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 아르헨 YPF 국유화, 이명박 KTX 사영화

아르헨 YPF 국유화, 이명박 KTX 사영화

임기말 무리한 KTX사영화추진, 특혜논란

 

 

아르헨티나정부, ‘국익’위해 YPF 국유화

 

작년 10월 재선에 성공한 아르헨티나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Cristina Fernandez de Kirchner)가 현지시각 4월16일 아르헨티나최대의 에너지기업 YPF의 재국유화(re-nationalisation)조치를 단행했다. 스페인정부는 외교단절까지 불사하겠다며 반발했지만 아르헨티나정부는 일사천리로 진행중이다. 아르헨티나시민들도 YPF국유화지지집회를 열며 환영하고 있다.

 

YPF(Yacimientos Petroliferos Fiscales)는 1993년 사영화(privatisation)된후 1999년 스페인다국적에너지회사 렙솔(Repsol)이 154억달러에 인수했다. 작년 렙솔은 YPF지분 14.9%를 아르헨티나 Petersen Energia사에 매각(22억 달러)한 바 있다. 4월17일 파이낸셜타임즈보도에 따르면 렙솔은 YPF국유화조치직전 YPF지분 57.4%를 중국국영석유기업 시노펙(CNPC)에 약100억달러(11조원)에 매각하려 했다. 렙솔은 이 매각건을 아르헨티나 정부에 정식으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렙솔의 거래는 이뤄지지는 않았는데 이는 아르헨티나정부가 보유한 YPF의 황금주(주요경영사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YPF최대주주 렙솔은 YPF지분 57.4%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아르헨티나 피터슨그룹(Petersen Group)이 25.5%, 아르헨티나정부가 0.02%, 나머지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17%가량을 기관투자자들이 갖고 있다. YPF시가총액은 105억달러(약12조원)이며, 연매출액이 150억달러에 달한다. 국유화조치발표후 YPF주식은 부에노스아이레스증시에서 2.4%하락한뒤 거래가 정지됐다.

 

페르난데스는 대통령령으로 YPF의 국유화조치를 집행했다. 대통령긴급명령으로 기획부장관 훌리오 데 비도와 경제차관 악셀 키칠로프를 즉시 YPF에 파견해 회사를 실력으로 ‘접수’하도록 조치했다. 스페인본사임원들의 회사출입도 금지당한 상태다. 이날 YPF 국유화조치 관련법안도 국회에 제출했고 국회2/3동의를 얻으면 법안은 통과된다.

 

아르헨티나정부는 YPF의 지분 51%를 강제인수하고 석유를 생산한 지방정부가 나머지 49%를 갖게 한다는 계획이다. 국유화조치후에도 피터슨그룹이 25.5%를 갖고 17%는 거래소에서 거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정부, 알짜사업권 헐값에 매각

 

아르헨티나정부가 ‘국익’을 위해 과거 사영화된 에너지기업을 다시 국유화한 것과는 반대로 이명박정부는 KTX사영화를 강행하고 있다.

 

4월17일 국토해양부는 2015년 개통예정인 수서발KTX신규사업자모집공고를 이달중 내고 일부구간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19일엔 정부과천청사에서 ‘수서발KTX운송사업제안요청서’를 발표했다. 지난 1월 정부가 수서-평택간KTX민간위탁운영 등 KTX사영화계획을 발표한후 총선이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수서발KTX의 총사업비는 수도권고속철도(수서-평택) 3조9000억원, 호남고속철도(오송-목포) 10조6000억원 등 총 14조50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고속철이 개통되는 2015년부터 15년동안 운영권을 민간사업자에 임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민간사업자의 초기투자비가 3600~4000억원에 불과하고 자기자본은 ‘총투자비의 40%이상’, 즉 1500~1600억원이면 사업자요건이 된다는 점이다. 공공서비스 알짜사업에 겨우 3%도 안되는 비용을 투자한 민간사업자에게 운영권을 넘긴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미·남FTA협정문중 ‘래칫(ratchet, 역진방지)’조항때문에 한번 사영화한 것은 되돌리기 어렵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또 경제자유구역내 영리병원설립을 허용하는 ‘경제자유구역의지정및운영에관한특별법시행령개정안’도 기다렸다는듯이 17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인천송도 영리병원건립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KTX사영화의 미래는 지하철9호선

 

한편 지하철9호선이 일방적으로 요금인상을 발표해 KTX사영화와 맞물려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4월14일 지하철9호선을 운영하는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식회사는 9호선운임을 최대500원 인상한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와 지하철역사에 공지하고 6월16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기본운임 1050원에 별도요금을 받는 방식으로 일반은 500원, 청소년과 어린이 요금은 각각 400원과 250원씩 인상된다. 2월25일 기본요금이 150원 인상된후 4달만에 650원, 즉 72.2%가 인상되는 것이다.

 

9호선측의 발표에 서울시와 야권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박원순시장은 일방적인 요금인상은 있을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고 2005년 이명박서울시장당시 체결한 협상회의록을 공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시장당시 9호선총공사비 3조5000억원중 민간사업자는 전체의 16%인 5458억원만 부담했다(경실련은 1조2000억원으로 발표했다). 부담액수에 비해 민간사업자가 보장받는 수익률은 매우 높은 편이다.

 

민주통합당 김진애의원은 4월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민자사업자의 경우 “수익률, 보장률이 통상적으로 한 5%내외인데 (9호선의 경우) 8.9%나 된다는 것은 굉장히 어색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의원은 이명박대통령의 친형 이상득의원의 아들 이지형이 계열사대표로 있는 투자회사 맥쿼리와 현대로템, 현대건설 등에 대한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맥쿼리는 정부가 추진한 인천국제공항사영화에도 거론돼 특혜의혹을 낳은 회사다. 맥쿼리는 천안-논산고속도로, 인천대교·마창대교·우면산터널 등 민자도로·교량·터널사업권을 갖고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

 

박원순시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지하철9호선을 비롯 우면산터널,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사업, 용마터널사업, 우이-신설경전철사업 등 서울시가 투자한 모든 민자사업에 대해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노조는 19일 “정부가 KTX민영화(사영화)를 통해 공공재산인 철도를 헐값에 특정기업에 팔아넘기려 하고있다”며 “KTX민영화(사영화)저지총파업에 대한조합원들의 찬반의견을 묻는 투표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야권과 시민사회단체도 KTX사영화의 미래가 지하철9호선이라고 보고 정부의 KTX사영화조치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이명박대통령과 선긋기를 하고있는 박근혜비대위원장과 새누리당은 이렇다할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KTX사영화문제를 두고 박근혜·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시민단체간 치열한 대치선이 그어질 전망이다.

 

정재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