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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4월25일 목요일 19: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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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바스는 시나리오가 아니다

누구를 비판하는가. 파시즘인가 애국주의인가. 파시즘을 혐오하는 애국민중을 왜 그렇게 그렸는가. 관객들이 소박해 보이는 결혼식장의 부자연스러운 커플과 과장스러운 축하를 쏟아내는 우크라이나인들을 테러리즘세력으로 받아들이게끔 했다. 우크라이나인들은 파시즘의 피해자이기 때문에 파시스트를 혐오한다. 파시즘은 테러리즘, 쇼비니즘, 제국주의이기 때문에 혐오를 초래한다. 그런데 피해자를 혐오를 남발하는 테러리스트로 형상함으로써 불쾌감이 파시즘이 아니라 그 반대에게 향하게 만들었다. 

우크라이나 동쪽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시나리오가 아니다. 과거 소련에서 우크라이나는 발전된 산업과 농업을 갖고 있었으나 지금은 중세시대로 돌아간 것같이 후퇴했다. 현재 집권한 우크라이나정부는 히틀러파시즘을 연상하게 하는 정부이다. 예를 들면 우크라이나정부의 반러시아정책 때문에 우크라이나인들은 거리에서 러시아어를 쓸 수 없고, 우크라이나인들 중 소수민족의 경우에는 박해의 대상이 됐다. 외부에서 이식된 자본주의로 인해 빈곤은 더욱 극심해진 반면 극소수의 갑부가 생겨났다. 따라서 노동자, 청년학생으로 조직된 우크라이나해방군이 우크라이나해방을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시도때도 없이 터지는 폭탄과 전쟁은 현실이다. 그런데 <돈바스>는 거기에 거짓시나리오를 섞었다. 

진실은 흐려지거나 감춰지지 않는다. 이를테면 1948년 4.3제주에서 일어났던 학살과 민중봉기, 1980년 5월광주에서 일어났던 학살과 민중항쟁의 진실을 왜곡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바스>가 있었던가. 그러나 민중은 역사를 안다. 민중은 불의한 전쟁에 침묵하거나 동조하지 않는다. 해방군의 경비가 엄엄한 전선에서 해방군을 불편하게 여기고 입을 다물거나, 파시스트라고 주장되는 개인에 대한 린치에 동조하는 경우는 없다. 그런 경우가 있다면 해방군은 더이상 해방군이 아니고, 폭력에 가담하는 시민들은 더이상 반파쇼민중이 아니라고 해야 한다. 경우에 맞는 진실이 드러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릴 수는 있으나 어려운 일이 아니다. 

파시즘이라는 일반악에 기대어 비판의 논조를 흐렸다. 우크라이나정부문화부의 재정지원을 받았다고 한다. 철저히 그쪽 각본이다. 우크라이나정부가 우크라이나해방군은 조폭집단이며 부패한 지방자치정부와 결탁해 민중생활을 파탄내고 있다고 선전했다. 동구유럽에서 소련이 패배한 뒤로 자본주의는 계속해서 이런식으로 민중을 공격해왔다.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리비아, 시리아, 이란, 이라크, 특히 북에 대한 왜곡된 프로파간다가 만연해 있었다. 그런데 그 피해자는 공격의 대상인 해당나라의 민중이 아니다. 거짓시나리오를 진실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다. 살아있을 때나 죽었을 때나 각본에 이용된 연기자들이 바로 피해자이고 거기에는 영화 밖의 관객들 또한 포함돼 있다.

깐느국제영화제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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