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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개별과 일반 _ 변증법강의

개별적인 것은 자연과 사회에 존재하는 개개의 사물, 현상, 과정이며 일반적인 것은 사물, 현상, 과정에 있는 공통적인 속성이다. 개별적인 것과 일반적인 것은 현실세계와 사물현상들의 상호연관에서 차이점과 공통점을 반영하는 쌍범주이다. 개별적인 것과 일반적인 것은 하나의 사물현상에 있는 고유한 측면과 공통한 측면으로서 밀접히 연관되어 있고 통일되어 있다. 일반적인 것은 개별적인 것 속에 있으면서 개별적인 것을 통하여 나타난다. 일반적인 것은 개별적인 것의 한 측면으로서 그것은 개별적인 것의 본질적인 측면들을 나타낸다. 

관념론자들과 형이상학자들은 개별적인 것과 일반적인 것의 상호관계를 왜곡하여 일반적인 것을 개별적인 것으로부터 분리하고 독립적인 실체로 전환시킴으로써 신비화한다. 그 결과 현실세계의 모든 사물현상은 초자연적인 정신적 실체, 곧 일반적인 것의 산물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된다. 또한 개별적인 것만을 인정하고 일반적인 것의 존재를 거부하기도 한다. 이것은 개별적인 사물현상들에 관통하는 일반적 합법칙성을 거부함으로써 세계의 과학적 인식을 방해하며 특히 자본주의 멸망의 필연성을 부인하려는 반변혁적인 견해이다.

개별적인 것과 일반적인 것의 구별은 상대적이다. 어떤 사물현상들 간의 관계에서는 개별적이던 것이 다른 사물현상들과의 관계에서는 일반적인 것이 될 수 있다. 일반적인 것에 비해 개별적이고 개별적인 것에 비해 일반적인 것을 특수적인 것이라고 부른다. 식물과 과일과 사과, 예술과 문학과 소설, 자연과학과 물리학과 역학 등은 각각 일반적인 것과 특수적인 것과 개별적인 것의 관계이다. 일반적인 것과 특수적인 것과 개별적인 것의 관계를 군사분야에 응용한 개념의 하나가 전략, 작전, 전투이다. 항일시기 무장투쟁의 둘째 전략단계 안에 제1차 국내진공작전이 있었고 그 안에 보천보전투가 있었다. 1990년대 미국은 대북 고립압살전략을 구사하면서 ‘5027작전’을 수립하였고 매해 전투에 해당하는 합동군사훈련을 벌였다.

개별적인 것과 일반적인 것을 결합하는 것은 과학적인 사업방법이다. 중앙일군은 기층단위에 내려가 개별적인 실정을 파악한 후 일반적인 노선과 정책을 세워야 하며 기층단위의 개별적인 모범을 발굴하여 전 단위에 일반화하여야 한다. 중앙일군이 개별단위로 내려가 실정을 파악하는 것이나 개별단위의 모범을 일반화하는 것은 개별적인 것과 일반적인 것의 변증법적 연관을 실천에 응용한 사업방법이다. 이북에서는 전자(실정 파악)와 관련하여 ‘현지지도’와 ‘전선시찰’이라는 개념을, 후자(모범 일반화)와 관련하여 ‘방식상학’과 ‘시범상학’이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방법은 관료주의를 타개하며 변혁적이고 민중적인 작풍을 확립하는데 효과적이다. 

구체적인 것은 사물현상의 여러 속성들이 전일체로 사유에 반영된 것이고 추상적인 것은 사물현상의 한 속성이 고립된 형태로 사유에 반영된 것이다. 객관세계에 대한 인식은 감성적으로 주어지는 구체적인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이 단계에서는 사물현상의 개별적 속성들이 반영되며 사물현상의 본질이 밝혀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과학적 인식은 감성적 인식에서 이성적인 인식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성적 인식은 대상의 본질을 밝히기 위하여 추상화의 방법을 이용한다. 추상화에서는 대상의 본질을 밝히기 위하여 대상의 어느 한 측면을 다른 측면과 갈라놓으며 본질적인 징표들을 반영하는 추상적인 개념들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을 구체적인 것으로부터 추상적인 것으로의 상승과정이라고 한다. 맑스는 하나의 구체적인 사회(자본주의사회)의 진보를 깊이 연구함으로써 그의 본질과 운동법칙을 발견하였으며 이로부터 더 나아가 인류사회발전의 일반적 법칙을 발견하였다. 

한편 추상적 개념은 대상의 본질적 측면을 반영하기는 하지만 대상의 한 측면만을 반영하므로 대상에 대한 전면적이고 구체적인 이해로는 될 수 없다. 대상을 전면적이고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가장 추상적인 것, 가장 단순한 범주로부터 시작하여 보다 구체적인 것으로 이행하여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추상적인 것으로부터 구체적인 것으로의 상승이라고 한다. 맑스주의가 노동계급의 변혁에 관한 일반적 법칙을 밝혀주었지만 모든 민족과 나라 변혁의 구체적 법칙을 빠짐없이 밝혀줄 수는 없다. 매개 민족국가의 변혁과 건설은 맑스주의의 변혁적 원칙을 견지하면서 그 주체역량과 객관조건에 맞게 창조적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구체적인 것에서 추상적인 것으로, 다시 구체적인 것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사물현상의 본질과 합법칙성을 밝히기 위하여 이론적 사유가 반드시 거쳐야 하는 변증법적 노정이다. 노선과 정책을 수립하는 경우, 전자의 과정에서 일반적 정식화가 이루어지고 후자의 과정에서 구체적 방법론이 세워지게 된다. 전자의 과정을 홀시하면 주관주의의 오류를 범하게 되고 후자의 과정을 홀시하면 형식주의의 오류를 범하게 된다. 

전체는 전일적인 체계이며 부분은 전일체의 개별요소이다. 전체와 부분은 전일체로서의 사물현상과 그 구성요소와의 연관을 반영한다. 일반과 개별의 범주는 사물현상들의 공통성과 차이성을 반영하는 범주이며 전체와 부분의 범주는 전일체와 그 구성요소를 반영하는 범주이다. 전체와 부분은 조건에 따라 전환된다. 전체는 그 구성요소에 비하면 전체이지만 보다 큰 전체에 비하면 부분이 된다.

관념론은 전체와 부분을 초자연적인 정신적 실체에 의하여 주어진 범주로 보며 형이상학은 전체와 부분을 고립적으로 고찰하면서 전체를 부분들의 단순한 기계적 결합으로 본다. 헤겔은 전체와 부분에 대한 변증법적 견해를 내놓았으나 그것은 전체와 부분을 절대이념의 일정한 논리적 발전단계를 표현하는 범주로 보는 관념론적 견해였다. 전체와 부분의 상호관계에 대한 과학적 견해는 변증법적 유물론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었다. 

전체가 우리나라라면 부분은 북측지역과 남측지역이다. 민족통일전선은 전국적 범위의 통일전선이고 지역통일전선은 지역적 범위의 통일전선이다. 민족민주전선은 전국적 범위의 민족민주전선과 지역적 범위의 민족민주전선으로 구별된다. 해방직후 건설된 북측의 ‘민주주의민족통일전선’과 남측의 ‘민주주의민족전선’은 지역적 민족민주전선이었고 이 두 전선이 통합된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은 전국적 민족민주전선이었다. 자주화운동, 통일운동은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의 자주권을 회복하는 운동인만큼 전국적 관점을 견지하여야 하며 만약 지역적 관점(반국적 관점)을 견지하면 오류를 범하게 된다.

지도자는 전체가 될 수도 있고 부분이 될 수도 있다. 지도자는 개인과 대비할 때에는 개인의 요구가 아닌 전체의 요구를 대변하는 전체이지만 민중과 대비할 때에는 전체 민중의 핵심적이고 뇌수적인 부분으로서 부분이다. 지도자와 지배자는 구별해 보아야 한다. 지배자는 민중 밖에 존재하며 민중 위에 군림한다면 지도자는 민중 안에 존재하며 민중을 인도한다. 지도자가 민중에게 베푸는 사랑과 믿음은 민중이 지도자에게 보내는 존경과 신뢰와 변증법적 관계에 있다. 소련붕괴의 교훈은 지도자가 능력이 부족하면 사회발전을 지체시키지만 인덕(사랑과 믿음)이 부족하면 사회자체를 붕괴시킨다는 것이다.

(2003.9.15 21세기코리아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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