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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4월25일 목요일 10: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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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국제포럼] 〈평화에너지 퍼뜨리기 위한 세계여성 연대 필요〉 … 고은광순-잉에 회거 대담

[민주국제포럼] <평화에너지 퍼뜨리기 위한 세계여성 연대 필요> 
고은광순-잉에 회거 대담

전쟁을 부추기는 무기산업에 종말을 고해야 한다
여성이 밑에서 움직이고 교류해야 평화와 통일도 가능

여성의 인권신장을 위해 몸 바쳐온 남코리아와 독일의 여성운동가가 만났다. 두사람은 활동하는 공간이 다를 뿐 여성운동을 하며 전쟁에 관심을 갖게 됐고 여성이 앞장서야 평화를 찾을 수 있다는 확신으로 살아왔다. 엄마의 힘이 피로 얼룩진 세상을 바꾸는 가장 큰 힘이라는 두사람은 한 목소리로 무기산업이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국제포럼 참석차 남코리아에 방문한 잉에 회거(독일좌파당(링케)3선하원의원, 좌파당군축위원장)와 고은광순(마인드힐링전문가)씨의 대담은 기독교회관 민들레영토에서 27일 변경혜전제민일보기자의 사회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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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에 회거 : 만나서 매우 반갑다. 잉에 회거라고 한다. 독일 좌파당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독일 연방정부의 인권과 인도적 지원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군축도 관심 갖고 지켜보고 있다. 국회의원 되기 전에는 노조에서 많이 활동했고 여성과 평화운동을 주로 했었다.
 
고은광순 : 반갑다. 나는 고은광순이라고 한다. 전공은 사회학이었지만 군부독재 때 제적돼서 다시 공부해 한의사가 됐다. 여아 낙태 등 여성탄압을 일삼는 모습에 여성운동에 관심 갖고 활동했다. 나 역시 군축에 굉장히 관심 갖고 있다.  

변경혜 : 오늘 이 자리는 한반도평화를 위해 여성들이 어떤 연대를 같이 할 수 있을지 얘기하는 자리다. 회거선생은 독일에서도 군축활동이나 굉장히 많은 활동을 가져온 걸로 알고 있다. 고은선생도 앞으로 활동목표가, 군축, 군산업체의 종말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는 분이다. 

무기산업에 종사하는 업체들 망하는 게 소원  

잉에 회거 : 무기산업에 종사하는 업체들이 망하는 게 본인의 소원이다.(웃음)

변경혜 : 어떤 운동을 했나? 

고은광순 : 명상을 하며 산속에서 살고자 했다. 그런데 내가 살고 있는 곳이 120년전 동학혁명이 일어났던, 굉장히 사연이 많은 동네란 걸 알게 됐다. 동네에 살면서 여러 사람과 동학혁명에 관한 다큐 소설을 썼다. 한 사람당 거의 한 권씩, 13권을 썼다.
 
변경혜 : 고은선생은 양성쓰기, 부모성쓰기활동을 하면서 보수유림세력에게 탄압을 받으며 굉장히 힘들게 살았다. 활동가가 왜 산으로 갔을까 의심할 것 같아 설명 드린다. 힐링의 안식을 위해 산으로 갔고 명상을 하면서 공부하다가 활동가가 됐다. 회거선생도 독일에서 여성운동을 하다가 군축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관심 갖게 됐는지 설명 해달라. 

잉에 회거 : 내가 여성인권에 관심 갖게 된 것은 고은광순선생과 비슷하다. 70년대 독일은 낙태 반대여론이 활발했고 정부가 낙태를 금지시키기도 했다. 낙태의 자유, 여성의 인권을 신장시키기 위한 활동들을 하다가 군사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는 정부에서 지출이 있는데 무기에 대한 예산이 항상 잡혀있는 반면 사회복지는 감축정책을 펼치기 때문에 그 상관관계를 보고자 한다. 

고은광순 : 한국에서는 초음파를 통한 성별감별이 가능해지면서 1985년부터 2000년까지 여자아이만 한 해 평균 6만명씩 죽였다. 지금 신부가 부족해서 외국에서 여자를 사온다. 한국은 훨씬 가부장적인 게 심하다. 베트남, 필리핀, 중국 등 그쪽 남자들의 희생이 따르는 거고 여성들은 여기서도 언어차이나 폭력에 노출돼있다. 남성중심의 호주제가 신분등록시스템이이었다. 그걸 투쟁해서 고치는데 6년이 걸렸다. 

남자들이 차별을 당연히 여기고 여자를 무시하고 일하는 도구로 여기고 거기 저항하다 보니까 한국남자들이 굉장히 찌질해 보였다. 왜 찌질한지 생각해보는데 사실 120년전에는 동학하는 남자들이 너무나 철학적으로 앞서 가 있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신분차별을 없애고 평등하게 대우하는 것을 마음속으로 꿈꾸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게 작년에 썼던 소설의 내용이다. 

변경혜 : 회거선생도 독일에 미군이 주둔하면서 군축에 관심이 많다. 두분이 향후 군축에 대해 어떤 활동을 하면 좋을지 얘기해주면 좋을 것 같다. 

이데올로기 강제와 분열을 깨는 것이 중요

고은광순 : 일본은 미국의 도움을 받아 한국을 36년간 식민지로 강점했다. 그때까지 일본이 아시아에서 2000만명을 죽였다. 해방되고 미군이 들어와 남북이 분단됐다. 코리아의 비극은 무기와 헤게모니를 장악하려는 외세에 의해 생겼고 남북국민들은 서로를 원수처럼 생각하도록 길들여져 왔다. 그런 구호를 깨는 노력, 한국에서 좌파는 악마취급을 받는다. 사상적으로 굉장히 통제돼있고 사회주의나 공산주의가 일제 해방도구로 이용된 것인데 한국에서는 지금 그게 없다. 이데올로기 강제와 분열을 깨는 것이 중요하다. 엄청난 국방예산을 줄여 복지예산을 바꾸는 것은 독일과 같지만 훨씬 암울한 상황이다.
 
잉에 회거 : 독일과 코리아의 상황은 2차세계대전이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 면이 많다. 분단을 겪었고 히틀러 등 문제가 있었다. 동독은 사회주의 국가였고 서독은 미국과 프랑스 영향을 많이 받아서 자본주의 성향이 생겼다. 서독도 남코리아와 마찬가지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터부시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다만 평화논의도 활발히 했다. 2차대전이 끝난 뒤 독일도 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자위적 운동이 있었다. 중동의 핵무기를 버리라는 운동을 많이 했고 나토의 미사일반환운동이 있었다.
 
독일내 미군기지 없애려는 노력 

여성운동도 계속됐다. 무기와 여성은 관련이 있다. <내가 낳은 아이가 전쟁에 간다면 나는 낳지 않겠다>는 식으로 여성운동을 했다. 통일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통일후에는 소련진영도 무너지고 바르샤바조약체결로 상황이 달라지면서 동독의 소련군과 러시아군이 철수했다. 서독도 영국과 프랑스군이 철수했지만 미군기지는 철수하지 않았다. 이게 중요한 것이 미국은 독일내 미군기지를 통해서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전쟁을 한다. 독일내 미군기지가 전쟁에 많은 일들을 하는데 이걸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다. 람슈타인에는 미군이 들어와 있어서 미군에게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를 한다. 미국의 핵무기를 저장하고 있는 곳에서는 핵무기반대운동을 한다. 히로시마원폭 70주기를 맞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변경혜 : 우리는 미군에 의해 분단이 고착화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일본이 조선을 어떻게 먹었고 그걸로 인해 조선여성들이 얼마나 큰 피해를 입었는지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를 준비했다. 

고은광순 : 저 책은 미국의 여성이 쓴 책인데 미국이 일본의 침략에 7억엔을 지원하면서 도와줬다는 내용이다. 일본과 미국은 1900년대초부터 굉장히 밀접하게 아시아의 식민지배를 위해 서로 돕는 관계였다. 지금 남코리아의 부귀, 권력을 가지고 있는 계층이 대부분 친일, 친미반공 그런 보수우파들이었기 때문에 우리 교과서에도 통일을 이야기 하는 노래가 사라져버리고 통일논의가 전혀 진정성 있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무기는 1년에 800억씩 미국에서 사들이고 있다. 우리 국방비가 1년에 344억달러, 전체예산의 11%인데 전세계 국방비지출액은 독일이 세계 9위, 우리가 10위다.

잉에 회거 : 알고 있다. 

전쟁 때문에 무기 파는 것이 아니라, 무기 때문에 전쟁 생긴다

고은광순 : 중국도 무기수출 3위라고 하잖나. 중국이 무기수출 3위인 건 싼 값에 마구 팔기 때문이다. 전쟁 때문에 무기를 많이 파는 게 아니라 무기 때문에 전쟁이 생기는 것이다.

잉에 회거 : 항상 같이 언급되는 것이, 전쟁이 무기 때문에 있다고 얘기했는데 미국도 무기산업을 계속 지원하기 때문에 전쟁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있다. 무기생산을 중단시키려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협력해야 한다. 독일이 작은 나라임에도 무기수출 3~4위인데 수출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운동을 하고 있다.

고은광순 : 남코리아는 통일을 방해하는 세력들이 있는 것 같다. 친일, 친미, 보수파, 무기수출에 관계하는 부패한 군 장성들, 중앙정보부… 이런 사람들은 끊임없이 민간의 통일논의를 감시하고 억제한다. 통일이 독일처럼 쉽게 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운동과 달리 이제는 여성들이 자꾸 평화를 이야기함으로서 시작해야 한다. 우리가 동학소설을 쓴 것도 평화에너지를 퍼뜨리기 위한 것이다. 세계 여성들의 연대가 필요하다. 

잉에 회거 : 여성들이 특히 통일을 위해 연대해야한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독일도 통일을 했지만 협약을 맺기까지 어려웠다. 대화가 가능했던 것은 빌리브란트총리의 노력이 컸다. 연방의 노력도 있지만 민간차원에서 위로 올라오는 노력들이 큰 역할을 했다. 독일에서는 통일전에도 서로 교류가 가능했다. 여행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남코리아와는 상황이 다를 것이다. 여성들이 많이 움직여서 밑에서부터 통일할 수 있었다. 동독에서도 당시 군축에 관한 운동을 굉장히 많이 했다.
 
전세계에 동학메시지 알려서 평화 이야기 

변경혜 : 동학얘기를 왜 꺼냈냐면 남코리아사회가 극우중심으로 가다보니 통일을 얘기하면 종북좌파로 매도한다. 동학은 서로 평등한 존재라는 점을 강조했었다. 전세계에 동학메시지를 알려서 평화를 얘기하고 싶었다.
 
잉에 회거 : 작년에 통진당해체 때문에 남코리아를 방문한 적이 있다. 통일과 평화를 얘기하면 차별을 받는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평화에 대해 계속 얘기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는다면 굉장히 좋을 것 같다. 

고은광순 : 다른 나라 여성과 연대하는 경우가 있는가? 

잉에 회거 : 한 단체와 하고 있다. 나토라고 하고 해서 그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제적인 단체인데 나토의 전쟁 관련한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무기반대와 전쟁반대를 위한 연대 커졌으면 

고은광순 : 그런 여성들의 연대가 평화를 위한 연대, 무기반대와 전쟁반대를 위한 연대가 질적으로 전세계적으로 커졌으면 좋겠다. 경제적으로 물질적으로 성장하는 것보다 필요하다. 무기가 사라지고 전쟁이 사라지면 여성과 아이들 남자들도 훨씬 안전하게 살 수 있다. 이 시대의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다. 전쟁을 멈추는 건 조직된, 세계의 엄마들이 아닌가 한다. 이스라엘, 이란의 엄마들도 똑같을 것이다. 내 아이들이 생명을 존중받고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세계 100% 일치할 것이다.  

잉에 회거 : 전적으로 동감한다. 무기에 사용되는 금액을 사회복지에 돌리면 훨씬 나아질 것이다. 한 국가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지원되면 좋겠다. 무기는 자본을 가진 소수의 그룹에만 이익을 가져다준다.

변경혜 : 군축과 관련한 얘기중에 사드문제가 빠졌다. 남코리아에서는 사드 때문에 굉장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독일에서 한반도 사드에 관해 얘기되는 게 있나?

사드반대를 위한 국제연대 

잉에 회거 : 좌파당과 평화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사드논의를 하고 있다. 폴란드, 러시아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국제적으로 연대해서 체계적으로 반대운동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변경혜 : 남코리아의 진보정당이 독일의 훌륭한 여성정책들을 받아 안으면 좋겠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안돼 안타깝다. 다음에 올 때는 그럴 상황이 돼서 서로 정책을 연대하교 교류하기를 희망한다. 남코리아의 진보정당은 미미하지만 진보적 시각을 가진 기초의원도 많이 있다. 이런 사람들과 같이 교류하기를 원한다. 우리가 그런 준비가 됐을 때 손을 내밀 테니 잘 잡아주기 바란다. 또 여성과 평화운동가들이 메시지를 던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포럼기간내 준비 되면 남코리아의 여성과 온 분들이 함께 선언이나 이런 것들을 하면 좋겠다. 회거선생이 남코리아의 여성에게 전해줄 메시지가 있으면 말해 달라.
 
잉에 회거 : 지금 남코리아에서 여성, 노동, 민주주의상황이 많이 안좋은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여러분의 노력이 더욱 놀랍다. 평화를 한반도에서 이룰 때, 통일을 이룰 때까지 민주주의 발전을 이루기 바란다. 독일이나 유럽 좌파당의 지원이 필요하면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 성명은 굉장히 좋은 생각이다. 기꺼이 성명에 참여하겠다. 하이트는 유럽차원에서 성명을 할 수 있고 나는 독일의회에서 할 수 있다. 

고은광순 : 복잡하지만 몇몇 강대국의 욕심을 다 넘어설 수 있는 힘은 여성들의 평화를 위한 요구, 강력한 연대일 것이다. 이제는 여자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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