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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4월25일 목요일 21:3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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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엽(새세상연구소전소장, 한신대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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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민족일보의 창간1주년을 축하합니다.
민족이라는 단어를 앞세워 민족주의의 중요성을 주장하면 진보진영의 상당수 동지들은 시대에 맞지 않는 고루한 보수적 입장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또한 대다수 젊은이들은 북쪽동포들을 같은 민족으로 통일의 파트너로 생각하기보다는 가난한 귀찮은 존재로 여기고 있다.
기실 민족주의란 이념은 파시즘과 제국주의 식민지지배의 역사의 악영향으로 서구유럽에서는 기피의 대상이다. 아직도 우월한 군사력을 지렛대로 해서 세계를 제패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미국도 민족주의 이념은 기피대상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공부하고 온 진보적인 학자들조차도 민족주의에 대해서 심각한 몰이해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도 아마 이러한 이유에서 일 것이다. 식민지신식민지 지배를 직접 당했던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에서 민족주의이념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라 할 것이다. 
아직도 민족주의이념을 전파하는 데는 척박한 한국의 현실에서 민족일보를 창간한 동지들의 결심을 높이 존경하고 싶다. 지금 21세기도 세계는 엄연히 민족국가를 중심으로 무한경쟁을 벌이며 미국을 중심으로 약육강식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직도 민족과 종족을 구별 못하고 민족을 혈연주의의 좁은 울타리로 파악하는 진보인사들이 많다.
민족에 대한 과학적 개념은 – 서구에서는 아직도 관념적 논쟁에 머물러 있지만 – 이미 식민지를 겪었던 나라들을 중심으로 정리되고 있다. 민족이란 핏줄-언어-문화생활-지역의 공통성에 기초하여 사회역사적으로 이루어진 사람들의 공고한 집단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민족이 영속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아니다. 역사속에서 사멸해 간 민족도 많다.  미국도 자세히 살펴보면 다민족연합국가이다. 남미의 경우 스페인족과 남미원주민의 오랜 기간의 국가체제 내에서의 공존속에서 언어가 통일되고, 새로운 핏줄이 형성되고, 공통의 문화가 이루어지면서 새로운 민족이 형성되었던 것은 명백한 역사적 사실이다.
이렇게 볼 때 수백년 후에 미국민족이 발생되는 것도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우리 민족이 완전히 국가적으로 분단 된지 65년이 되었다. 벌써 북과 남은 언어의 상당부분이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 민족적 동질성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산가족들도 서서히 유명을 달리하고 있다. 더 이상 분단상태가 지속돼서는 안된다.
지금 남북관계는 최악의 상황을 보이고 있다. 핵보유국가를 헌법으로 규정하고 평화협정 아니면 통일대전을 불사한다는 북과 핵을 폐기하지 않으면 계속 체제전복 등 군사적 압박을 가하겠다는 미국과 한국의 한미동맹과 적대적 대립이 장기화돼가는 구조적 불안정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남쪽 평화통일세력의 주도적인 역할이 절실히 요청되는 정세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지금 남쪽의 평화통일세력은 특히 통합진보당 부정비리·폭력사태로 국민들 사이에 철저히 고립돼 있다. 남의 집 호박에 말뚝박고, 불난 집 가서 부채질하고, 임신한 아낙네 배를 차는 놀부가 평화통일을 논하는 격이 되어 버린 것이다. 
지금 진보진영은 도덕성회복을 치열히 해내지 않는 한 한걸음도 전진할 수 없다. 평화통일운동도 고립될 수 밖에 없다. 아! 90년대의 범민족대회역량의 1/2만이라도 평화통일운동에 떨쳐 나선다면 지금 한반도정세를 주도적으로 돌파해 낼 수 있을 텐데 안타깝고 안타까울 뿐이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 모쪼록 21세기민족일보가 평화통일운동의 새로운 주체를 세우고, 진보진영의 도덕성 회복운동에 올바른 향도역할을 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창간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민족주의기치를 힘차게 내걸고 무궁한 발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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