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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와 국수주의를 고발하다

만비키가족
일본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 릴리 프랭키, 안도 사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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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2년전 <걸어도 걸어도>를 끝으로 더 이상 가족영화를 만들지않겠다고 선언했다. <걸어도 걸어도>를 통해 <일본사회에서 관용이 사라지고 있다.>고 밝히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것을 다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히로카즈감독은 2년만에 <만비키가족>을 발표했다. <만비키가족>은 얼핏 봐서는 감독의 전작들이 제기하는 질문들을 답습하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일까, 감독은 더욱 분명한 반아베노선을 드러내며 <2011년 대지진 이후로 경제불황이 극심해지며 일본사회의 가치관이 변했다. 공동체문화, 가족이 붕괴하고 다양성을 수용하지못하며 국주수의만 남았다.>고 말한다. <과거사를 인정하지 않는 뿌리가 국수주의에 있다.>면서.

<만비키가족>은 기형적이면서도 행복한 가족이다. 혈연적 연계가 없는, 좀도둑질 만비키와 할머니의 연금으로 생활을 영위하는 기형적인 가족이지만 부부관계가 원만하고 부모자식간에 사랑이 있어 행복한 가족이다. 극중에서 일본사회는 만비키가족의 행복을 이해하지도, 인정하지도 않는다. 불행으로 해체되고 있는 일본가족이 기형적이나마 재구성돼 행복해지나 결국 이를 용납할 수 없는 일본사회에 의해 해체된다. 만비키가족을 부정해야 일본사회의 온갖 모순이 가려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만비키가족에서 작은아들 역할을 한 초등학생 쇼타가 깨달은 자기가 속한 사회의 비극을 그렇지않은 것으로 바꿀 순 없다. 

구조적 문제를 인정하지않는 일본사회의 위선적인 모습을 통해 영화는 국수주의와 일본군국주의의 부활을 고발했다. 감독은 <가난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고 다양성을 수용하지 못하며 혈연적 관계만을 강조하는 것은 국수주의다.>고 일갈했다. <만비키가족>이 일본에서 혹평을 듣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본은 국수주의를 통해 <선천적으로 우수>한 일본민족이 <선천적으로 낙후>한 다른 민족을 정복하고 통치할 <하늘이 준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침략논리를 설교하며 동아시아전역에서 테러와 학살을 자행했다. 20세기 들어 동아시아민중의 자주적인 무장투쟁으로 일본군은 철거됐으나 일본은 여전히 군국주의시절의 만행을 제대로 사과하지않고 있다. 

아베는 2015년 12월28일 박근혜<정부>와 <일본군<위안부>합의>를 맺으며 일본군국주의부활야심의 일단을 드러냈다. 2012년부터 자민당이 내놓은 자위대를 인정하는 내용의 <평화헌법>개정안은 올3월 마침내 확정되고 말았다. 히로카즈감독은 <아시아의 이웃한 국가에 죄송하다.>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것을 다시한번 해냈다. 세상에서 가장 정치적인 영화제중 하나인 깐느는 히로카즈감독의 손을 들어준 이유다. 2등상 심사위원대상이 반트럼프감독 스파이크 리에 수여됐으니 모처럼 아베가 트럼프를 앞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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