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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코리아국제포럼] 변상욱기자, 청년들의 정치세력화 주문

[제4회코리아국제포럼] 변상욱기자, 청년들의 정치세력화 주문

세상을 향한 청년들의 원투펀치! ‘청년의 정치참여’ 대담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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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코리아국제포럼의 막지막날인 21일 함께일하는재단강의실에서 서울희망청년연대주최로 진행한 강좌후에 변상욱기자가 사회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대담이 진행됐다.


문답내용은 다음과 같다


Q. 다른 나라시위들을 살펴보면 수만명, 수백만명이 모이거나 다른 나라와 연대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백만이라는 숫자는 대학생으로는 불가능한 숫자인데 청년의 문제에 대해서 다른 계층까지 결집하는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실제로 제일 위험한 것 중 하나는 저긴 저렇게 하니 잘 되니 우리도 한번 해보자하는 것이다. 외국의 경험을 그대로 가져온 것은 성공한 경우가 드물다. 일본은 중앙정치투쟁이 없고 남코리아는 중앙만 지향하는 특징이 있다. 지금도 많은 대학이 수도권에 몰려있고 이로인해 하숙생, 자취생, 기숙사생이 많다. 적은 지방에두고 있지만 실제 생활근거지는 서울이다보니 투표만 지방에서 하는 격이다. 또 사회풍토상 서울의 경험을 중시하다보니 남코리아의 중앙집권적 문화가 다른 곳과 다르다.


프랑스의 백만은 특이한 경우로 볼 수 있다. 프랑스는 모든 산업분야에서 생산, 소비, 판매구조가 불가능해 값싼 외국제품을 사다가 민생을 채우고 패션, 지적재산권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산업을 수출해 국부를 확대한다.


프랑스는 과거 식민지였던 알제리 등 아프리카계노동자들을 수용해 프랑스의 비정규직, 힘든 직업들을 맡겼고 그 사람들이 숫자가 많아져 문제가 발생하다보니 특정지역으로 몰아내다시피하고 있다. 그곳에 사는 제3세계빈민들과 프랑스하층계급이 결집해 백만이라는 숫자가 가능한 것이다. 그런 변두리, 변망의 하층민들은 언제든지 불붙을 준비가 돼 있는 것이다.


Q. 청년들의 투표율을 분석해보면 개혁적인 진보적 성향을 보이는데도 많은 언론들이 청년들의 보수화를 이야기한다. 여기서 언급되는 보수화의 의미는 무엇인가? 현재 청년의 모습과 투표율로 알 수 있는 성향과 보수화라는 괴리는 어디서 비롯되는가?


A. 본인도 궁금한 내용이다. 진보적이고 개혁적이었다해도 기반을 마련해 놓고 나면 이를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다. 진보가 어려운 이유는 자기의 생존본능과의 관계를 끊어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현재 남코리아는 진보와 보수라는 개념이 분리돼 있지 않다. 남코리아정당들은 성향이 없다. 진보정당의 정책이 탐나면 보수정당도 이를 가져가는 판국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많다 정책의 일관성이 없다. 보수·진보문화의 정립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로 인해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개인이 고립되는 현상들이 심화됨에 따라 비빌언덕이라고는 학연과 지연뿐이다. 치열한 신자유주의시대에는 개인이 보수이념을 지지하기 때문이 아니라 삶이 사람을 보다 안정적인 자신의 것을 챙길 수 있기를 원하게 한다. 민주주의가 자리를 잡아가려는 순간 시장주의가 그 자리를 차지해 버렸다.


젊은이의 보수화란 보수이념을 간파해서 지지한다는 의미라기보다 팍팍한 삶의 여건이 그렇게 만든 것이라고 본다. 이 보수화가 얼마나 진행됐는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최근 활발해진 청년의 정치참여로 인해 청년의 보수화가 수면위로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청년개인의 보수성향은 상당부분 진행돼 있을 것이다.


Q. 청년의 힘을 하나로 모은다면 어떤 목적을 가져야 하는지 어떤 형태여야 하는지 의견을 듣고 싶다.


A.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시스템구축이다. 어떻게 정치세력화 할것인지 정치계에서 청년이 어느 정도의 지분을 차지할 것인지에 대한 시스템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겉에만 초코를 발랐다고 해서 초코케이크가 아니다 청년국회의원이 늘어난다하더라도 청년들의 의식·조직화 없이, 청년들의 의견이 수용되지 않은 청년들의 정치는 청년정치라고 볼 수 없다. 우선 청년들을 조직하고 이런 조직들이 3∼5년은 지속되어 그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고등학생을 정치세력화하기는 무리가 있다. 적어도 대학생과 외부의 청년운동단체들과의 연계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만들어야 한다. 이는 새로운 인재영입과 세력확대를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


따라서 대학총학생회와의 연대는 빨리 구성되야 한다. 대학생투쟁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해야하고 두세력의 연대가 정당의 청년정치조직과 만나 청년이라는 공통주제로서 정당에 정책,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어 청중들의 질문에 변상욱기자가 답했다.


Q. 가나가와현의 사례를 우리에게 적용한다면 중앙집권적인 모습이어야 하는 것이 좋다고 했는데 어떤 모습일 것으로 예상하는가?


A. 가나가와현의 사례를 우리식으로 바꿔 적용한 모범모델은 아마 참여연대일 것이다. 다만 참여연대는 너무 사업이 많아 집중력이 생기지 않는다. 참여연대를 모델로 하되 청년정치에만 집중해야 한다. 포럼, 세미나로 시작해 아카데미 그리고 유권자운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Q. 현재의 정치상황이 중앙집중적인데 지금의 모습이 나을지 아니면 지방분권적 모델로 가야하는 것이 낫다고 보는가?


A. 이는 상당한 숙제다. 속된말로 중앙은 장사가 잘 될 것이고 지역은 아닐 것이다. 당장은 중앙집중이 편하겠지만 지역을 함께 갔으면 좋겠다. 정부가 국토의 균형개발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질문한 적이 있는데 이에 대한 답변으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지방으로 보내야 한다고 말한적이 있다. 크게는 대학부터 작게는 하숙집아주머니까지 움직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역에 인재가 있으니 기업들도 지역에 머물 것이다. 그러나 이는 쉽게 진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러니 공무원밖에 보낼 수 밖에 없는 것아닌가. 결국 여러분은 중앙에서 시작하되 지방과 연결돼야 한다.


Q, 현재 언론을 전공하고 기자준비중인데 활자산업은 하향추세이고 언론생태계가 빠른 변화를 보이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A. 변화되는 환경으로 기자라는 직종이 없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영삼정부이후부터 언론사간의 자유로운 경쟁이 가능해져 돈이 많은 언론사가 유리해졌다. 특히 조중동의 자금력을 동원한 엄청난 경쟁으로 인해 한겨레, 경향같은 대중진보언론들은 밀릴 수 밖에 없었고 현재에 이르렀다.


이제는 조중동이 자금력이 없다. 조선일보에 대기업광고 대신 다른 광고들이 자리를 메꾸고 있다. 대기업광고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구독이 줄어들고 언론이 기업을 협박해서 광고를 얻어내던 시절은 끝이 났다. 조중동은 신문을 벗어나는 방법으로 방송을 택했지만 이는 조중동의 몰락을 급속화할 것이다.


기업이 언론을 택하듯이 이제는 시민이 언론을 택한다.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내가 원하는 뉴스를 볼 수 있다. 이제 KBS의 9시를 챙겨보는 사람이 드물다. 아무 때나 포털에 들어가면 다 있다. 트위터만 봐도 중요한 것들은 다 나오는 시대다. 이는 저널리즘이 커다란 전환기를 맞이했음을 알려준다.


스마트폰 다음에 무엇이 나올지 모른다. 엄청난 기술의 변화로 기자라는 직업자체가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지만 스스로 사람들이 원하는 것, 좋은 기사를 써낼 수 있다면 사람들이 몰릴 것이다. 이제 저널리즘도 언론인, 언론사가 아니라 시민이 선택하고 시민이 육성함을 잊지말아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다.


변상욱기자는 마지막으로 이제는 지식인이 몸을 깎아 노동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언급하며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진실을 가려내는 눈을 갖추려면 지식을 갖춰야 하고 지식이 없어도 무너지고 몸이 약해도 무너질 것이라며 지식축적만큼 건강을 챙기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강연이후 변상욱 기자와 간단한 인터뷰가 진행됐다.


Q. 뉴스타파시즌2가 시작됐지만 이번에는 참여를 안 하게 됐다. 기자로서의 활동이외에도 칼럼, 트위터에 이르기까지 사회참여가 활발한데 앞으로 활동계획이 궁금하다.


A. 워낙 미디어 환경변화가 빨라서 저널리즘, 언론으로서는 위기의 시대이다. 소속된 방송사의 뉴미디어파트, 스마트시대에 대한 대비책을 어느정도 확정시키면 현장으로 돌아올 것이다. 뉴스타파3에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


소속된 언론사의 사정은 그렇고 저널리즘의 문제에서는 선배가 계속 방향제시를 하면서 버텨줘야 후배들이 배울 것이 있을 것이다. 최소한 정론에 대한 모델로서 현장에 남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Q. 최근 일주일전 ‘보도자료에는 세계관과 철학이 없다’는 칼럼을 썼는데 대선을 앞에 둔 언론인들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A. 제일 중요한 것은 정직이다. 주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 남의 것을 빼앗지 않는 것을 정직이라고 생각하지만 저널리즘, 저널리스트가 가져야할 정직은 사실에 대해서 열려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인데도 자기가 소속돼있는 언론사나 정파에 불리하다고 한다면 그 사실에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버린다.


사실의 가치, 비중에 대한 정직이 필요하다. 보수, 진보를 떠나서 사실은 공정하게 다뤄야 하는데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아예 거짓말을 한다거나 아니면 헐뜯기 위해 정보를 추려 원하는 정보만 가려내는 등 정보의 조작, 편집, 선택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언론은 사실에 대해서는 신성불가침이라는 신념을 지켜야 한다. 기자는 사실에 대해 마음이 열려있어야 하고 언론사는 이러한 기자를 존중해야 한다. 사실 치열하게 싸워야 할 것이다. 또 시민들이 SNS등을 통해 잘못된 것들을 짚어주고 비판해줘야만 잘못된 언론이 더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수 있다. 시민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점이다.


Q. 저널리즘과 사실의 왜곡은 정말 구분하기 힘든데, 이를 구분하기 위한 기준을 세운다면 무엇이 있나.


A. 기자는 사람과 사람사이에 머물러야 한다. 기자 자신의 주관이 아닌 간(間)주관을 가져야 한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청취해야 하고 자신이 들은 사실, 정보의 비중을 스스로 잘 가늠해야 한다.


그 다음에 변화에 대해서 받아들어야 한다. 변화도 사실이고 변해야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서 기자의 철학과 신념과 발생한다. 적어도 우리사회가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해야할 지 기본적인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보도자료에는 철학이 없고 다만 그 기관의 입장일 뿐이다. 자기나름의 기본적인 철학에 판단해 기사를 써야 한다.


체계없이 정신없이 기사를 작성하다보니 보도자료를 베껴쓰기에 급급해지는 것이다. 기자는 일선에서 이런부분들을 책임져야 하고 데스크와 싸우기도 해야 하는 것이다.


Q. 마지막으로 오늘 강연의 소감을 말해달라.


A. 젊은 유권자들, 정치가 우리사회에서 중요한 의제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 이야기하기 편했다. 부디 이런 모임들이 꾸준히 발전해 어떤 색을 띠지 않더라도 청년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사회전체, 역사, 정치구조와 연계해 폭넓고 종합적인 분석을 할 수 있는 민주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 이것이 시민의식이고 여기서부터 우리의 민주주의, 정치가 바로잡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오늘 아주 흐뭇하고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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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코리아국제포럼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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