2일 필라델피아에서 워싱턴까지의 행진을 시작으로 오는 18일까지 워싱턴DC에서 진행된다. 필라델피아에서 워싱턴까지 이어진 열흘간의 도보행진에는 160여명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해 참다운 <민주주의 봄> 회복을 촉구했다. 필라델피아는 1776년 미국독립선언이 선포된 곳으로 미국독립운동의 중심지이자 미국 민주주의를 상징한다. 
 
원정단은 <민주주의 봄> 첫날(sit-in kick off day) 집회와 행진에 참가해 남코리아의 진정한 민주주의 구현을 촉구했다. 원정단은 <돈에 상관없이 자유롭고 공정한 목소리를 내야한다!>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을 원한다!> <세월호를 인양하라!> 등의 영문플래카드를 들고 행진에 참가했다. 
 
행진 중 시민들은 세월호 플래카드를 보고 원정단에게 무슨 내용인지를 묻고 남코리아의 참담한 현실과 민주주의 실종에 진정으로 안타까워했다. 그들은 <정말 끔찍한 일이다.>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사실인가? 믿을 수 없다.>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는 미국과 똑같다. 아주 천박하다.>는 등 남코리아정부를 비판했다.
 
한편 <세월>호참사 2주기 추모집회와 추모모임이 4월 15~16일 연속으로 개최된다. 15일 12시 백악관앞에서 <세월호참사진상규명·박근혜정권퇴진 촉구집회>가 원정단과 미주동포, 미국평화단체들이 공동개최하며 16일 오후6시 윌리엄조평화센터에서 워싱턴DC동포들의 <세월>호추모모임이 개최될 예정이다. 
 
돈으로 얼룩진 민주주의
 
올해 처음 열린 <민주주의의 봄>이 의미하는 것은 명확하다. 미국민중들은 더 이상 돈으로 좌지우지되는 선거와 민주주의를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선거는 <돈이 있는 자가 이긴다>고 할 만큼 후보자가 얼마나 많은 정치후원금을 모집했는가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후보자들은 선거기간 내내 유세와 선거자금 모금 활동을 병행한다.
 
미국인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나 정당에게 후원금을 낼 수 있고 특정후보나 정당을 지지하는 정치활동위원회(Political Action Committee, PAC)에 후원금을 낼 수도 있다. 개인은 특정 후보에게 한 번에 1000달러씩 총 2만5000달러를 기부할 수 있고 정당후원금을 1년 1만5000달러까지 낼 수 있다.
 
이와 관련, 2010년 미국 대법원은 <수정헌법1조에 따라 특정 후보를 지원·반대하기 위해 비영리조직이 독자적으로 지출하는 정치비용을 정부가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판결했으나 또 다른 판결에서는 <특정후보의 선거운동캠프와 조율하지 않은 독자적인 지출은 의회가 제한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려 사실상 정치활동위원회에 무제한으로 선거자금을 모금할 수 있는 길을 터주었다.
 
이른바 슈퍼팩(Super Political Action Committee, Super PAC)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슈퍼팩은 특정후보자나 정당과 협의·조율없이 독자적으로 활동한다는 전제아래 개인과 기업들로부터 무제한으로 자금을 모으고 TV등의 미디어를 통해 특정후보를 지지하거나 비판하는 광고를 내보낼 수 있게 허용하고 있다. 후원금액제한이 없는 만큼 슈퍼팩은 선거의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직접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다가 합법적으로 로비활동을 보장해 이익단체들이 로비스트를 통해 의회의 입법활동에 직접 개입한다. 선거에서든 의회에서든 자본의 개입이 일상다반사가 돼 민주주의를 농락한지 오래된 상태다. 미국이 자랑하는 민주주의는 결국 돈에 오염되어 소수의 이익을 대변하는 도구로 전락되고 민중들의 참다운 민주주의 열망과 꿈이 산산히 짓밟힌지 오래이다. 
 
특히 올해 미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각 당의 내부경선이 6월까지 진행중에 있으며 7월 전당대회에서 당대선후보 확정, 11월 8일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선거인단선거와 12월 19일 대통령선거가 치뤄질 예정이어서 <민주주의 봄> 회복촉구투쟁은 유의미한 투쟁으로 전개되고 있다. 
 
<민주주의의 봄>은 선거와 민주주의에서 돈을 퇴출시킬 것을 주장한다. 홈페이지에는 <이제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대규모의 비폭력운동을 펼쳐야 한다. 우리는 10일동안 필라델피아에서 워싱턴까지 140마일을 행진했다. 의회가 돈(Big money)으로 얼룩진 정치를 끝장내며 자유롭고 공평한 선거 보장을 위해, 모든 미국인들이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즉각 행동할 것을 요구하기 위해 수천명의 사람들이 국회의사당으로 모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연행을 각오한 진정한 민주주의 회복투쟁 전개
 
집회와행진에 참가한 원정단은 1·2차 원정과정에서 굳건한 연대를 이어가고 있는 코드핑크와 인사를 나눴다. 2002년 이라크전쟁반대를 촉구하며 결성된 코드핑크는 <여성이 부패와 돈을 쓸어버리자>는 주제로 다양한 선전전을 진행했다. 코드핑크가 만든 부패 로비스트 인형은 시위대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어 행진참가자 중의 한 남성은 <1월에 죽은 친구가 있다. 그 친구의 사진을 들고 행진에 참가했다.>며 <모르는 사람들과 행진하는 것은 정말 인상적인 기억이 될거다. 참가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원정단을 소개하자 <2년전 제주에 갔다왔다.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건설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미군은 남코리아에 더 이상 주둔할 필요 없다.>며 미군이 남코리아에서 떠나라고 주장했다.
 
평화활동가 헬렌은 원정단을 보자마자 <남코리아에서 평화미국원정단이 왔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정말 만나서 반갑다. 환영한다.>며 원정단의 피씨구호의 내용을 적극 지지하고 응원을 보냈다.
 
이날 집회·행진에는 미국각지에서 수천명의 사람들이 참가했으며 400여명이 자발적으로 연행을 각오한 채 완강히 투쟁을 벌이다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민주주의의 봄> 관계자는 <사람들이 기꺼이 연행을 결의하며 민주주의투쟁에 임했다. 오늘 체포된 사람들이 나오면 다음날 또다시 연행을 각오하고 시위에 참여할 예정이다.>며 <첫날인 오늘 모든 주제를 포괄하는 의미의 집회·행진을 개최하고 내일부터 매일 노동, 학생, 청년문제 등 구체적인 주제와 이슈를 가지고 1주일간 진행하기로 했다. 지금도 전국각지에서 사람들이 버스를 타고 이곳으로 모이고 있다. <민주주의 봄> 주간이 끝나고 나면 또 다른 투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행진 참가자들은 너나없이 서로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를 나눈 후 대화를 주고받으며 연대를 이어갔다. 한 시민은 원정단에게 다가와 <몸자보에 적힌 구호를 완전히 동감한다. 코리아전쟁은 이미 끝났지만 남코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더 이상 머물 필요가 없다.>며 원정단을 응원했다. 그는 <어릴 때는 잘 몰랐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미국은 좋은 나라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미국은 세계도처에서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 코리아에서도 마찬가지.>라며 <볼티모어에서 <민주주의의 봄>에 참가하기 위해 택시를 타고 왔다. 우리의 힘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One man One vote!(한사람에게 하나의 투표권을!)> <This is democracy look like!(이게 민주주의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국회의사당으로 나아갔다. 경찰은 국회의사당 옆에 여러대의 경찰버스를 세워두고 폴리스라인을 설치한 채 시위대를 경계했다.
 
연행을 결의한 시위대들은 국회의사당 계단을 점거하고 구호를 더욱 힘차게 외치기 시작했다. 노란띠의 폴리스라인으로 시위대를 갈라놓은 경찰은 국회의사당앞 시민들을 차례로 연행하기 시작했다. 시위대는 경찰이 미리 준비한 버스와 구금시설에 꽉 채워질 정도로 연행될때까지 시위를 계속 이어갔으며, 경찰이 더 이상 연행할 수 없게 되자 승리의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한편 <민주주의의 봄>행사는 12일 장년층, 13일 인종, 14일 노동, 15일 청년과 학생, 16일 기후와 환경을 주제로 열린다. 17일에는 집중집회와 행진이 진행되며 마지막날인 18일은 행사를 마감하는 총집중의 날 행진을 벌인다. 허위와 기만으로 가득찬 <미국식 민주주의>를 걷어차며 시민들은 매일 연행을 각오한 자발적 투쟁으로 진정한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했다. 
 
임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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