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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 항쟁의기관차〉 〈붉은수수밭〉 타오르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18세 추알은 양조장을 운영하는 50세나병환자 이서방에게 팔려가듯 시집간다. 양조장은 18리고개를 넘고 청살구를 지나야 있다. 추알은 결혼후 친정에 가는 길에 가마꾼중 1명인 위잔아오에게 겁탈을 당한다. 친정에서 집으로 돌아와보니 이서방은 살해당했고 추알은 양조장주인이 된다. 일꾼들중 1명인 나이든 라오한이 중심이 돼 고량주를 만든다. 위잔아오가 돌아와 행패를 부리고 추알의 남편이 된 날, 라오한은 양조장을 떠난다. 9년후 일본군이 청살구에 들어온다. 일본군은 마을사람들앞에서 라오한의 인피를 벗긴다. 추알이 라오한의 원수를 갚자고 양조장일꾼들을 추동한다. 폭파된 일본군트럭너머에 태양이 붉게 타오른다.

붉은수수밭이자 추알이다. 생기가 넘치는 추알이 본태를 감추고 무력하게 50세늙은이에게 시집을 가는 현실은 1930년대 중국의 봉건적성격을 잘 보여준다. 여성에게 가해진 봉건적압박은 추알이 위잔아오에게 겁탈당하고 비적 신창삼포에게 납치당하는 장면에서도 드러난다. 그럼에도 추알은 언제부터 자랐는지 알수 없는 야생붉은수수와 같이 강인하게 되살아나 양조장을 일으키고 남성노동자들을 이끌며 마침내 일제에까지 저항한다. 추알은 옳은 일을 향한 길에서 결코 좌절하지않고 끝까지 투쟁한다.

붉은수수밭이자 민중이다. 추알은 양조장주인이 됐음에도 일꾼들에게 <마님>이 아닌 이름을 불러달라며 기꺼이 노동자들과 가족이 된다. 노동자들은 추알이 시집올때 곤혹스러울정도로 가마를 흔들며 장난을 쳤던 남성들이다. 원래 떠나려던 이들은 추알의 부탁에 양조장에 남아 고량주생산의 고된 노동을 기꺼이 한다. 가마를 들고 18리흙길을 걸을때도, 불길앞에서 고단한 노동을 할때도 노래를 끊임없이 부르는 노동자들의 모습은 어리석지만 순박하고 서로를 위할줄 아는 중국민중 그자체다. 관습따라, 세류따라 살아온 사람이라고 분노가 없을리 없다. 오히려 이런 사람들이 분노할때는 확실하게 분노한다. 남성들은 라오한이 죽자 일본군에 보복공격하며 목숨을 바친다.

민중속에 혁명가가 있다. 라오한은 양조장의 가장 나이 많은 노동자로 졸지에 과부가 된 추알을 존중하며 양조장을 일으켰다. 그런 라오한을 9년후 일본군이 생피를 벗겨 잔인하게 죽인 이유는 공산당원으로서 항일유격대를 조직해 맞서 싸웠기때문이다. 라오한은 일본군에 의해 숨이 끊어질때까지 일본군을 저주하며 맞서 싸웠다. 라오한의 모습은 민중속에 영웅이자 혁명가가 있다는것을 보여준다. 라오한의 죽음을 계기로 추알과 남성들이 크게 각성하며 일본군용차를 폭파시킨다. 각성한 민중은 숭고한 투쟁을 통해 그뜻을 반드시 실현시킨다. 아무리 밟아도 뻗어올라가는 붉은수수처럼, 온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태양처럼 각성한 민중은 절대 꺾이지않으며 반드시 이기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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