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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양질법칙 _ 변증법강의

양은 사물현상들의 외적 규정성이며 질은 사물현상들의 내적 규정성이다. 양은 사물현상들의 수효, 크기, 세기, 농도, 속도 등에 의하여 특징짓는 규정성이며 질은 사물현상을 다른 사물현상과 구별 짓는 고유한 규정성이다. 양은 대상의 구성요소와 그것들의 배치상태, 속성의 작용과 변화의 정도를 표현하는 규정성이며 질은 대상의 속성의 총체, 특히 본질적 속성을 표현하는 규정성이다. 사물현상의 질적 상태가 보존되는 양적 한계를 한정량(限定量)이라고 한다. 양질법칙, 곧 양적 변화의 질적 변화로의 이행의 법칙은 사물현상의 양적 측면과 질적 측면의 상호연관, 양적 변화와 질적 변화 사이의 필연적인 연관을 반영한다. 이 법칙은 사물현상들의 변화발전의 형태와 과정을 밝혀준다. 

양은 개별적 속성의 반영이다. 따라서 한 사물현상 안의 속성이 다양한 만큼 매개의 사물현상의 양적 규정성도 다양하다. 질적으로 같은 사물현상을 대비하거나 대상들을 시공간적 견지에서 고찰할 때 그것은 양적 규정성에 의해서만 구별된다. 양은 보통 수로 나타낼 수 있으며 양적 척도를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따라 수로 표현되는 양적 크기가 달라진다. 양적 규정성은 주관적 의식에 좌우되지 않으며 객관적이다. 

질은 사물현상을 총체적으로 나타낸다면 속성은 사물현상의 개별적 측면을 표현한다. 따라서 질은 속성들이 일정한 한계 안에서 변화하여도 보존된다. 질은 대상의 요소 및 구조와 밀접한 관계에 있다. 따라서 대상의 요소와 구조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면 질은 변화된다. 이남에서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국가주권과 생산수단이 미국과 친미보수세력의 손에 있으며 민족적 억압과 계급적 착취가 강화되고 있으며 빈부의 차이가 더욱 심해지고 있으며 민족문화는 말살되고 있다. 이것은 이남이 예속적이고 기형적인 자본주의사회라는 질의 표현이다. 이남사회의 질이 바뀌기 위해서는 예속체계와 대리체계를 자주적 민주정부의 체계로 바꿔야 한다.

관념론자들은 사물현상의 질을 초자연적인 힘(헤겔)에 의하여 주어진 것이라고 하거나 감각의 산물(버클리)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객관성을 부인하고 사물현상의 질에 신비성을 부여한다. 또 형이상학자들은 사물현상의 질을 절대적으로 변하지 않는다고 보거나 사물현상의 질적 규정성을 부인하면서 현실세계의 질적 다양성을 순 양적인 차이에 귀착시킨다. 사물현상의 질은 사물현상 자체가 객관적인 것과 마찬가지로 객관적이며 변화발전한다.

현실세계에서 양과 질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양과 질의 유기적 연관은 질이 일정한 양적 크기(한정량) 안에서만 보존되면 그 한계를 넘어서면 변화한다는 데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한정량은 사물현상의 질이 보존되는 조건에서의 속성들의 양적 변화구간인 동시에 사물현상의 한 질적 상태와 다른 질적 상태를 갈라놓는 양적 변화의 크기이다. 섭씨 100도와 0도는 표준대기압아래에서 물을 각각 수증기, 얼음과 구별짓는 한정량이다. 물리학에서 대다수의 상수들은 한정량을 나타내고 있다. 매개 사물현상은 고유한 한정량이 있으며 그것에 의하여 해당 사물현상이 자기의 질적 특성을 보존한다. 이것을 양에 대한 질의 종속성이라고 한다. 한편 양이 변화하여 한정량을 넘어설 때에는 새로운 질이 생기며 그에 상응하는 새로운 한정량이 이루어진다. 이것을 질에 대한 양의 종속성이라고 한다. 인식과정에서 사람은 사물현상의 속성들을 지각함으로써 먼저 대상의 일정한 질적 특성을 파악한다. 그리고 그에 기초하여 속성들의 양적 관계와 고유한 한정량을 파악하는 데로 인식은 더욱 심화되어 나간다. 한정량을 파악하게 되면 인식은 해당 대상을 다른 대상과 질적으로 구별하는 경계가 확정되게 되고 대상의 질을 더욱 명백하게 인식하게 된다. 

양적 변화의 질적 변화로의 이행의 법칙에 의해 사물현상의 질적 변화는 양적 변화가 한정량에 이르게 될 때 비약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밝혀준다. 양적 변화는 점차적이고 연속적인 특성을 띠며 질적 변화는 상대적으로 비약적이고 불연속적인 특성을 띤다. 러시아변혁과 조선변혁은 점차적으로 진행해 오다가 각각 1917년 10월과 1945년 8월에 이르러 폭발하며 질적 비약을 이룩하였다. 사물현상들은 양적 변화의 축적에 기초해서만 질적 변화가 가능하며 질적 변화는 새로운 양적 변화의 가능성을 조건짓는다. 사물현상들은 양적 변화가 질적 변화로, 질적 변화가 다시 양적 변화로 이행하면서 끊임없이 변화발전한다. 이남에서 1960년 이래 근 30년 동안 전개해 오던 반파쇼민주화운동은 마침내 1987년 6월에 항쟁으로 폭발하며 전두환파쇼통치를 종식시켰으며 그 이후 민족민주운동으로 전화발전하며 오늘 자주, 민주, 통일의 최후승리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양적 변화의 질적 변화로의 이행의 법칙은 모든 사물현상들의 변화발전에 작용하는 보편적 법칙이이지만 자연과 사회에서 다르게 나타난다. 자연에서는 이 법칙이 자연발생적으로 작용하며 양적 변화나 질적 변화의 속도가 그 외적 조건에 크게 의존한다. 그러나 사회에서는 이 법칙이 사람에 의해 작용하며 그 주동성이 증대될수록 양적 변화나 질적 변화가 촉진될 수 있다. 사회변혁은 변혁역량이 반변혁역량을 타승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할 때에만 실현될 수 있다. 사회적 현상들의 경우에는 자연의 현상들과 달리 양적 변화나 한정량을 수학적으로 규정하기가 곤란하다.

양적 변화의 질적 변화로의 이행의 법칙은 우좌편향을 경계하는데 실천적 의의가 있다. 변혁의 결정적 시기를 준비기로 보는 것이 우편향이라면 변혁의 준비기를 결정적 시기로 보는 것은 좌편향이다. 변혁의 결정적 시기는 주체적인 요인, 곧 대중의 준비정도에 결정적으로 좌우된다. 노동자계급의 자본가계급과의 경제투쟁(임금인상투쟁)과 정치투쟁(정권퇴진투쟁)이나 식민지민중의 제국주의와의 생활적 투쟁(손해배상투쟁)과 전략적 투쟁(외국군대철거투쟁)의 예에서, 정치투쟁과 전략적 투쟁의 지향이 없이 경제투쟁과 생활적 투쟁에 머문다면 개량주의, 소극주의, 추수주의의 우편향을 범하게 되고 경제투쟁과 생활적 투쟁의 양적 축적이 없이 무리하게 정치투쟁, 전략적 투쟁을 벌인다면 모험주의, 조급주의, 선도주의의 좌편향을 범하게 된다. 대중의 준비정도와 객관정세에 맞게 이 두 가지 투쟁을 적절히 배합할 때만 운동을 좌우편향 없이 전진시킬 수 있다.

오늘 코리아(COREA)반도는 질적 전환기에 있다. 북과 남의 우리 민족 대 미국의 관계는 가깝게는 1993년 이래 진행된 10년대결전의 마지막 단계에서 그 근본적 변화를 맞기 직전에 있으며 남측에서는 반미투쟁이 선도투쟁의 단계에서 대중투쟁의 단계로 발전하고 있으며 노동계급, 농민대중, 청년학생이 진보적 대중정당을 중심으로 정치세력화하고 있다. 우리 민족 대 미국과의 대결전의 결과 단계적 미군철거가 실행되며 제2차 남북수뇌자회담의 결과 6.15공동선언이 실현되어 낮은 단계 연방제로 진입하며 내년 총선에서 진보세력과 개혁세력이 의회과반수를 점하게 되어 일반민주개혁이 실시되면 코리아반도의 정세는 완전히 새로운 단계로 비약하게 된다. 이 모든 변화는 남측의 주체역량을 강화하고 우리 민족의 주체역량을 강화하며 자주, 민주, 통일 운동을 급진전시킬 것이며 결국은 제국주의세력과 민족반역세력을 압도하며 전국적 범위의 자주권을 회복하고 남측에서 자주적 민주정부를 수립하며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실현할 것이다. 우리 운동가들이 민중을 교양하고 조직하며 동원하는 사업을 잘할수록 자주, 민주, 통일 운동의 질적 비약의 시기, 결정적 시기는 앞당겨질 것이다.

(2003.9.15 21세기코리아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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